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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전북 새만금 해상풍력단지 논란

“도지사님 힘자랑 해요”…국운 걸린 풍력 멈칫

국내 최대 풍력개발에 도민들 반겨…文의 사람 돌연 번복에 ‘반대용’ 분분

정유진기자(jungyujin71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4-18 13: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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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독일 에너지 전환 정책의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공급원 중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했다. 이는 선진국인 독일(12.6%), 미국(6.7%), 일본(5.3%) 등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치다. 특히 독일은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원전을 정지하고 2050년에는 전체 전력의 95%를 신재생발전에너지를 통해 얻을 것이라는 계획을 세워 주변국에 귀감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런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전국 각 지역에서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발전소 건립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업은 지자체나 지역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 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소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새만금풍력발전단지도 그 중 하나다. 이곳 역시 찬성의사를 밝히던 지자체가 돌연 입장을 바꾸고 나서 원활한 사업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민들 중 상당수가 풍력발전단지 조성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지자체의 반대 행보는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새만금해상풍력단지 조성 공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응을 현지 취재했다.

 ▲ 새만금 해상풍력단지는 새만금 야미도와 산업·연구용지를 잇는 4호 방조제(사진)를 따라 설치된다. 총 28기의 풍력발전기를 꽂는 국내 최대 풍력발전 사업으로 꼽힌다. 이는 연간 6만2000가구가 사용 가능한 전기를 생산하는 규모다.  사업 지역은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데 충분한 바람이 불고 육지와 멀어 소음으로인한 민원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돼 최적의 입지로 꼽혀왔다. 하지만 사업을 계획하던 때부터 찬성하던 지자체가 갑자기 반대로 돌아서면서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전북 군산=정유진 기자] 대규모 국책사업 중 하나인 ‘새만금개발사업’은 전 세계 최장의 방조제 완성만 무려 25년이나 걸렸다. 앞으로는 더 큰 사업과제인 땅 매립과 교통 인프라 구축, 산업단지 유치 등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해당 부지 내에 건립되기로 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지 구축 사업에 제동이 걸려 개발 기대 여론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새만금개발청 및 전라북도 등에 따르면 새만금개발청은 지난 1월 ‘새만금해상풍력주식회사(이하·새만금해상풍력)’와 군산 베스트웨스턴 호텔에서 ‘해상풍력발전사업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합의각서는 양해각서(MOU)를 명시화해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각서다. 새만금개발청은 해상풍력발전단지 하부구조공사에 전북 도민을 인력으로 고용하는 것을 확실시하기 위해 이 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 새만금 해상풍력발전단지 조감도 [이미지=새만금 개발청]
새만금해상풍력은 지난 2012년 말 한전KPS, 미래에셋, 이도건설, 오렌지에너지, SMDE 등 민간사업자 7곳이 투자해 만든 특수법인회사(SPC)다. 총사업비 4400억원이 투입되는 새만금 해상풍력단지 사업은 국내 최대 규모(99.2㎿급)의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새만금 야미도와 산업·연구용지를 잇는 4호 방조제 안쪽으로 1.0~1.8㎞ 호수에 3.5㎿급 24기와 3.0∼3.2㎿ 4기 등 총 28기의 풍력발전기를 꽂는다. 이는 연간 6만2000가구가 사용 가능한 전기를 생산하는 규모다.
 
2009년부터 추진됐던 해상풍력 발전단지 사업은 환경문제와 새만금 내부 개발 공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장기간 정체돼 있었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새만금이 풍력발전소의 최적지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사업은 재추진됐다.
 
특히 지난해 말 정부가 각종 인허가 규제를 한 꺼번에 풀기로 결정하면서 사업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새만금 풍력단지 조성사업은 계획대로라면 이달 착공해 내년 6월에 완공된다. 본격 가동은 오는 2019년부터다.
 
친환경 대한민국 첫 걸음 ‘새만금해상풍력단지’…지자체 입장 번복에 주춤
 
그런데 이제 막 시동을 걸기 시작한 사업은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혔다. 과거 새만금개발청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던 전라북도, 군산시 등의 지자체가 돌연 사업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자체가 반대한다고 해서 사업이 당장 중단되진 않는다. 하지만 발전소 건립과 같이 사업 규모가 큰 사업일수록 지자체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지자체의 이 같은 움직임은 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일부 지역민들의 집단 반발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남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크게 보기 = 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전라북도는 현재 6가지 사안으로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안조혁 전라북도청 새만금투자유치팀장에 따르면 6가지 반대 요인은 ▲풍력발전단지는 새만금종합개발계획(MP)과 맞지 않는 사업 ▲새만금개발청이 조선업 불황타개를 위한 해결책 명분으로 졸속 추진 등이다.
 
또 ▲해당부지 장기간(최소 30년) 대규모 점용에 따른 새만금 부지 매립·수변공간 활용 제약 우려 ▲해상풍력발전의 최적 입지지역인 만큼 체계적이고 신중한 사업추진 필요 ▲신재생에너지를 가장한 무분별한 투자유치 방지책 마련 ▲사업시행자에 대한 신뢰성 문제 대두 등도 이유로 지목됐다.
 
