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과 북한이 분단된지 오래돼 문화적으로 차이는 있어도 같은 생태계 아래에 살고 있어요. 남과 북의 생태계는 연결돼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만큼 북한의 산림 상황은 우리나라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현재 우리나라의 산림이 좋아도 북한의 빈약한 생태계로부터 안 좋은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북한의 산림 황폐화 심각성 느끼고 북한 산림 살리기에 힘을 쓰고 있어요”
남북산림협력 민간단체인 ‘겨레의숲’의 오정수 이사는 황폐화된 북한의 산림 복원을 위해 수차례 북한을 방문해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산림복원 기술을 통해 북한의 산림을 살리는데 큰 공헌을 한 인물이다.
북한에 묘목생산기술지원 사업 성공적으로 이끌어…북한 산림전문가로 도약
건국대학교 산림자원학과를 나온 오 이사는 졸업 후 전공을 살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일했다. 그는 이곳에서 이 땅의 산림을 살리고 임업을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연구를 하며 36년간 공직생활을 했다. 특히 그는 종자, 양묘 조림, 조림지 관리 등 산림을 조성하고 관리하는데 필요한 연구에 힘썼다.
“대학에서 산림자원학을 공부해 자연스럽게 산림관련 연구원으로 공직생활을 하게 됐어요. 당시 우리나라의 산림 현황도 좋지 못했어요. 저는 그곳에서 우리나라의 산림을 살려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다양한 경험과 시험 연구를 했어요. 그 결과 우리나라 살림을 살리는데 일조를 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죠”
그렇게 공직생활을 하던 중 국내 산림업계의 큰 별인 마상규 박사가 오 이사를 찾아왔다. 마 박사는 오 이사를 향해 “역사상 최초로 북한에 묘목 30만 그루를 보내게 됐다”며 “그런데 나무를 모두 살려 보낼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오 이사는 마 박사의 얘기를 듣고 묘목들을 죽이지 않고 북한으로 보낼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북한으로 30만 그루의 묘목을 보내기 위해선 약 3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어요. 더욱이 계절이 봄이라 묘목들이 죽기 쉬운 환경이었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본 결과, 냉장 컨테이너에 묘목을 싣고 옮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어요. 마 박사는 이에 수긍했고, 저는 기술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죠. 결과적으로 평양에 묘목을 죽이지 않고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었어요”
오 이사의 도움으로 북한에 묘목을 옮길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김진수 고려대학교 농업생명대 학장은 오 이사를 찾아와 동북아산림포럼에 들어와 민간산림복원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처음 제안을 들었을 때는 공직에 있던 터라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김 학장이 인공위성으로 찍은 북한의 심각한 산림훼손 상황을 보여주며 설득하자, 오 이사는 북한 산림 살리기에 크나큰 사명감을 갖게 됐으며 함께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위성 사진을 보면서 든 생각이 북한의 산림훼손이 심각하다는 것이었어요. 같은 생태계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와는 상이했죠. 임학적으로 북한의 산림은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위해서라도 북한 산림 황폐화를 막는 일이 시급하다고 판단했어요”
이후 오 이사는 정부와 북한 양묘장 사업을 돕는 일을 했다. 직접 우리나라가 북한 양묘사업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기본 계획 등을 만들었고, 그 결과 북한에 11헥타르의 양묘장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평양 순안지역에는 약 100헥타르 규모의 중앙 양묘장이 있어요. 저희는 그 중 11헥타르 지역을 받아 양묘사업을 시작했죠. 11헥타르 중 10헥타르는 씨를 뿌려 묘목을 생산하는 노지양묘 방식 지역으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나머지 1헥타르는 제가 비닐하우스와 스프링클러 등을 설치해 인공적으로 묘목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한국형시설 양묘생산시스템’을 만들었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정부와 겨레의 숲이 설립한 11헥타르 안에선 1년에 150만 그루의 묘목을 생산해냈다. 하지만 2010년 북한과의 관계가 경직되면서 오 이사는 다시 북한 산림을 살리는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2010년 이후 산림협력 전면중단…포기 않고 산림복구 관련 세미나 이끌어
“묘목을 심은 후에는 비료도 들어가야 하고, 병해충이 발생하면 약을 뿌려주는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데, 경제상황이 어려운 북한이 이를 잘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 걱정이 많이 됐어요. 많이 답답했죠. 하지만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다른 방안이 없을까 수없이 고민했어요. 그리고 한 가지 방안을 생각해 냈죠”
오 이사는 산림협력 중단으로 북한에 직접 들어갈 수 없는 만큼,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역에서 ‘산림협력국제회의’란 이름의 세미나를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해당 회의에서 북한의 산림 황폐에 대한 심각성과 해결방안 등을 공유함과 동시에 북한의 산림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북한과 우리나라 단둘이만 해선 정보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중국, 몽골, 일본도 회의에 참석시켰죠. 산림협력국제회의를 통해 산림녹화기술협력을 공유함과 동시에 북한의 상황도 모니터링 할 수 있었어요. 남북관계가 악화돼도 뜻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러다 정부가 지난 7월 4일 산림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남북간의 산림복원을 위한 사업 재게 등이 예상되는 만큼, 오 이사는 다시 북한 산림을 살리기 위해 만발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그동안 민간차원에서 북한 산림협력에 관해 비교적 높은 신뢰와 성과를 쌓았고, 북측에서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인 만큼 이전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협력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어요. 북한의 황폐화를 통해 여러 경제적이점과 우리나라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있게끔 하는 것이요”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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