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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주화의 높은 인기 덕분에 기념주화 수집이 새삼 재조명 되고 있다. 특히 기념주화 수집을 단순한 취미를 넘어 쏠쏠한 부수입을 챙기는 ‘재테크’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빈번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기념주화’는 국가적 행사 및 역사적 사건 등을 기념·홍보하기 위해 발행되는 주화다. 한국은행에서 발행되는 법정통화로 액면가 가치를 지니고 있기도 하지만 희소성이 높아 액면가보다 높게 거래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한국 최초 기념주화 4000만원 호가…50% 이상 가격 급등하기도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판매대행사 풍산화동양행을 통해 내년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지폐 2000원권을 예약 접수받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2000원권은 국내 최초로 발행되는 기념지폐로 오는 11월 17일부터 발행될 예정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지폐는 1장 낱장형과 2장 연결형, 24장 전지형 등 총 3종류의 형태로 발행됐다. 예약 접수를 받은 첫 날 풍산화동양행 홈페이지는 한꺼번에 많은 접속자가 몰려 한 때 마비가 되기도 했다. 기념지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방증하는 현상으로 해석됐다. 24상 전지형은 당일 매진되기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지폐의 높은 인기는 기념주화의 가치 상승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기념주화는 발행 연도가 오래되고 희귀할수록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덕분에 취미와 재테크를 동시에 즐기기 위해 기념주화를 수집하는 사람들이 여럿 존재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기념주화는 올해 9월 기준 총 51회에 걸쳐 154종이 발행됐다. 국내 최초의 기념주화는 ‘대한민국 오천년 영광사 기념주화(이하·영광사 기념주화)’로 1970년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한 취지로 외국에서 제조돼 해외에서만 판매됐다.
당시 발행된 ‘영광사 기념주화’는 금화 6종(2만5000원, 2만원, 1만원, 5000원, 2500원, 1000원) 총 18만4500장, 은화 6종(2만5000원, 2만원, 1만원, 5000원, 2500원, 1000원) 총 105만장 등이 각각 발행됐다.
‘영광사 기념주화’는 발행연도가 오래된 데다 희귀한 탓에 그 가치가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10년 전보다 그 가치가 무려 2배 이상 올랐다는 게 화폐거래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각종 기념주화를 취급·매매하는 ‘한양사’를 운영 중인 백명현(74·남) 대표는 “영광사 기념주화는 우리나라 기념주화이긴 하지만 해외에서 생산된 것이라 희귀성이 높다”며 “12종 세트의 경우 발행 당시 100만원에 불과했지만 10년 전에는 2000만원에, 현재는 4000만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광사 기념주화에 이어 인기를 끄는 주화는 ‘제14회 아시아경기대회 부산2002 기념주화’와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기념주화’다. 부산 아시안게임 기념주화는 3만원화 1종, 2만원화 1종, 1만원화 2종, 2000원화 2종 등 총 8종이 발행됐다.
인천 아시안게임의 경우에는 2만원화 1종, 1만5000원화 1종, 1만원화 1종, 5000원화 2종, 1000원화 1종 등 6종이 발행됐다. 현재 해당 주화세트는 발행 당시보다 가격이 50% 이상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특히 부산과 인천 아시안게임 기념주화는 이전에 비해 발행량이 급감하면서 희귀성이 높아졌는데, 덕분에 수집가들 사이에서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1~5차 발행으로 총 796만1600장을 발행했지만 부산아시안게임은 발행건수가 9만장에 그쳤다.
“금값 따라 오르는 금화 위주로 시작하는 것이 유리…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해야”
기념주화 관계자 및 수집가 등에 따르면 기념주화의 수집 및 매매는 인터넷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고 거래 사이트나 화폐 수집가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중고장터’라는 이름의 게시판을 통해 거래가 진행된다.
한 전문가는 “기념주화를 수집해 재테크로 활용하려면 처음에는 ‘금화’에 집중하는 게 비교적 유리하다”며 “앞서 가격이 많이 오른 기념주화는 대부분 희귀성뿐 아니라 금값 상승 요인이 더해진 결과물이기 때문이다”고 조언했다.
온라인 외에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기념주화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회현지하쇼핑센터다. 이곳에는 각종 기념품 및 수집품 등을 취급하는 가게가 여럿 있다. ‘한미우표사’를 운영 중인 점주는 “다른 기념주화에 비해 금화로 된 기념주화가 투자에 유리하다”며 “아무래도 금값이 과거보다 2~3배 정도 뛰었으니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념주화를 거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2014년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기념주화 1온스(31.1g) 금화가 32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주화의 발행 당시 판매가격은 269만5000원이었다. 3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20% 넘게 가격이 오른 셈이다.
기념주화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 중에는 ‘화폐 그레이딩(등급 분류)’ 서비스를 받는 방법도 있다. 미국의 NGC, PMG, PCGS 등에서 가능한데 국내에서는 풍산화동양행이 이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신청서를 다운받은 뒤 우편이나 방문접수 하면 된다. 주화 등급에 따라 수수료가 부과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투자 목적으로 기념주화 재테크를 시작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현지하쇼핑센터에서 상록사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는 “재테크 목적으로 기념주화를 수집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도 “짧은 기간 동안 큰 수익을 거두려고 시작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고 신중하게 구매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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