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 단독기사

 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스팟이슈]-연예기획사 과도한 상술(下-고가제품)

9조대 황금알시장 이면엔 SM·YG ‘바가지 스타제품’

멤버 사진 동봉된 뽑기앨범, 스타얼굴 그려진 고가제품 등 부작용 심각

이슬비기자(mistyrain@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1-12 00:03:18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굿즈’(아이돌 관련 상품) 시장은 지난 2016년 9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굿즈 상품은 응원봉, 브로마이드, 머그잔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어린 팬들과 그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인으로도 지목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소재 SM타운 코엑스아티움 ⓒ스카이데일리
 
아이돌가수 관련 상품, 소위 말하는 ‘굿즈(GOODS·상품)’가 10대 청소년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아이돌문화가 국내에 정착한 1990년대 후반 이후로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도가 심각해진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아이돌가수 굿즈를 일컬어 ‘등골브레이커’라 부르는 이들까지 나오는 추세다. ‘등골브레이커’란 한자어 ‘등골(鐙骨)’과 부순다는 의미의 영어단어 ‘브레이크(Break)’가 합쳐진 신조어다. 10대들이 선망하는 제품 등이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판매 돼 부모들의 등골을 휘게 한다는 자조적인 뜻을 함의하고 있다.
 
국내 아이돌 굿즈 산업규모는 2016년 9조원에 달할 정도로 매우 큰 시장으로 자리매김 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응원봉·브로마이드(포스터)·사진·피규어·인형 등에 국한됐던 아이돌 굿즈는 근래 들어 메모지·필통·머그잔 등 학용품·생활용품 등으로 그 영역이 확대됐다.
 
팬들은 아이돌을 좋아하는 마음의 연장선상이라는 심리로 해당 굿즈를 구매하지만 일부 제품 등의 경우 과도하게 비싼 가격에 판매돼 문제시 되고 있다. 이를 기획·판매하는 연예기획사에서는 사내 상품기획 부서를 별도로 마련하고 어린 10대 팬들의 지갑을 여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대형 기획사 온라인·오프라인 매장확대…아이돌 모델 한정판 마케팅도 성황
 
각 기획사들은 공식판매처·쇼핑몰 등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팬들은 콘서트·계절·연말연시 등 특정 시기를 주기로 출시되는 각종 DVD와 달력 등을 구입한다.
 
DVD의 경우 콘서트 현장실황을 담은 것부터 아이돌 가수들의 여름휴가·화보 및 여행기 등이 담겨져 있다. 연말연시에는 아이돌의 화보가 담긴 달력과 각종 굿즈가 세트로 판매되기도 한다. 특정 시즌에만 판매되거나 수량이 한정된 제품들의 경우 구매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최근에는 연예기획사별로 대형 판매 공간을 속속 선보이는 추세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5년 자체브랜드 ‘썸(SUM)마켓’을 론칭했다. 삼성동 코엑스몰에 복합문화센터 ‘SM타운 코엑스아티움’을 세우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SM 소속 아이돌들의 각종 굿즈가 대규모로 전시·판매되고 있다.
 
용산구 이태원동에 자리한 ‘라인프렌즈스토어’는 최근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과 협업해 ‘BT21’ 브랜드를 구랍 론칭하기도 했다. 론칭과 동시에 미국 뉴욕에도 매장을 출점했으며 이태원점은 지난 8일부터 정식으로 굿즈 판매가 개시돼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상황이다.
 
FNC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9월부터 서울 중구 명동에 카페 형태의 굿즈샵 ‘FNC와우’를 운영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도 현재 명동 롯데플라자 내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향후 제주도에 복합문화공간 ‘YG타운’을 세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현재 대부분의 대형기획사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공식 굿즈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아이돌이 전속모델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출시한 한정판 제품의 경우 짧은 시간 내 초도물량이 매진되기도 한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 라인프렌즈 스토어 ⓒ스카이데일리
 
아이돌이 전속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기획된 굿즈도 있다. 지난해 7월 엠넷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그룹 워너원과 이니스프리 간 협업은 대란을 낳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당시 이니스프리 매장에서 1만원 이상 구입고객에 브로마이드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개최됐는데 이를 얻기 위해 매장 오픈 전부터 팬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진풍경이 빚어졌다.
 
멤버 11명의 브로마이드를 모두 갖기 위해 11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들이 대다수였다. 당시 SN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매장 상황 등이 중개됐는데 한 이용자가 ‘(자신의)앞에 선 중국인이 85만원을 결제했다’는 후기는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해당 이벤트를 통해 워너원이 모델로 나선 ‘화산송이 컬러클레이 마스크팩’ 제품은 300% 매출이 급등하기도 했다.
 
엘앤피코스메틱의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의 경우 최근 방탄소년단과 협업해 스페셜 패키지 제품을 출시했다. 세트당 2만5000원이던 해당 제품은 출시 3일 만에 초도물량 3000개가 완판 됐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과소비 조장하는 뽑기앨범…아이돌 기름종이 7000원·메모지 12000원
 
기획사들은 팬들의 관심을 온·오프라인 굿즈 매장으로 이끄는 수준을 넘어 살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콘서트·팬미팅 현장에서의 응원봉이다. 과거에는 각 아이돌그룹을 상징하는 풍선을 이용해 선망하는 스타들을 응원했으나 최근에는 별도의 응원도구를 기획사에서 제작해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콘서트·팬미팅 현장의 경우 절대 다수의 팬들이 이 응원봉을 들고 있는 탓에 어쩔 수 없이 사게 된다는 후문이다.
 
