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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안전불감 늪에 빠진 위기의 한국(下-건설현장)
감시 허술한 지방도시 안전불감 중소건설사 판친다
대형 건설사 집중된 감시 눈길 틈 타 근로자·인근주민 안전 관리 ‘뒷짐’
남승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16 00:03:51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따르면 항타기 옆 모든 작업은 중지하고 근무자들의 출입이 금지돼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굴삭기 작업을 통제할 신호수·유도원 등이 배치되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모습은 지방도시 중·소형 건설사의 건설현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사진은 대전시 서구 갈마동 갈마시티팰리스8차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장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차장, 유은주·남승진·나광국 기자]최근 중견·중소건설사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건설현장 안전규정 점검 대상이 주로 대형건설사에만 국한돼 있다 보니 소규모 공사현장의 인부들은 안전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는 정부가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덕분에 안전매뉴얼 작성 및 준수가 잘 되는 편이다. 반면 중견·중소건설사는 감시의 눈길이 미치지 않다 보니 기본적인 안전규정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곳이 많다.
 
중견·중소건설사 역시 대형건설사 못지않은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배경이다. 정부 및 지자체가 공사금액이나 상시근로자 수 등에 따라 안전사고 관리·감독을 차등을 두고 대형건설사 위주로 관리·감독되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게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잠깐의 방심에도 목숨 위태한 건설현장…중견·중소 건설사 안전관리 ‘뒷짐’
 
정부는 지난 1월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 11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대책을 마련하고 1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매년 사망사고를 20%씩 줄여나가는 목포관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후 반복적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대형건설사에 대해 현장 단위로 안전 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따르면 지하층 공사가 진행되는 현장은 근로자의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펜스를 설치해야 한다. 공사현장 입구도 안전펜스 설치가 의무화 돼 있다. 사진은 대전시 중구 오류동 서대전역 코아루 써밋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장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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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 이유는 건설현장 사망자 수가 매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2015년 437명이던 전국 건설현장 사망자 수는 2016년 499명으로 늘어났다. 건설현장 사망자는 다른 산업현장 사망자 수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2015년 전체 산업현장 사망자(955명)의 45.8%(437명), 2016년 사망자(969명)의 51.5%(499명)가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공사금액이 적고 규모가 작을수록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는 점이다. 안전보건공단의 사망재해 원인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체 사망자의 34.5%가 3억 미만의 현장에서 발생했다. 이어 3~50억원 미만 29%, 50~800억원 미만 21%, 800억원 이상, 14.5% 등의 순이었다. 소규모 현장일수록 사망자 수가 높은 셈이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규모가 작은 공사 현장일수록 사망사고가 높게 나타나는 데는 허술한 안전관리 때문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현행 건설업 안전관리자 배치기준에 따르면 공사금액 120억 또는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의 경우 1명 이상, 공사금액 800억 또는 상시근로자 600명 이상의 경우는 2명 이상의 관리·감독관을 둬야한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공사현장은 안전관리자를 서류상으로만 기입한 채 허술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서한건설 안전관리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건설현장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소규모 현장에서는 편법을 동원해 제대로 정부의 눈을 속이는 경우가 많다”며 “정작 필요한 조치인 안전관리자 배치 조차 허술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전관리자 배치 규정은 중견·중소건설사에게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규정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개인보호구 미착용, 중장비 안전관리 미준수…중견·중소건설사 안전불감증 수위 심각
 
스카이데일리는 지방 중견·중소건설사의 건설현장을 직접 찾아봤다. 현장 취재 결과, 기본적인 안전 규정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현장이 여럿 존재했다. 아무리 작은 규모의 건설현장이라도 항타기·굴삭기·불도저·크레인 등 중장비가 여럿 운용된다. 해당 장비들은 전도·부품 낙하·추돌 등의 위험이 있어 관련 안전관리 기준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건설현장에선 가시설물 미설치, 개인보호구 미착용, 중장비 안전관리 기준 미준수 등의 산업안전보건기준 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비산먼지 대책 미비, 안전 펜스 미설치 등 인근 주민들에 대한 안전 관리 또한 허술한 편이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라는 표현에 가까워 보였다.
        
일례로 대전시 서구 갈마동에 위치한 ‘갈마시티팰리스8차’ 건설현장은 ‘시티팰리스’라는 중소 건설사가 시공을 맡고 있었다. 원칙대로라면 항타기 주변에선 어떤 작업도 금지돼 있지만 굴삭기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지반공사 시 약한 지반을 보강하기 위해 콘크리트·강관파일 등을 박는 항타기 작업 반경 내 출입도 자유로웠으며 굴삭기 작업을 통제할 신호수도 배치돼있지 않았다.
 
▲ 세종시 반곡동 근린생활시설 신축 공사장(사진)에서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따라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대에 고리를 걸어 파이프에 연결하고 작업 발판을 설치해야 하지만 철관을 밟고 작업하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중소건설사 ‘청산종합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대전역 코아루 써밋 주상복합 건설현장은 보행자의 안전까지 위협할 정도로 허술한 모습을 보였다. 5m 가량 되는 현장 입구는 시민들의 접근을 막기 위한 펜스나 안내표지판 등을 설치돼야 하지만 어떠한 출입제한 시설물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지하 5층까지 공사가 계획돼있고 입구 바로 앞 지하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자칫 위헌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중견·중소건설사의 소홀한 건설현장 안전관리 실태는 대전시에 그치지 않았다. 중소건설사 ‘월목건설’이 시공을 맡은 세종시 반곡동 근린생활시설 공사 현장은 시스템 비계 위 근로자들의 작업이 한창이었다. 시스템 비계 시설물을 이용한 작업 진행 시 안전방망을 설치하거나 작업 발판을 설치해야 하지만 근로자들은 철관을 밟고 일하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작업에 익숙해 어지간한 높이에서는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을 내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공사기간은 곧 공사비용과 직결돼 있다 보니 안전 관리에 허술한 측면이 많다”며 “특히 주말에 공사가 진행될 때는 지자체나 원청의 관리·감독이 허술하게 이뤄지다 보니 규정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무수히 많다”고 지적했다.
 
[남승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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