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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정부 아이돌봄 서비스 비용 인상 논란
“애 낳아라” 부추긴 文대통령, 육아비는 폭탄인상
월 이용액 20% 인상…맞벌이가정 “저출산 해결한다던 정부 맞나”
길해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2-22 16:30:03
정부는 내년 경제 정책 키워드 중 하나로 ‘저출산’을 꼽았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기관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출범하며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위기에 봉착했다”며 “출산과 육아 부담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도 이제는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 그런 사회적 여건을 만들어주는 범정부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중요성을 밝혔다. 문 대통령도 언급했듯이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로는 육아비가 꼽힌다. 정부는 2008년부터 아이돌봄 서비스를 통해 맞벌이 부부들이 안정적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해왔다. 민간 아이돌봄 업체보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이용자수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최근 여성가족부가 아이돌봄 서비스를 20% 가까이 인상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 정책이 문 대통령의 의지와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는 아이돌봄 서비스 비용 인상을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을 취재했다.

▲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아이돌봄 서비스 요금이 20% 인상된다. 기존에 서비스를 이용하던 맞벌이 부부들은 갑작스럽게 늘어난 육아비 부담으로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사진은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 가정 ⓒ스카이데일리
 
최근 여성가족부(이하·여가부)가 아이돌봄 서비스 요금을 인상한다고 밝혀 맞벌이 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아이돌봄’은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서비스로 만 12세 이하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 등에 아이 돌보미가 직접 방문해 아이를 돌봐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야간·공휴일 상관없이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만큼 이용할 수 있는 데다 민간 아이돌봄 업체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 집에서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맞벌이 부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내년부터 아이돌봄 서비스의 요금이 20% 가량 인상한다고 밝혀 맞벌이 부부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정작 정부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서비스 비용 20% 인상…“저출산·경력단절 해결한다던 정부 의지 어디갔나”
 
통계청이 발표한 ‘2016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가정은 553만1000가구로 전체의 44.9%를 차지했다.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만 6세 이하 미취학 아동을 둔 맞벌이 가구의 비율은 39.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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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학 아동을 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아이돌봄 서비스의 이용자 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아이돌봄 서비스 이용자 수는 지난 2011년 3만9138가구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 6만1221가구를 기록했다.
 
현재 아이돌봄 서비스는 △시간제(일반형) 돌봄 △종합형 돌봄 △영아종일제 돌봄 △보육교사형 돌봄 등 4가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시간제 돌봄’(만 3개월~만 12세 이하 대상)은 임시보육, 놀이활동, 학교 등·하원 등을 해주는 서비스로 시간당 6500원이다. 시간제 돌봄 중 종일제(만 3개월 이상~만 36개월 이하 대상)는 이유식 먹이기, 젖병 소독, 기저귀 갈기, 목욕 등을 하는 서비스로 200시간 기준 130만원을 부담해야한다. 
 
▲ 자료:여성가족부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종합형 돌봄’은 시간제 돌봄과 지원 대상은 같으나 비용과 서비스가 조금 다르다. 기존 시간제 돌봄 서비스에 가사서비스가 포함되며 비용은 시간당 8450원이다. ‘보육교사형 돌봄’은 보육교사자격증을 가진 돌봄도우미가 아이를 맡는 것으로 비용은 월 156만원(월 200시간)이다. 사설 베이비시터 비용이 시간당 1만 원 이상임을 감안하면 아이돌봄 서비스는 상당히 저렴한 셈이다.
 
내년부터 아이돌봄 서비스의 요금은 20% 가량 인상된다. 여가부에 따르면 시간제 서비스는 6500원에서 7800원으로 오른다. 종일제도 130만원에서 150만원 정도 상승할 전망이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요금 인상이라는 게 여가부의 설명이다.
 
요금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맞벌이 부부들은 20%나 되는 요금 인상폭을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김혜미(30·여) 씨는 “아이들을 오후에 4시간 씩 시간제로 맡기고 있는데 2명이라 시간당 1만200원으로 한 달에 102만원 정도 나온다”며 경제적 부담을 호소했다.
 
아이 두명을 키우는 김 씨의 경우 인상된 요금이 적용될 경우 시간당 요금은 1만5600원으로 상승한다. 휴일을 제외하고 4시간씩 평일 21일을 계산하면 131만400원이 나온다. 매 월기존보다 30만원 이상을 더 부담해야하는 셈이다.
 
김 씨는 “이렇게 20%씩 늘려버리면 내후년에는 드는 비용이 거의 160만원이 넘어갈 수도 있겠다 싶어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까지 했다”며 “저출산과 경력단절을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말 뿐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소득기준 현실 괴리…“임금상승률 보다 높은 비용상승은 과도”
 
이용자들 대부분은 현재 여가부에서 선별해 놓은 지원 기준도 현실과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재 아이돌봄 서비스는 소득 기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비용이 지원되고 있다. 현재 서비스 비용은 맞벌이 부부 월 소득을 합산한 기준 가형(268만원 이하), 나형(379만7000원), 다형(536만원 이하)에 한해 정부에서 일부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반면 라형(536만 초과)은 100% 이용자 부담이다. 이용률은 라군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에 따르면 아동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라군의 비율은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라군에 속한다는 고민선(33·여·가명) 씨는 “부부 월 합산소득이 600만원을 넘지만 세금을 떼고 전세금 대출 이자 내고나면 먹고 살기도 빠듯하다”며 “맞벌이부부도 집 없는 서민인데 세금 열심히 다 내고 복지혜택에선 제외되는 복지사각지대에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아이 1명 돌봄 서비스를 받는데만 100만원 이상이 들어가 둘째는 꿈도 못 꾸게 생겼다”고 덧붙였다.
 
▲ 자료:여성가족부 ⓒ스카이데일리
 
맞벌이 부부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여가부는 요금을 20% 올려도 민간 돌봄 업체들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아이 돌봄이분들 같은 경우 애초에 시간당 임금이 낮게 측정된 측면이 없지 않고 지난해에는 요금이 동결 되기까지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부분이 어쩔 수 없이 돌봄 서비스에 반영된 것이지 어떠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시간당 비용이 7800원으로 올랐어도 현재 1만원 이상 하는 민간업체들 보다는 저렴한 편이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이 돌봄 서비스의 요금을 한 번에 20% 가량 올린 것에 대해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최저임금 인상률인 16% 보다 높은 수준으로 인상된 데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의 임금인상률이 7~8%임을 감안할 때 갑작스러운 비용 상승은 오히려 이용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홍준표 선임연구원은 “임금이 갑자기 30만원 오르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 번에 올리기 보다는 단계적으로 올렸으면 충격이 덜했을 것이다”며 “아무리 정부가 인증한 돌봄 서비스라고 해도 비싸면 이용율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여대 김선명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번 노동자 정책이 다른 부분보다 앞서 나간 경향이 있어 과도기를 맞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중위소득 선정방식을 재조정해 지원 범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길해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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