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장폐지(이하·상폐)가 결정된 후 정리매매에 돌입한 일부 코스닥 종목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해 투자자 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상폐를 앞두고 진행되는 정리매매 기간 동안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정리매매 기간에는 가격제한폭이 존재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피해 우려는 더욱 크게 일고 있다. 정리매매가 진행 중인 주식은 상·하한가 30% 제한이 사라지고 30분마다 한 번씩 거래가 이뤄진다. 급격한 주가 변동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의견 거절, 코스닥 11개 상장사…정리매매 첫날 90% 폭락
한국거래소는 지난 27일 코스닥 상장사인 감마누, 에프티이앤이, 모다, 위너지스, 레이젠, 트레이스, 우성아이비, C&S자산관리, 넥스지, 지디 등 10곳을 상장폐지한다고 밝혔다. 모두 회계법인으로부터 지난해 재무제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곳들이다.
앞서 지난 21일 상장폐지가 결정된 파티게임즈를 포함하면 이번에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되는 기업은 총 11개에 달한다. 사상 유례 없는 대규모다. 부실기업의 조속한 퇴출을 통해 코스닥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게 거래소 측의 입장이다.
상장페지 처분을 받은 이들 기업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7거래일간 정리매매 기간을 거쳐 다음달 11일 상장폐지된다. 정리매매 기간은 기존 해당 종목의 주식을 갖고 있던 주주들에게 마지막으로 현금으로 환금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7일간 거래기간을 두는 제도다.
정리매매주는 상·하한가 30% 제한이 없고 거래는 30분마다 한 번씩 이뤄진다. 통상적으로 정리매매 기간에는 주가 폭락 현상이 발생한다. 이번에 상폐를 앞두고 정리매매에 들어간 11개 종목 역시 같은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28일부터 정리매매에 들어간 종목들의 주가는 대부분 90% 이상 떨어지는 등 폭락을 면치 못했다.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한 곳은 에프티이앤이다. 28일 종가는 130원으로 거래정지 직전 거래일 대비 무려 96.7% 하락했다.
에프티이앤이를 비롯해 모다(-95.92%), 트레이스(-95.88%), 위너지스(-94.51%), 우성아이비(-94.12%), 지디(-93.81%), 레이젠(-93.3%), 감마누(-93.1%), 파티게임즈(-92.36%), 넥스지(-90.29%) 등도 90% 이상 주가가 폭락했다. C&S자산관리는 81.09% 하락했다.
하루사이 주가가 10분의 1로 떨어지면서 9300억원에 달했던 11개사의 시가총액은 780억 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무려 8500억원 상당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셈이다. 상폐 결정이 나기 전부터 지분을 갖고 있던 소액주주들의 경우 사실상 피해 복구가 불가능하게 됐다.
정리매매 이틀째 무더기 반등, 장중 180% 치솟다가 결국 반토막…폭탄 돌리기 심각
최근 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에 돌입한 일부 기업의 주가가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리매매 기간에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이 대거 투입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위 말하는 ‘폭탄 돌리기’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코스닥 시장 상승률 5위권 내에 4개 종목은 모두 정리매매주였다. 이날 주가 상승률 1위를 기록한 감마누의 종가는 830원으로 전일 대비 무려 94.84% 폭등했다. 우성아이비(55.84%), 지디(36.99%), 현성바이탈(29.98%), 위너지스(29.79%) 등도 주가가 올랐다.
이날 426원으로 시작했던 감마누의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하더니 오후 3시에 1200원까지 올라 6시간 만에 무려 180% 가량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상승폭이 큰 만큼 하락폭 역시 컸다. 3시까지만 해도 1200원에 거래되던 감마누 주식은 30분 뒤인 오후 3시 30분 830원으로 장마감했다. 고가 대비 30.83% 감소한 금액이다. 이날 850원에 거래가 시작된 넥스지 역시 장중 1710원까지 올랐다가 결국 1015원에 장 마감했다.
정리매매 기간에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이 시장을 교란한 결과로 분석되는 만큼 섣부른 투자를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재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는 정리매매주로 수익을 봤다는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감마누를 일컬어 정매 대장주라고 지칭하고 있을 정도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해당 게시글 작성자가 분을 떠넘기려는 투기세력일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정리매매주는 가격제한선이 없는 만큼 흔히 정매꾼이라 불리는 투기세력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시장을 교란하는 경우가 많다”며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주가 상승률만 보고 뒤늦게 뛰어들 경우 폭탄만 떠안고 피해만 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임현범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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