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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AWEB·미루, 해외사업 3각 커넥션 ‘의혹’
전자투표기 A-WEB 비위 알고도 방치, 검찰조사 시작…선관위 관리태만 ‘비판’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4-17 16:05:16
 
▲ 지난해 12월 DR 콩고를 방문한 김용희 A-WEB 전 사무총장(오른쪽)이 콩고선거위원회 코르넬리 난가(Corneille Nanga)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콩고연구그룹 보고서 캡처]
  
특혜시비와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전자투표기 수출사업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묵인 하에 진행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한 사업 추진과정에서 A-WEB 일부 관계자와 수입 당사국 관계자들의 뇌물제공 등 비리가 드러나 자국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았는데도, A-WEB 관리·감독 기관인 선관위는 자체 내부감사를 통해 사건을 무마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WEB은 지난 2013년 세계 각국의 선거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선관위가 주도해 설립한 국제 민간기구다. 사업예산 전액을 선관위가 지원하며,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선관위원장이 A-WEB의 해외협력 사업 전반을 주관한다.
 
- A-WEB 전자투표 서버구축 미끼, 단말기 공급 한 기업에 몰아줘
 
17일 국회·정치권·선관위 등에 따르면, 선관위는 ‘한국의 선거제도 해외 전파’ 사업을 위해 2016년 ODA(공적개발원조) 예산 69억9300만원을 편성한데 이어 2017년에는 82억8600만원(콩고민주공화국 9억3100만원, 우즈베키스탄 3억원, 피지 8억2600만원, 엘살바도르 16억700만원, 에콰도르 1억3900만원 등)을 책정했다.
 
이 금액은 해당 국가들의 전자투표기 등 설치를 위한 기반조성(선거정보시스템, 선거인 명부 DB구축 등)에 무상으로 지원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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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의 선거제도 해외 전파’ 사업 수행기관인 A-WEB은 무상으로 기반조성 사업을 완료한 후에는 원조대상국이 공개 입찰을 통해 전자투표기 등을 직접 구매해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국내 전자투표기 등 개발업체인 ‘미루시스템’이 전자투표기를 독점 공급할 수 있도록 수의계약 체결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WEB 전자투표기 독점 공급 협상과정에서 ODA 자금횡령, 뇌물수수 및 제공 등의 각종 문제를 일으킨 김용희A-WEB 사무총장은 지난 3월 검찰 수사가 의뢰돼,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선관위 직원들 역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조 대상국의 사업 관계자인 아르헨티나 현대화장관, 루마니아 관계자 등 역시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자국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엘살바도르,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등의 현지 언론들도 A-WEB과 미루시스템의 전자투표기 사업과 관련한 의혹을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2016년 전자투표기 등에 대한 문제점을 알면서도 묵인 또는 방치해오다 올해 초에야 자체 내부 감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자료제공=국회]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고위관계자는 “선관위가 예산을 주면, A-WEB은 후진국들을 돌아다니며 전자투표기 등의 중앙서버 무상 구축을 미끼로 전자투표기 공급 영업을 하고, 수의계약 형태로 계약한 전자투표기 등 단말기 납품은 미루시스템에 몰아주는 행태가 반복돼 왔다”고 지적하고 “이 과정에서 A-WEB과 미루시스템은 상대국과  비정상적인 거래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A-WEB의 예산과 사업을 관리·감독하고 진행과정에 대한 보고를 받는 선관위가 2016년도부터 진행돼 온 이 같은 비리 의혹을 2018년도에서야 파악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며 “전 세계로부터 망신을 당한 횡령·뇌물 사건을 선관위는 감사원의 감사 요청 또는 검찰 고발이 아닌 수사 의뢰로 무마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DR콩고에 단말기 납품 의혹, 서방국가들 제기…선관위, 선 긋기 나서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DR 콩고다. A-WEB은 2017년 7월 인천지방조달청에 ‘DR콩고 투개표 선진화를 위한 선거관리 역량강화’란 사업명의 전자조달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입찰을 통해 납품받은 7억5000만원 상당의 선거관리시스템 서버 장비를 같은 해 11월말까지 DR 콩고에 무상으로 설치한데 이어 보름 뒤인 12월 15일까지 시험운영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미루시스템은 DR콩고와 10만7000대 규모의 전자투표기(단말기) 공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금액만 한화로 약 1700억원이다.
 
하지만 지난 2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DR콩고처럼 문맹률이 높은 나라에서, 선거를 전자투표기로 사용한다는 것은 부정선거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고, 단말기 납품과정도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으로 이뤄진 것 또한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전자투표기(단말기) 공급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에 따라 A-WEB이 ODA 자금으로 DR 콩고에 구축해 놓은 선거관리시스템 서버는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에 대해 A-WEB 관계자는 “투표결과 수집 및 선거관리시스템을 위해 수집서버 4대와 스트리지 2대를 DR콩고에 구축해 놓은 것은 맞다”면서도 “특정회사의 단말기 공급을 목적으로 사전에 서버를 구축해 놓은 것은 아니며, 전반적인 선거시스템 환경개선을 위해 자체 사업으로 추진한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미루시스템이 전자투표기를 납품을 한다는 얘기는 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미루시스템의 단말기 납품과 A-WEB은 무관하다”고 의혹은 부인했다. 하지만, A-WEB과 미루시스템이 이전 중남미 여러 국가들과의 선거 장비 사업을 함께 진행해 온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상황이 이런데도 선관위는 A-WEB과 미루시스템과의 관계를 부인하는데 급급하고 있다.  
 
선관위는 이달 초 해외언론사들에 발송한 성명자료를 통해 “선관위는 2018년 12월 예정된 콩고 민주 공화국 대선에 터치스크린 투표시스템 (TVS)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미루시스템의 단말기 공급계약)에 대해 공식적인 지원이나 보증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A-WEB과 (한국)선관위가 수행한 DR 콩고의 데이터 관리 센터 건설 프로젝트는 TVS 프로젝트(미루시스템의 단말기 공급계약)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A-WEB이 DR 콩고에 서버를 구축한 사실은 알지만 미루시스템이 전자투표기(단말기)를 납품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국회 관계자는 “후진국의 빈곤 탈출을 위한 원조에 쓰여야 할 ODA 자금이 우리나라도 예산이 없어 못 쓰는 개표결과 전송 단말기를 무상제공 하는데 쓰였다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일이며, 특히 지원 대상국이 후진국에만 몰려 있다는 것도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고 피력하고 “선관위가 A-WEB의 일탈행위에 알고 있었다면 큰 문제고, 모르고 있었다 해도 법률상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2014년 제정된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지원에 관한 법률’을 보면, 선관위원장은 A-WEB의 대외협력 사업을 주관하고, A-WEB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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