안 팀장은 “전라북도는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장기적으로 고용 창출 측면으로나 경제적 이익적 측면으로나 발전이 없는 단순 전력 생산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며 “새만금개발청이 불투명하게 선정한 특수법인회사만이 혜택을 보는 사업이다”고 주장했다.
 
전라북도에 따르면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은 특혜 사업이기 때문에 전라북도의 조선업 불황을 전혀 타개할 수 없는 방안이다. 조선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군산 조선소의 존치와 수주물량 배정이 가장 중요하지만 새만금개발청이 제시한 풍력발전 건설과정의 하부구조물 설치에 일시적으로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또한 장기간 해당 부지를 점유하기 때문에 새만금 매립에 필요한 주변 준설토 확보, 수상택시 등의 친환경 수상교통망 체계 도입, 해양 레저스포츠가 활성화 등에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라북도는 이 외에도 다양한 이익을 들어 풍력발전단지가 장기적으로 지역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얼마 전까지 사업 추진 열의 보이던 지자체의 입장 번복, 당혹 그 자체”
 
새만금개발청 측은 전라북도의 입장 변화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오랜 기간 제자리를 맴돌던 사업이 재추진 된 데는 지난해 말 전라북도가 포함된 ‘새만금 위원회’의 사업 승인이 결정적이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전라북도까지 찬성표를 던져 만장일치로 승인된 내용 위주의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돌연 반대 입장을 표명한데 대해서는 ‘전라북도의 말바꾸기’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수십 차례 회의를 이어오며 전라북도의 승인을 받은 자료들이 수두룩한데 불과 몇일 사이에 입장을 바꿔 합의각서를 체결하는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원래 전라북도가 하려던 사업을 새만금개발청에서 이어간 것뿐인데, 반대하는 것이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조선업 소생과 고용 창출 측면에서 효과가 없다는 전라북도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4400억 사업비 중 4000억이 발전설비 조성에 쓰이고 나머지 400억을 들여 풍력기자재 공장을 건립한다”며 “이 중 1200억원이 인건비로 들어가는데, 이는 1000명의 노동자에게 연봉 5000만원씩 2년간 주는 규모의 금액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부러 전북도민을 채용하기 위해 양해각서(MOU)에서 법적효력까지 갖춘 합의각서(MOA)까지 체결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라북도가 돌연 입장을 바꾸고 비협조 의사를 밝히니 당황스러울 뿐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람들이 안 와서 고민하던 제주도 해상풍력발전단지 인근 지역은 발전소가 설치된 이후 관광수익까지 얻고 있다”며 “풍력발전시설은 혐오시설이 아니라 관광명소로 조성될 정도로 훌륭한 경관을 자랑하기 때문에 새만금해상풍력단지 주변 역시 관광지를 조성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새만금 사업에 참여했던 양재삼 군산대학교 해양생물공학과 교수는 “국가 또한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려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잘 나아가고 있다”며 “특히 새만금개발청은 어민들에게 총 5000억원에 달하는 보상금까지 내줄 정도로 지역민들에게 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반대 명분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전북 군산 시민들은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큰 국책사업인 만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전북은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불릴만큼 태양광, 풍력, 바이오 에너지 등의 발전소를 설치 및 계획 중에 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준공된 가력도 풍력발전단지 ⓒ스카이데일리
 
“국가에 좋은 일인데 지자체 반대에 더디게 진행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어”
 
현재 전라북도 도민들의 반응은 지자체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는 새만금해상풍력단지 예정지와 맞닿아 있는 전라북도 군산시를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대부분의 지역민들은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에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비응항 인근에 위치한 공구 부품 가게에서 일하는 권상규(34·남) 씨는 “전라북도는 지금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며 “얼마 전에 카지노 사업권을 뺏긴 것도 명분 없는 반대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해상풍력발전단지는 환경적으로도 굉장히 이득이라고 알고 있다”며 “이런 큰 국책사업을 막는 건 지역 발전을 위한 일이 아니라 오히려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83번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한 버스기사도 “진행만 된다면 좋은 사업이지 않겠냐”며 “꽤 큰 국책사업인 만큼 지체되지 않고 차근차근 순서를 잘 밟아서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군산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수원(22·여·가명) 학생은 “해상풍력발전단지에는 학교 교수들도 연구에 꽤 많이 투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인지 해당 사항과 관련해 학생들도 궁금해 하는 분위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업을 찬성하고 있다”며 “친환경 에너지로 가야하는 게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환경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군산 시외버스터미널 직원 한상숙(64·남) 씨는 “해상풍력발전단지처럼 목적이 좋은 사업들이 들어오면 지역 자체에 긍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진다”며 “그렇게 된다면 관광객 등 외부 인구가 많이 유입되기 때문에 지역 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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