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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690>]-신한금융그룹

文대통령 대척점 MB금융맨 리딩금융 장악 ‘엇박자’

그룹 서열 1~3위 요직, 지주사 임원 중 4명, 은행 3명 등 전부 ‘고려대’

이기욱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6-08 0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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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압축해 표현한 단어다.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지역 등의 첫 글자만 따로 떼어내 유명 연예인의 이름으로 지어냈다.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본인의 동문인 고려대 출신을 공직에 많이 등용시켰고 이는 민간 부문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특히 금융당국 입김의 영향을 많이 받는 민간 금융기업의 경우 그 현상이 특히 두드러졌다. 이명박정부 당시 금융권에서 위세를 떨쳤던 고려대 출신 인사들은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후 상당수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는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와 성금회(성균관대 출신 금융인 모임)로 일컬어지는 인사들로 채워졌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 내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정부의 퇴진 가능성이 높아진 지난해 말부터 신한금융지주를 중심으로 고려대 출신 인사들이 다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당시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명박정부 인맥의 부활을 점치는 목소리가 무성히 일었다. 고려대 강세는 금융권 전체로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신한금융그룹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신한금융그룹 내 고려대 출신 인사들과 그들의 이력, 이를 둘러싼 주변의 반등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신한금융지주 내 고려대학교 학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위성호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그룹 내 서열 1~3위 평가되는 자리가 모두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채워지자 금융권 안팎에서는 과거 이명박정부 시절의 회귀를 점치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신한금융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신한금융그룹(이하·신한금융) 내 고려대학교(이하·고려대) 학맥이 여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필두로 위성호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사실상 그룹 내 서열 1~3위로 평가되는 인물들이 모두 고려대 출신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 내 임원 중 절반을 차지하는 등 계열사 임원 중 상당수가 고려대 출신이라는 점도 함께 부각되며 주변의 관심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금융권 안팎에서는 과거 이명박정부 시절 위세를 떨쳤던 고려대 학맥, 소위 말하는 ‘MB금융맨’들이 대한민국 리딩금융그룹을 중심으로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평가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문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에서 ‘향후 금융당국과 불편한 관계에 놓이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부의 정책코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을지가 의문스럽다는 게 신한금융 일부 소액주주들의 지적이다.
 
조용병·위성호·임영진 ‘고려대 트로이카’ 결성…그룹 내 서열 1~3위 ‘독식’
 
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올해 초 업계 1위 신한금융은 내부적으로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그룹의 핵심 요직의 인사들이 전부 바뀌었다. 지난 6년 동안 신한금융지주를 이끌었던 한동우 전 회장이 임기 만료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그 자리를 조용병 당시 신한은행장이 채웠다.
 
조 회장의 선임으로 공석이 된 신한은행장은 조 회장과 함께 유력한 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위성호 당시 신한카드 사장이 차지했다. 위 행장이 맡았던 신한카드 사장직은 임영진 당시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역임하게 됐다.
 
이러한 연쇄 이동은 신한금융 내 권력 구도를 둘러싼 다양한 추측들을 불러일으켰다. 신한금융 회장과 신한은행장, 신한카드 사장은 그룹 내에서 각각 서열 1위, 2위, 3위에 해당하는 자리로 평가돼 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주사의 고문직을 맡게 된 한 전 회장의 ‘수렴청정’을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동시에 한 전 회장의 측근으로 평가받는 조 회장과 라응찬 전 회장의 측근인 위 행장, 임 사장 사이의 내부 갈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최근 들어 세 사람의 공통분모인 ‘고려대 학맥’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고려대 학맥은 과거 이명박정부에서 금융계를 장악하다시피 하다 박근혜정부에 이르러 서강대, 성균관대에 차쯤 밀려났었다.
 
조 회장은 1957년생으로 대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신한은행에 입행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신한은행장 등을 거쳐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룹 내 서열 2위로 평가되는 위 행장은 1958년 출생으로 서울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조 회장보다 1년 늦은 1985년 고려대를 졸업한 그는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카드 사장 등을 거쳐 신한은행장이 됐다.
 
