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현행법 상 사전투표 용지에 바코드를 표시토록 한 규정을 무시한 채 방대한 정보 입력이 가능한 QR코드(Quick Response code) 사용하는데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선관위는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앞뒤가 맞는 않는 해명을 내놔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전투표용지 QR코드 사용’ 현행법 위반 소청에 대전 선관위 “잘못 없다” 당당
최근 대전시에 거주하는 G모 씨는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바코드는 1차원 바코드를 의미하므로 QR코드를 사용하는 것은 중대한 하자’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전광역시장 선거무효’ 소청서를 제출했다.
대전선거관리위원회는 답변서를 통해 “바코드는 선형바코드(1차원바코드)로부터 발전된 2차원 바코드까지를 포함한다”며 “QR코드는 2차원 바코드로서 바코드의 한 종류에 포함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 제151조 6항의 ‘바코드(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한 막대모양의 기호를 말한다)’에는 QR코드가 포함되므로 소청을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 당일 사용하는 일반투표 용지는 모서리에는 절취선이 있는 반면 당일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를 위해 마련된 사전투표 용지에는 절취선 대신 현행법에 규정된 바코드가 표시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중앙선관위는 현재 QR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151조 6항에 따르면 ‘사전투표 용지에 인쇄되는 일련번호는 바코드(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한 막대 모양의 기호)의 형태로 표시해야 하며 바코드에는 선거명, 선거구명 및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명을 함께 담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바코드 형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바코드의 모양과 형태를 적시한 법 규정과 선관위 주장이 상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전선관위는 또 답변서에서 “2013년 11월 4일 국회 회의록에는 바코드의 형태·종류를 규제하는 것은 논의되지 않았다”며 QR코드 사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2014년 1월에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바코드를 막대모양의 기호로 규정한 것은 사전투표제의 효율적인 개선을 위한 것이다”며 앞뒤가 다른 답변을 내놨다.
시민단체와 정보통신업계는 “QR코드 판독 결과 선관위 주장대로 일련번호가 아닌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투표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암호화’일 가능성이 높다”며 “바코드 대신 방대한 양의 개인정보 입력이 가능한 QR코드 사용을 고집하는 데는 부정한 목적에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반투표는 투표용지 일련번호를 절취한 후 투표함에 넣는 반면 사전 투표는 QR코드가 부착된 투표용지를 교부받고 기표 후 투표함에 넣는다는 점에서 ‘유권자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정치적 성향이 어떤지’ 등의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 부처 대부문 바코드와 QR코드 구분 사용…선관위만 “똑같다” 주장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선관위의 이번 답변을 해석하면 대용량 정보 입력이 가능한 흑백 격자무늬의 QR코드와 용량이 한정돼 있는 막대모양의 바코드는 동일한 것이라는 애기다”며 “선관위가 아닌 정부 부처들은 각종 고시를 통해 1차원 바코드와 2차원 바코드(QR코드)의 용어와 구성 체계를 명확히 구분해 사용하고 있지만 유독 선관위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0월 고시한 ‘의료장비현황 신고대상 식별부호화에 관한 기준’을 보면 1차원 바코드는 ‘여러 종류의 폭을 갖는 백과 흑의 평형 막대의 조합’, 2차원 바코드는 ‘일정한 배열로 이루어져 있는 정사각형 모듈 집합으로 구성된 데이터 매트릭스’ 등으로 각각 규정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화장품 바코드 표시 및 관리요령’에도 바코드를 ‘굵은 막대와 가는 막대의 조합’으로 용어를 정의하고 있다. 국방부가 작성한 ‘국방 표준 바코드 운용 지침서’에도 1차원 바코드와 2차원 바코드의 정의를 따로 규정해 놓고 있다. 국가표준정책을 심의하는 산업표준심의회 역시 ‘QR 코드는 전반적인 사각패턴으로 배열된 일련이 사각 모듈로 구성된 매트릭스 심벌로지’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정부 모든 부처는 바코드와 QR코드를 구분해 사용하고 있는데도 선관위만 유독 구분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정부가 잘못됐던가, 선관위가 잘못됐던가 둘 중 하나는 분명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국회 법제실 관계자는 “선관위의 위법사항에 대해 문제제기는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선관위가 법 개정을 요구하거나 국회의원들이 법 개정에 나서지 않는 이상 별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