보통 현장에서 팔리는 응원봉은 현금으로만 구매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건전지를 넣고 스위치를 켜면 불이 들어오는 단순한 구조지만 싼 값에 대량생산된 탓에 견고함이 떨어져 팬들 대다수는 행사장을 방문할 때마다 응원봉을 사게 된다.
 
그룹 빅뱅의 팬이라는 나진주(여·26·가명) 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빅뱅 콘서트를 방문하게 됐다. 나 씨는 “콘서트를 자주 다니지 않아서 굿즈를 살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니 다들 손에 응원도구를 들고 있었다”며 “뭐라도 손에 들고 콘서트를 즐겨야 할 것 같아 공식 굿즈 부스에서 1만8000원하는 뱅봉(응원봉)을 사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후로 쓸 일이 없어 집에 장식해두고만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돌그룹 멤버 얼굴이 단단한 카드에 출력된 일명 ‘포토카드’는 가장 흔한 굿즈다. 별도로 판매하기도 하지만 앨범에 한 장씩 들어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앨범 한 장당 한 명의 멤버가 그려진 포토카드가 랜덤으로 동봉돼있다. 원하는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나올 때 까지 앨범을 사야하는 구조다.
 
▲ 멤버 얼굴이 출력된 포토카드(오른쪽 아래)는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굿즈 상품 중 하나다. 공식 포토카드는 각 멤버별로 대개 앨범 내에 동봉돼 있다. 때문에 일부 팬들의 경우 원하는 멤버의 카드를 얻을 때까지 앨범을 사기도 한다. 사진은 SM타운에서 판매 중인 엑소 메모지(위쪽), 중구 명동 소재 ‘FNC와우’의 굿즈 진열대 ⓒ스카이데일리
 
박한결(18·여) 양은 지방에 사는 엑소의 팬이다. 서울 여행 도중 SM타운에 들러 엑소의 엽서를 구매한 그는 “SM은 엑소의 데뷔 몇 주년 기념 행사로 3만원 이상 구매하면 포토카드를 증정하는 등의 이벤트를 많이 한다”며 “그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몇 백미터를 줄서서 기다리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정판으로 출시될 경우 더 심할뿐더러 판매가 종료되면 팬들끼리 ‘프리미엄’가를 붙여 되팔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포토카드는 앨범 구매 수로 응모 기회가 많아지는 팬사인회와는 별도로 앨범 구매를 부추기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M타운에서 만난 김지운(여·24·가명) 씨는 지금까지 모은 NCT 포토카드를 꽂아둔 파일을 보고 있었다. 그는 “포토카드를 ‘장 당 5000원’ 식으로 값을 정해두고 판매하면 갖고 싶은 카드를 사버리면 끝인데 랜덤으로 나오니까 팬들은 자기가 갖고 싶은 카드가 나올 때까지 앨범을 구매하게 되는 것 같다”며 “함께 앨범을 구매하고 친구는 해당 카드가 나오고 나는 안 나오면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김미영(26·여·가명) 씨는 과거 동방신기 팬이었다. 지금은 다른 아이돌의 팬으로 활동 중인 그는 “종이에 사진 하나만 박아놓고 장당 몇 천원 씩 받는 기획사들을 보면 정말 심하다고 생각했다”며 “단체 뿐 아니라 멤버별로도 굿즈가 출시 되니 그것을 또 다 모으고 싶어지는 게 팬의 마음이다”고 토로했다.
 
품질 대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 문제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 공식 온라인쇼핑몰 ‘YG e샵’에서는 12인치 사이즈의 빅뱅 지드래곤 피규어를 35만원에 판매해 논란이 일었던 적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엑소의 로고로 디자인된 기름종이를 7000원, 멤버 얼굴이 그려진 메모지를 1만2000원 등에 판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상술을 개선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팬들의 태도 변화라고 조언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이제 팬들은 개인 단위로 볼 때 기획사보다 더욱 아이돌에 자금·시간 등을 많이 투자하기 때문에 자본력 면에서 기획사에 절대 뒤지지 않게 됐다”며 “과거에는 팬들이 막강한 기획사가 내놓는 기획에 그대로 순응했다면 이제는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굿즈·앨범 등에 대해 기획사에 강력하게 항의할 권력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아이돌·기획사·팬덤 세 요소가 함께 가는 기본 엔터테인먼트산업 구조에서 팬덤의 권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기획사가 포토카드를 랜덤으로 앨범에 넣어 다량을 구매하게 하거나 지나치게 비싼 굿즈를 내놓는 등 기획사의 상술 행태를 꼬집는다면 기획사는 이를 결코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슬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심리상담은 치료가 아닌 스트레스 해소 과정이죠”
상담사자격증 스터디에서 협동조합 발전…“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