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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광복절 70주년을 맞아 에쓰오일 서울 마포사옥에는 대형 태극기가 내걸렸다. 건물 10층 높이에 달하는 세로 33m, 18m 크기로 제작된 태극기 아래에는 ‘날아라 대한민국, 달려라 대한민국’이라는 메시지도 적혀 있었다. 태극기까지 내걸며 남다른 애국심을 과시했던 에쓰오일은 사실 우리나라 기업이 아니다. 사우디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 소유다. 외국 자본 기업인 셈이다. 이런 에쓰오일은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달리 매 년 고배당 정책을 고수해 국부유출 논란에 줄곧 휩싸여왔다. 최대주주인 아람코 계열사는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겨갔다. 최근에는 이런 에쓰오일이 우리나라 사회 공헌 사업에는 인색하다는 지적까지 비판까지 불거져 나와 논란은 더해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에쓰오일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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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4대 정유사 중 한 곳인 에쓰오일(S-OIL)의 행보가 물의를 빚고 있다. 외국계 기업인 에쓰오일은 매 년 고배당 정책을 고수하며 국부유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정작 사회공헌 사업에는 인색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자회사 A.O.C.B.V(Aramco Overseas Company)가 최대주주(63.41%)에 올라 있다. 아람코는 세계 최대규모 석유 기업 중 한 곳으로 자국 내 여러 정유공장을 운영해 국내와 해외 곳곳에서 합작회사 형태로 정유사를 운영한다. 에쓰오일은 모든 원유는 사우디에서 들여온다.
사우디 기업 아람코, 에쓰오일 통해 한국서 3년 간 챙겨간 배당금만 무려 1조원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 오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당기순이익의 50% 안팎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의 비율이다.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이 25.1% 수준임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의 배당성향을 보여 온 것으로 평가된다.
에쓰오일의 막대한 배당금은 공교롭게도 대부분이 외국으로 빠져나갔다. 최대주주가 사우디 국적의 기업인 탓이다. 에쓰오일이 최근 3년간 외국계 기업에 지급한 배당금은 1조원이 넘는다. 지난 3년간 아람코 몫의 배당금은 △2015년 1772억원 △2016년 4578억원 △2017년 4356억원 등이었다.
앞서 2014년에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61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겨가기도 했다. 그 이듬해인 2015년에는 앞서 35%에 불과했던 외국계 기업의 지분율이 63.14%까지 껑충 뛰었다. 외국계 기업의 지분율이 2배 가까이 뛴 그 해 아람코는 순이익으로 돌아섰고 배당금 규모 역시 수천억대로 뛰었다.
에쓰오일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의 시선을 그리 곱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이 배당금 형태로 외국으로 새어나가는 것은 사실상 국부유출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국부유출 논란 속에 세운 공익재단…연간사업비 10억 안팎, 대부분 아랍관련 단체 지원
국부유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에쓰오일은 최근 인색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우리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에쓰오일은 2007년 에쓰오일 울산복지재단, 2011년 에쓰오일 과학문화재단을 각각 설립했다.
그러나 이들 공익재단은 목적사업비 규모가 턱없이 적어 보여주기식 활동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소규모의 목적사업비 역시 대부분 아랍관련 단체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사실상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돈을 벌어 대부분을 아랍국가, 혹은 아랍인들에게 퍼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
국세청 등에 따르면 울산복지재단의 경우 에쓰오일의 공장이 위치하고 있는 울산 지역의 복지를 위해 설립됐다. 일부 대기업들이 자사 공장이나 혐오시설 등에 대해 반발심을 갖고 있는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해 흔히 공익재단을 설립해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곤 하는데 에쓰오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에쓰오일 울산 공장은 지난해 폭발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사고우려가 끊이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사고 당시에도 화재현장을 중심으로 검은 연기가 치솟아 인근 기업체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공포감에 휩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쓰오일은 울산복지재단 설립 당시만 해도 공장이 위치한 울산지역의 소외계층에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한 지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재단의 활동은 미비한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의 연간 사업비는 6억원 안팎 수준에 그쳤으며, 이 마저도 조금씩 감소했다.
최근 3년간 에쓰오일 울산복지재단의 사업비는 △2014년 7억2535만원 △2015년 6억8935만원 △2016년 6억6750만원 등이었다. 2016년 기준 매출액만 16조원이 넘는 기업의 운영하는 공익재단 치고는 사업비 규모가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쓰오일 과학문화재단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학문화재단은 국내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순수과학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세운 독립 재단이다. 국내 과학자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고 ‘우수학위 논문상’을 시상하고 있다.
이곳 역시 연간 목적사업비가 8억원 안팎에 그쳐 공익사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게다가 재단의 당초 목적과도 크게 어긋난 행보를 보여 논란은 더해지는 분위기다.
과학문화재단은 ‘앙코르코리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타 국가를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앙코르프로젝트는 신흥경제발전국의 과학기술 육성을 돕는 사업이다. 8억원 사업비조차 온전히 국내 연구진들을 위해 사용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속한 중동과 연관이 있는 한·아랍 문화교류를 위해 매년 고유목적 사업비의 10~20%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최근 3년 간 고유목적 사업비에서 한중동 학술문화교류 프로그램 지원비로 사용된 금액의 비율(고유목적사업비-한중동 학술교류 프로그램 지원비)은 △2014년 26%(10억7380만원-2억7673만원) △2015년 24%(7억6273만원-1억8151만원) △2016년 12%(7억9000만원-9484만원) 등이다.
에쓰오일 관계자 측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재단 두 곳만의 활동만 가지고 사회공헌활동을 판단하기는 적절치 않다”며 “소방영웅·시민영웅 시상 등의 뜻 깊은 활동도 많이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름 열심히 의미 있는 사회공헌 사업들을 전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사회공헌에 인색하다고 볼 수 없다”며 “(과학문화재단이) 한아랍문화교류 프로그램에 사업비를 지원하는 것은 학술교류라는 큰 목적 안에 포함돼 있는 것이므로 설립 취지에 벗어났다는 해석은 오해다”고 부연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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