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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진단]-금융당국 과도한 간섭
최종구 일자리정부 비위맞추기에 한국금융 뒷걸음질
첨단금융 강화 인력감축 불가피…금융당국 “기존 인력 짜르고 청년 뽑아라”
임현범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8-07 00:44:37
최근 우리나라 금융권의 화두는 첨단 금융기술 등의 디지털 역량 강화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이 핀테크부터 블록체인, 빅데이터,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서비스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다. 금융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비대면 금융업 발전이 필수 조건이 된 셈이다. 그런데 최근 여론 안팎에서는 금융당국이 오히려 금융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지만 정부의 과도한 금융 간섭과 정치 논리에 입각한 정책 탓에 금융업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의 과도한 간섭과 개입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적지 않다는 비판도 적지 않아 주목된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융당국의 지나친 간섭으로 경영 자율성 훼손 우려를 사고 있는 우리나라 금융권의 현 주소를 진단했다.

▲ 최근 금융당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시장 변화는 무시한 채 일자리 창출부터 지점폐쇄 규제까지 은행에게만 부담을 전가시키는 등 ‘은행 쥐어짜기’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주요 시중은행 본점 ⓒ스카이데일리
 
최근 금융권은 물론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금융당국의 ‘은행 쥐어짜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바일뱅킹이나 디지털금융 등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시중은행의 영업점포 및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금융당국은 일자리 창출부터 지점폐쇄 규제까지 금융시장 변화를 무시한 압박을 일삼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재인정부 정책 이행의 부담을 시중은행에 전가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디지털·모바일뱅킹 확대로 대면고객 급감에 은행 점포·인력 감축 불가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은행 창구를 통해 입출금과 자금 이체 거래를 이용한 고객의 비중은 전체의 9.5%에 불과했다. 금융서비스 전달 채널은 창구를 비롯해 현금자동지급기, 은행자동화기기, 텔레뱅킹, 인터넷뱅킹 등으로 나뉘는데 창구 비중이 10% 아래로 떨어진 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최초다.
 
이는 인터넷·모바일 등을 이용한 비대면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굳이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도 계좌 개설부터 대출까지 왠만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모바일뱅킹 및 디지털, 핀테크 기술 경쟁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자연스럽게 금융시장이 변하고 있다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인터넷뱅킹을 통해 입출금 및 자금이체를 한 고객의 비중은 전체의 46.2%로 절반 수준에 육박했다. 시중은행들로서는 굳이 비싼 임대료를 내면서까지 점포를 유지할 필요성이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점포 및 인력 축소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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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국내 시중은행의 영업점포 및 총임직원 수는 해가 갈수록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영업점포 수는 지난 2016년 3757곳에서 올해 3월 3573곳으로 총 184곳이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은 디지털 금융이 발전하면서 당분간 지속될 수 것으로 전망된다.
 
▲ 자료: 한국은행 ⓒ스카이데일리
 
임직원 수도 마찬가지다. 점포가 줄어든 만큼 임직원 감소폭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6만2962명이었던 4대 시중은행 임직원 수는 2017년 5만8330명을 거쳐 올해 3월 5만7682명으로 줄었다.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무려 5280명의 임직원이 줄어든 셈이다.
 
금융당국 “신규채용 확대” 압박…시중은행 ‘울며 겨자먹기’ 하반기 채용규모 확대
 
올해 들어 시중은행들은 돌연 신규채용 규모를 대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채용 규모는 알려진 것만 무려 31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점포 및 인력 축소를 단행하고 있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국은행연합회 및 은행권 등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일반직 400명과 전문 분야 200명 등 총 6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상반기 200명을 뽑은 우리은행은 오는 7월 창구전담 직원 260명을 채용한 데 이어 10월 일반직 250명 등 총 510명을 뽑는다.
 
올해 상반기에 이미 300여 명을 채용한 신한은행은 하반기에 450명 이상을 신규채용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역시 9월 예정된 공채에서 150명 이상의 인원을 뽑을 계획이다. 이를 합치면 올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채용인원은 무려 4600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은행권 안팎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업점포 축소로 직원수를 줄여도 모자를 판에 오히려 늘리고 있는 데 대해 금융당국의 과도한 ‘채용 압박’의 결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정책 이행을 위해 시중은행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시중은행의 채용 확대는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확대로 인한 인건비 상승은 결국 시중은행의 예대마진 의존도를 높여 소비자 부담 증대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시중은행의 기존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금융당국이 희망퇴직 규모를 늘리는 한이 있더라도 신규채용을 늘리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5월 28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시중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은행이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희망퇴직을 적극적으로 단행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은행권에선 대규모 신규채용에 나서고 있는 동시에 기존 임직원들의 희망퇴직을 함께 단행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400여명을 퇴직시켰고 신한은행은 올 초 700여 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74명을,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과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1000명이 넘는 직원을 내보냈다.
 
금융업계 안팎에서 금융당국의 은행 쥐어짜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리나라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선 글로벌 금융시장의 추세에 발맞춰 모바일뱅킹 및 핀테크 등 디지털 역량을 키워야하지만 정부의 지나친 간섭으로 인해 역량을 집중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내놓은 ‘은행지점 폐쇄 절차에 대한 모범규준’을 두고도 우려 섞인 시선이 일고 있다. 은행이 영업점을 폐쇄할 경우 해당 지역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고객의 은행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은행이 마음대로 점포를 폐쇄할 수 없도록 규제한다는 게 골자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관리·감독해야 할 금융당국이 정치 논리만을 내세워 은행에게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며 “채용부터 점포 폐쇄까지 지나치게 간섭하면서 경영 자율성을 훼손시키는 ‘관치금융’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나아가 이는 결국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도태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임현범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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