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걸 바라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으로 사람이 살 수 있는 아파트를 지어야 될 게 아닙니까. 주차장엔 빗물이 새고 붙박이 가구에선 발암물질이 검출됐습니다. 방화문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양우건설은 입주자들이 생떼를 쓴다는 식으로 무시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입니다”
광주시 오포읍 문형리 ‘오포문형양우내안애’ 아파트를 시공한 양우건설을 향한 조합원들의 원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입주 전 두 차례에 걸친 사전점검에서만 2만여 개에 달하는 하자와 결함이 발견된 탓이다. 시공사인 양우건설은 조합 측은 조합원 주장이 억지스럽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보수 요구에도 요지부동…조합 “상식적인 집이 지어지기 전까진 입주 거부”
오포문형지역 주택조합이 양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지어진 오포문형양우내안애 아파트는 총 15개동 1028세대 규모로 지어졌다. 당초 지난달 30일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수많은 하자로 사용승인이 보류돼 입주일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에 따르면 입주 전 실시한 두 차례의 사전점검에서만 총 2만1703건의 하자가 발견됐다. 마감 불량을 비롯해 건물 균열, 빗물 누수, 공용시설 파손 등 하자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시공사인 양우건설에 하자보수 및 책임을 요구했지만 만족할만한 답변을 듣지 못한 데다 하자보수 진행도 미미한 상황이다.
한 조합원은 “양우건설은 1차 점검 이후 발견된 하자 중 90%이상에 대한 보수를 마쳤다고 했지만 2차 점검 때 방문한 아파트의 모습은 1차 점검 때와 다를 바 없었다”며 “일일이 확인한건 아니지만 1차 점검이후 공사차량이 드나드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는데 하자 보수가 끝나간다는 말에 기가 찼다”고 토로했다.
수많은 하자 중에서도 발암물질을 내뿜는 가구와 불량 방화문에 대한 우려가 유독 많았다. 아파트 내 비치된 가구는 PB자재가 사용됐다. 해당 자재를 국가공인업체에 위탁한 결과 TVOC 휘발성유기화합물은 기준치의 3.18배,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하이드는 기준치의 4.87배가 검출됐다고 조합 측은 주장했다. TVOC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두통과 구토 등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이며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발암 물질이다.
이 밖에 아파트 배수로 설치와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미연결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오포문형양우내안애 아파트 15개 동 중 5개 동의 엘리베이터가 지하주차장과 연결되지 않은 채 공사가 완료됐다. 조합 측은 해당 5개 동 지하에 청암이라는 단단한 암석이 박혀 있어 이를 해결하기 곤란해지자 양우건설 측이 설계도면을 바꿔 공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던 아파트 배수로 설치가 지난 주말에서야 시작됐다는 점도 조합원 및 입주예정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허찬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장은 “모두 다 같은 값을 주고 산 아파트인데 어느 집은 엘리베이터가 지하주차장에 연결돼 있고 다른 집은 연결되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상식적으로 사람이 지낼 수 있는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까진 사용승인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건설사 횡포에 환멸난다” vs “추가부담금 부담으로 억지 부린다”
양우건설에 대한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원들의 비판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요원한 상황이다. 조합원들이 부실공사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책임을 져야할 양우건설 측은 조합 측 주장이 다소 억지스럽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우건설은 하자 보수의 경우 입주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발생한 문제들을 절차에 맞게 해결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조합원들이 지적한 하자들 중 상당수는 과장된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양우건설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의 경우 평균적으로 세대당 15개 정도의 하자가 발생하는데 1차 사전점검에 따르면 오포문형양우내안애 아파트에서 발생한 하자 개수는 세대당 10개 정도로 굉장히 양호한 수준이다”며 “방화문 검사의 경우에 조합이 문짝만 뜯어가 실험을 진행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으며 발암물질 유출에 대한 주장도 과장됐다”고 밝혔다.
양우건설은 “조합원들이 추가분담금을 내야 할 처지에 몰리자 이를 피하기 위해 건설사를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우건설에 따르면 오포문형양우내안애 아파트는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원 537명이 모은 1500억원 규모의 사업비로 공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일반 분양이 예상만큼 이뤄지지 않고 사업비가 추가되면서 추가분담금이 발생했다. 조합원 1인당 약 4200만원 상당의 금액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하자를 이유로 트집을 잡고 있다는 게 양우건설 측 주장이다.
양우건설 측은 “원래대로라면 조합원 1인당 6800만원 정도의 추가분담금을 내야하는 상황이다”며 “우리가 손해를 감수하며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줄였는데 오히려 하자 문제로 우리를 비난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고 밝혔다.
반면 조합 측은 양우건설의 추가분담금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조합 측은 “애초에 도급계약을 맺을 때 건설사가 비용계산을 마무리 했을텐데 이제 와서 추가적으로 돈을 더 내라는 건 손해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꼴이다”며 “우리가 지적하는 문제는 하자보수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부실시공 문제가 해결되기 전엔 추가분담금이 없어도 입주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오포문형양우내안애 아파트를 둘러싸고 시공사와 조합 간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갈등의 골은 점차 깊어지고 있다. 조합 측은 오는 28일 양우건설의 횡포를 고발하기 위한 대대적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김동철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 비대위원장은 “피해를 입은 전국 양우건설 입주자들을 모아 시위를 통해 양우건설의 행태를 세상에 알리려 시위를 계획했다”며 “건설사의 횡포로 일반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창석 양우건설 상무는 “조합의 막무가내식 비판으로 회사가 굉장한 손해를 보고 있다”며 “업무방해죄 등의 명목으로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장과 비상대책위원장 등에 대한 고발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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