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휴식공간인 공원이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해 버린 모습이다. 청소년들의 비행, 노숙자의 행패 등 각종 일탈 행위들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어린아이들까지 자주 이용하는 공원에서 버젓이 술판이 벌어지는 하면, 심지어 강간·추행·폭행 등 강력범죄 발생 빈도까지 늘고 있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서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위험구역’으로 분류된 공원에서 발생한 살인, 강도, 강간·추행, 절도, 폭행 등 5대 범죄가 최근 3년 간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시민들의 쉼터가 범죄의 온상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원에도 블랙리스트가 있다…범죄 빈번한 공원에서의 범죄 날로 증가
전국에 있는 공원은 7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추행, 절도, 폭력, 마약, 방화)와 112신고 건수 등을 기준으로 △Red(위험) △Yellow(주의) △Green(안전) 등급으로 분류된다. 위험 수준인 레드(Red)는 7대 범죄가 1년에 5건 이상, 112신고 건수가 16건 이상인 곳이다. 주의(Yellow)의 경우 1년 이내 7대 범죄 1~5건, 112신고 5~15건 접수된 공원을 뜻한다. 안전(Green)은 같은 기간 7대 범죄가 발생하지 않거나 112신고가 4건 이하인 곳이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최근 3년 간 레드 등급 공원의 5대 범죄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3년 동안 레드 등급 공원에서 발생한 5대 범죄는 2067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행범죄가 전체 5대 범죄 가운데 가장 많은 약 65%를 차지했다.
특히 2014년부터 작년까지 레드등급 공원은 714곳에서 517곳으로 줄었지만 범죄 건수는 2014년 648건에서 지난해 755건으로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레드등급 공원 1곳당 범죄 건수는 오히려 증가한 셈이다.
레드등급의 공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 일산으로, 일산경찰서 관할 지역 내 26곳이 위험 공원으로 분류돼 있다. 이 외에도 의정부경찰서(18곳),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15곳), 전남 순천경찰서(15곳) 등도 관할 지역 내 레드등급 공원이 많은 편이다.
밤만 되면 음주·폭력 등 난장판되는 시민들의 쉼터…하루에도 경찰 출동 수차례
서울에서 공원 내 범죄 발생빈도 높은 지역으로는 마포구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특히 젊은 층이 몰리는 홍대일대에 위치한 공원의 경우가 특히 심한 편이다. 일대 주민들과 상인들은 취객의 난동이나 폭행 사건이 자주 발생해 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홍익공원 인근에서 포장마차를 하는 조성준(49·남) 씨는 “서로 모르는 젊은 남녀들이 헌팅이라는 걸 하면서 다툼이 일어나는가 하면, 취객들이 난동을 부리거나 폭행이 발생하는 일이 잦은 편이다”며 “공원 내 설치된 공중화장실의 경우 남자 취객이 여성화장실을 잘못 이용해 소란이 벌어지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조 씨는 “공원 바로 옆에서 장사를 하면서 취객들이 술병을 들고 공원 내를 돌아다니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면서 “공원 내에서 술을 마시다가도 술병을 깨거나 다툼이 곧잘 일어나다 보니 하루에만 약 3·4번 가량 경찰이 출동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원 인근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의 불만도 상당했다. 인근 주민 김민서(가명·여) 씨는 “마포구에는 주민들이 아닌 다른 외부 유입 인구가 많아서 그런지 공원에서 술을 마시거나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며 “그럴 때마다 무서운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밤에는 못가는 곳’ 인식 확산…순찰강화 환경개선 시급
경기도 의정부 내에 위치한 공원에서도 비슷한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낮 시간대에는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뛰놀고 있었지만 저녁 시간대가 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청소년들이 단체로 몰려다녔고, 벤치는 노숙자들의 차지였다.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던 이미진(45·여) 씨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이 지역 청소년들이 여럿 모여 패싸움을 벌인 곳이다”며 “조용한 공원처럼 보여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지면 무서워서 공원을 찾아오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 청소년들의 일탈 행위가 빈번한 곳으로 지목된 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유지수(33·여) 씨는 “이곳 공원은 청소년들의 비행을 자주 일어나는 곳이다”며 “공원 안에서 술병이 깨져 있는 모습도 보여 무서워서 잘 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수정(31·여) 씨는 “의정부시 주민들은 청소년들의 비행이나 공원 내에서 술 마시는 사람들을 직접 목격하기도 하면서, 공원은 해가 지면 오기 힘든 곳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원에 CCTV도 생기고 조명도 있지만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면서 “공원을 좀 더 밝게 유지하고 경찰의 순찰도 더 자주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이성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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