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THAAD·사드)는 미국의 종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종말단계에서 격추시키는 방어 시스템이다. ICBM은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진입하는 경로를 지니는데 이 중 최고도에서 떨어지는 단계를 종말단계라고 한다. 지난 2014년 스캐로퍼티 주한미군사령관이 최초로 한반도 사드배치를 주장한 이후 사드는 한·중·일 삼각관계의 핵심 논쟁거리로 존재해왔다. 미국과 중국의 찬반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했고 국내 의견 역시 안보와 경제, 한·중외교와 한·미외교 등의 가치에 따라 갈렸다. 이러한 갈등은 지난해 한반도 내 사드배치가 확정되고 사드 부지가 경북 성주로 결정 나면서 최고조를 이뤘다. 뿐만 아니라 올해 초부터 중국 당국이 시행하고 있는 보복성 제재로 인해 사드배치 논란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사드배치 영향과 미·중 양국의 대응에 대해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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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반도 사드배치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재점화 되고 있다. 잇따라 발생하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대중 수출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새롭게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 역시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진은 종로구에 위치한 주한 미국대사관 ⓒ스카이데일리
올해 초 부터 대중무역이 위기에 빠졌다. 한국 수입품에 대한 중국 당국의 비정상적인 제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내 수출시장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한반도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의 경제제재가 현실화되자 사드배치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특히 ‘한미 동맹’을 내세우며 한반도 사드배치를 강하게 주장했던 미국 정부마저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펼치고 있어 이를 두고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탄핵정국 불구 사드 배치 결정 ‘굳건’…“한미동맹 역사 고려해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23일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사드 배치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황 권한대행은 “가급적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로 조속히 하는 방향으로 사드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이에 앞서 지난 16일 ‘한반도·동북아 정세 점검과 대책 회의’에서도 사드배치에 대한 ‘현행유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탄핵정국으로 인해 국정교과서, 노동개혁 등 박근혜 정부의 주요 추진 정책들이 동력을 잃은 것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민여론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1일 기준 사드배치에 대한 여론 조사결과에 따르면 찬성 51%, 반대 40%로 박근혜 정부를 향한 낮은 지지율과는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 주요 야권인사들이 대중무역 등을 이유로 사드배치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음에도 사드배치 결정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사드배치가 ‘한미동맹’의 근본가치를 대변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한미동맹은 정부의 성향, 정권 교체보다 우선하는 가치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 탄핵정국 속에서 박근혜 정부의 주요정책 사업들이 대부분 그 동력을 잃었지만 사드 문제는 한미동맹의 큰 가치에 따라 기존의 결정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한국에 대한 자국 보호무역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돼 ‘사드’로 인한 이익이 전무하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사진은 로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구랍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미국 정부는 “한미동맹은 미국의 민주당 정권과 공화당 정권을 거치며 지속돼 왔다”며 “그동안 한국의 서로 다른 정권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클 플린 역시 “한미동맹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잘 구축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드 배치는 한미동맹 차원의 올바른 결정이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상징하는 것이다”며 한매동맹 영속성을 강조했다.
야권 대선후보에 출마한 안희정 충남지사도 지난 23일 “사드 배치를 뒤집는 건 한미동맹 근본을 뒤집는 행위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상 한미동맹의 근본가치가 각종 논란을 불식시킬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내린 셈이다.
실제로 정재계 안팎에서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현재 한국이 존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한미동맹으로 인해 전쟁방지 효과를 누릴 수 있었으며 국방비를 절감해 경제개발에 집중하는 부수적인 이익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이후 베트남전, 이라크 파병 등을 거치며 한국과 미국은 현재까지 ‘혈맹’ 또는 ‘우방’의 가치를 지키며 굳건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보복 감수한 ‘사드’…돌아온 것은 ‘트럼프 쇼크’ 뒷통수 비판론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현재 사드와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과의 외교, 무역에서 발생되는 피해를 감수하고 사드배치를 결정했지만 미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트럼프식 무역보복에 우리는 아연 긴장과 충격 속에 빠져 있다.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에 취임했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부터 ‘Make America Great Again’을 외치며 자국민·자민족 우선주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관련 업계관계자들은 경제 분야에서 자국 기업을 우선시하는 보호무역주의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 왔다.
▲ 자료: 한국은행 ⓒ스카이데일리
최근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Buy American, Hire American(미국제품을 이용하고, 미국인을 고용하라)을 기본 가치로 삼았다. 미국 기업의 해외공장 설립에는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해외기업에게는 미국공장 설립을 강요하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에는 트럼프가 직접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후보시절 공약을 현실화했다. 또 다른 공약 중 하나인 한미 FTA 재협상 역시 실제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향후 한국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의 전체 수출액 중 대미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한다. 특히 대미수출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송장비(35%), 전기·전자(25%), 기계류 정밀기기(12%) 산업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주요 사업이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멕시코에 생산 공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NAFTA재협상과 한미FTA재협상으로 인한 중복 피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재계 안팎에서는 한국의 사드배치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미국의 정책노선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한국은 한미동맹을 위해 대중무역 희생을 감내하고 있는데 미국은 뒷통수를 친 것과 다름없다는 비난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수출액 비중 가운데 29%를 차지했다. 미국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보복성 무역제제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 최근 한국에 대한 중국의 불합리한 무역제재로 인해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미동맹을 위한 한국의 경제적 희생에 대해 미국 측에서는 어떠한 방식의 화답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중구에 위치한 주한 중국대사관 ⓒ스카이데일리
새해 들어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은 ‘2016년 11월 불합격 화장품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 따르면 수입허가를 받지 못한 제품 28개 중 19개가 애경, 이아소 등 한국산 제품이다. 총 규모는 약 11톤이다. 중국 측이 발표한 수입 불허 이유는 ‘중국 규정에 부적합’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일에는 한국산 공기청정기에 대한 무더기 불허 조치가 이뤄졌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중에는 2년전 단종됐던 제품도 포함돼있어 심사기준에 대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양변기 불허제품 47개 중 43개가 한국 제품이었으며, 한국산 자동차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자동차 모델은 모두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등 중국의 사드보복 사례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또 한국 전세기 운행거부 조치로 인해 한국의 중국인 관광객은 17%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향후 대 중국 주요 수출 분야인 전기·전자제품(48%), 기계류·정밀기기(15%) 산업에 대한 추가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경제, 외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외교부처 관계자는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점차 심해지는 상황에서 미국은 한미동맹을 위한 한국의 ‘희생’에 마땅히 책임감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약 미국이 이를 무시한 채 자국 위주의 정책노선을 고집한다면 ‘사드배치’ 결정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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