서열 3위 임 사장은 위 행장보다 1년 후인 1986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60년생이다.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신한금융 내 서열 1~3위 인사들이 나란히 1년 터울로 선후배 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이명박정부 금융권 ‘고대 천하’…신한금융 대표 3인방도 당시 임원진 ‘발탁’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한금융 내 최고경영진들이 모두 비슷한 시기, 같은 학교를 나온 동문들로 채워지는 데 대해 고려대 학맥의 부활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조 회장과 위 행장, 임 사장 등이 모두 같은 고려대 동문인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새롭게 임원직에 오른 인물이라는 점에서 ‘MB금융맨’의 부활이라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이명박정부는 이 전 대통령과 공통분모를 지닌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지역 출신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해 ‘편중인사’ 논란에 휩싸였었다. 각 단어의 첫 글자를 따서 이른바 ‘고소영’ 인맥으로 포함됐던 인사 중 고려대 인사는 금융권에서 특히 두각을 드러냈다.  
 
 
 ▲ 이명박정부 당시 금융권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 출신 인사들이 위세를 떨쳤다.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의 회장 등이 모두 고려대학교 출신이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위성호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역시 이명박 정부 당시 처음 임원에 올랐다. 사진은 고려대학교 ⓒ스카이데일리

신한금융의 경우 이명박정부 전까지 고위 임원 중 고려대 출신 임원은 거의 없다 시피했다. 계열사 중 이남 전 신한은행 부행장과 서진원 전 신한생명 사장 정도가 고려대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명박정부 5년 동안 지주사 고위임원 4명 중 1명(소재광 전 부사장보)이 고려대 출신으로 채워졌다. 신한은행에서는 행장, 부행장, 부행장보 등을 포함 무려 6곳의 고위임원직이 고려대 출신으로 채워졌다.
 
서진원 당시 신한생명 사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조용병 회장과 위성호 행장도 이명박정부 때 새롭게 부행장이 됐다. 임영진 사장 역시 당시 부행장보로 새롭게 발탁됐다. 현재 이상호 군인공제회 부이사장과 이원호 전 신용정보 사장도 그 당시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신한금융지주 4명, 신한은행 3명 등 주요 계열사 임원진에도 MB대학동문 다수 포진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재 신한금융 내에는 서열 1~3위로 평가되는 자리 외에도 다수의 고려대 출신 인사들이 지주사 및 계열사에 포진돼 있다. 신한금융 내에서 가장 많은 고려대 출신 임원을 보유한 회사는 신한금융지주다.
 
신한금융지주 내에 총 8명의 고위임원 중 4명(조용병 회장 포함)이 고려대 출신이다. 임보혁 부사장은 경영학과를 나왔으며 박우균 상무는 조 회장과 같은 법학과 출신이다. 김임근 상무는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위 행장을 비롯해 총 3명의 고위임원이 고려대 출신이다. 부행장보에서 새롭게 부행장이 된 허영택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과 주철수 영업추진1그룹 부행장보 등은 모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신한은행 고위임원 중 고려대 출신 인사는 서울대(3명)와 함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신한금융투자에는 9명 중 3명의 고위임원이 고려대 인사로 채워져 있다. 김봉수 부사장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기욱 상무와 김형환 상무는 각각 농업경제학과와 수학과를 나왔다. 삼성생명 출신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도 고려대 출신이다. 이 사장은 수학과를 졸업했다.
 
신한캐피탈의 경우 대표를 제외한 두 명의 고위임원이 모두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이승호 부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부사장직을 역임하고 있으며 이훈재 부사장은 올해 초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신한금융 내 고려대 출신들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자 금융권 안팎에서는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협회), 성금회(성균관대 출신 금융인 협회) 등에 자리를 내줬던 고려대 출신 금융계 인사들이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부활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민간 금융사라 할지라도 인사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며 “그룹 내 최고위층이 한 학교 출신 인사로 채워진다는 것은 분명 주목할 만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올해 새롭게 선임된 최종구 수출입은행장도 고려대 출신이다”며 “국책과 민간 모두에 걸쳐 고려대 인사들이 부활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호기심 이상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 내에서 위세를 떨치고 인사들 대부분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학맥으로 연결돼 있고 심지어 일부는 이명박정부 당시 고위임원에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정부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평가되는 이 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인사들이 새정부의 정책코드를 제대로 이행하고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지적이다.
 
신한금융 내 고려대 출신 인사들이 위세를 떨치는 지금의 상황과 이를 둘러싼 주변의 반응등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신한금융에는 지연, 학연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1980년대 중후반에 함께 입사한 고려대 출신들이 고위직에 오를 시기가 되면서 갑자기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다”고 딱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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