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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732>]-산업은행

“개인·단체 불문 제 식구만 챙긴 국책 산업은행”

전관예우 단골손님…전직 임원 개인 소유 신생기업에도 ‘일감 투척’

이기욱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1-02 0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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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은 각종 부패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금융권의 비위행위를 감시할 의무를 지닌 금융감독원은 부정청탁 의혹으로 수석부원장, 부원장보 등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여파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압수수색을 당했다. 시중은행들 역시 채용비리 의혹이 속속 드러나며 고강도 내·외부 감사를 받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중소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의 고질병으로 꼽히던 ‘제 식구 챙기기’ 행태가 여지없이 거론됐다. ‘제 식구 챙기기’는 퇴직 임원들의 단체인 행우회 소유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러한 일감몰아주기는 문재인정부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중시하는 공정거래, 시장 정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라는 점에서 더욱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관예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산업은행이 행우회를 넘어 전직 고위 임원의 개인 소유 기업에도 일감을 챙겨주고 있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관예우 행태가 단체를 넘어 개인에게까지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결정적 증거라는 게 산업은행 안팎의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산업은행을 둘러싼 전관예우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산업은행의 전관예우 행태가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행우회 소유 기업에 일감을 몰아준 것에 이어 전직 임원이 설립, 운영 중인 개인 기업에까지 일감을 몰아준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한국산업은행 ⓒ스카이데일리
 
‘전관예우 논란의 단골손님’이라는 오명에 휩싸인 산업은행이 또 다시 ‘제 식구 챙기기’ 행태로 물의를 빚고 있다. 수차례 지적에도 아랑곳 않고 퇴직임원 단체인 행우회 소유 기업에 지속적으로 일감을 몰아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직 임원 개인이 운영 중인 회사에까지 일감을 챙겨준 정황이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통해 밝혀졌다.  
 
놀랍게도 해당 기업의 대표는 과거 산업은행의 임원뿐만 아니라 행우회 소유 기업의 초대 대표직까지 수행했던 인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인물이 개인적으로 따로 설립한 기업은 산업은행의 지원을 등에 업고 단 기간 내에 급격한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업계에서는 해당 기업의 행보를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전관예우 논란 단골손님 산업은행, 전직 임원 개인 기업에도 일감 투척
 
지난 2013년 10월 설립된 동성티엠에스는 △건물 및 기타 사업장 청소업 △건물 및 기타 사업장 경비업 △화초, 산식물 도매 및 화분 배달업 등을 수행하는 기업이다. 설립 당시 자본금은 1억원이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납입자본금은 총 3억원을 기록했다.
 
동성티엠에스의 주 업무는 아웃소싱이다. 주로 은행 업무 관련 수행 인력을 파견한다. 청원경찰이 특히 많다. 채용 중개 사이트 ‘인쿠르트’ 통계에 따르면 동성티엠에스는 현재까지 총 46명의 직원 채용을 진행했는데 그 중 29명이 청원경찰에 해당했다. 그 외에는 경리 5명, 시설·건물경비 5명, 운전 4명, 사무보조 3명 등이다.
 
주목되는 사실은 청원 경찰의 경우 모두 산업은행 지점에 파견됐다는 점이다. 동성티엠에스가 해당 사이트를 통해 진행한 채용경찰 채용은 총 19건으로 모두 산업은행 각 지점 청원경찰을 모집하는 것이었다.
 
설립 다음해인 2014년 두 건이었던 채용 건수는 2015년 7건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9건을 기록했다. 현재도 동성티엠에스는 산업은행 한티지점 청원경찰을 채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자료: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 ⓒ스카이데일리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동성티엠에스는 지난 2014년 총자산 3억1000만원, 매출 6억2081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단 1년 만에 총자산은 4억원까지 늘어났으며 매출액은 12억5464만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산업은행 청원경찰 채용건수가 늘어난 시기와 회사의 성장 시기가 일치하는 셈이다. 지난해 역시 총자산 5억1218만원, 매출액 12억2702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아웃소싱업계 등에 따르면 설립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기업이 대형 국책은행의 일감을 받는 경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1년 만에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는 것 역시 일반적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특정 은행에 고객 군이 집중돼 있다는 점이 부자연스럽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취재 결과, 동성티엠에스의 설립자는 산업은행 고위 임원 출신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티엠에스의 설립자 민병구 전 대표는 지난 2000년 산업은행 기업금융4실장을 지냈으며 2003년에는 신탁부문장까지 지냈다. 민 전 대표는 산업은행 행우회 기업 ‘두레비즈’의 초대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두레비즈’는 산업은행의 전현직 임직원 모임인 산은행우회가 지난 2005년 전액 출자해 설립한 기업이다. 현재까지 산은행우회가 지분의 100% 소유한 형태로 돼 있으며 건물관리, 경비, 청소, 취사, 시설, 수위 용역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일감 대부분을 산업은행에 의존해 전관예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민 전 대표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두레비즈 대표직을 역임했다. 결국 두레비즈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1년여 만에 개인 기업을 설립해 산업은행으로부터 일감 지원을 받은 셈이다. 경비업무는 두레비즈 역시 산업은행으로부터 많은 일감을 받아온 분야다.
 
산업은행 안팎에서는 전직 임원들이 소속된 단체를 넘어 개인까지 챙겨주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비판 섞인 견해를 보이는 여론이 적지 않다. 현재 동성티엠에스의 대표는 민 전 대표와 거주지가 동일하게 등록돼 있는 천 모 씨가 맡고 있다. 두 사람의 주소지는 동성티엠에스 사무실과 약 100m 거리에 위치해 있다.
     
▲ 동성티엠에스는 아웃소싱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이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산업은행 청원경찰 파견 업무다. 동성티엠에스의 설립인 민병구 전 대표는 산업은행 신탁부문장과 산업은행 행우회 기업 ‘두레비즈’의 초대 대표직을 지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동성티엠에스 사무실 ⓒ스카이데일리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친분, 인맥 등을 바탕으로 용역 업무를 위탁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에 위배되는 행위다”며 “대기업, 특히 국책은행으로서 할 행동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무엇보다 전관예우 논란의 단골손님인 산업은행 퇴직자 단체뿐 아니라 개인 기업까지 챙긴 사실로 인해 그동안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전관예우 사례가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산업은행 전·현직 임직원 모임 기업 두레비즈…수차례 지적에도 수의계약 몰아주기 여전
 
산업은행이 그동안 전·현직 임직원 단체인 행우회 소유 기업에 일감을 몰아줘 ‘전관예우 논란 단골손님’이라는 비판에서 줄곧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달 23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매년 제기돼왔던 특혜 지적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두레비즈와의 수의계약을 체결해왔다.
 
산업은행은 지난 1년 6개월(2016년 1월~2017년 6월) 동안 총 22건, 132억원의 수의계약을 두레비즈와 추가로 체결했다. 해당 기간 산업은행이 체결한 수의계약 총 건수는 103건이며 금액은 약 289억원이다.
 
전체 수의계약 중 두레비즈와의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건수 기준 21.36%, 금액 기준 45.67%다. 두레비즈와의 건당 평균 계약액은 6억원으로 다른 계약의 평균 금액인 2억원의 3배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산업은행과 두레비즈의 수의계약 누적 금액은 총 910억원이나 됐다. 지난 2008년 35억500만원이었던 계약 금액은 2013년 147억3500만원으로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14년에는 155억7700만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역시 6월까지 총 89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박찬대 의원은 “행우회 일감 몰아주기는 국회에서 매년 지적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은 전혀 꺼림이 없다”며 “위 같은 행태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죄의식이 없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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