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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847>]-코오롱글로벌

노인·취약계층 생존권 뺏는 코오롱 윤창운 호화APT

5층 노후아파트 옆 38층 고층아파트 건설, 건강위협·일조권침해 논란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2-13 00: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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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는 인간이 생활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헌법에서도 이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5조 제3항에 따르면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해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택법에서도 국가 및 지자체에 국민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주택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가 점차 복잡·다양화 되면서 순탄한 주거생활을 영위한다는 게 결코 쉽지 많은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서로 다른 권리가 부딪치면서 각 집단 간에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대구시 달서구의 한 아파트 건축 사업장에서도 시공사와 주민들 간에 갈등이 발생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주민들은 대기업 건설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의 초고층 아파트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소음, 분진이 발생해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수익성을 최대화 하기 위한 고층아파트 건설로 인해 일조권, 조망권 역시 침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오롱글로벌은 해당 지역은 시의 허가를 받은 합법적 공사로 문제될 소지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주민들의 민원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고층 아파트 건립 문제를 두고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대구시 달서구를 찾아 현재 상황과 갈등 주체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 코오롱그룹의 건설계열사 코오롱글로벌을 이끄는 윤창운 대표의 경영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아파트 신축 공사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피해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는데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소통부재 지적까지 받고 있다. 사진은 대구시 달서구 장기동에 건립 중인 38층 코오롱하늘채와 바로 앞 5층 금강아파트 ⓒ스카이데일리
 
최근 코오롱그룹 내 건설사업을 영위하는 코오롱글로벌 수장 윤창운 대표를 향한 원성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축 아파트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산먼지·소음·일조권침해 등 인근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사 현장 인근에는 노인·취약계층 등이 다수 거주해 피해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지만 코오롱글로벌은 이를 무시한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5층 아파트 10m 앞에 38층 고층아파트 우뚝…주거권 및 사생활 침해 우려
 
윤 대표를 향한 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는 지역은 대구광역시 달서구 장기동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공사 현장이다. 코오롱글로벌이 시공을 맡은 해당 주상복합 아파트는 지상 38층 높이에 총 4개동, 476세대가 들어설 계획이다.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장 인근에는 아파트·빌라 등이 모인 주거 밀집지역이 자리하고 있다. 2160세대, 272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한 아파트 단지 벽면에는 공사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이곳 단지 주민들은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건립될 경우 일조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집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곳도 존재한다며 사생활 침해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건설현장과 약 10m 거리에 있는 금강아파트 주민들의 피해는 특히 심각했다. 금강아파트는 5층 높이에 49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노후 아파트다. 이곳 주민 대부분 노인·취약계층이다. 일조권 침해에 따른 건강악화로 인한 피해와 더불어 초고층 아파트로 인한 취약계층의 상대적 박탈감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찾은 공사 현장에서 금강아파트의 거리는 체감적으로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사실상 맞닿은 것과 다름없어 보였다. 오후 1시인데도 금강아파트는 그늘에 가려져 마치 늦은 오후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루 종일 햇볕이 들지 않아 금강아파트 각 호실 내부는 냉기로 가득했다.
 
다수의 주민들에 따르면 ‘코오롱하늘채’ 건립으로 인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인근 주민들의 건강피해다. 이미 코오롱글로벌의 신축 아파트 공사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 분진 등으로 인해 기침과 두통 등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일조권 침해로 햇볕을 쬐지 못하게 되면 각종 질병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게 주민들의 우려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과거 건설업계에 몸담은 경험이 있다는 한 입주민은 “여름에는 더워도 창문을 열수 없을 정도로 소음과 분진이 심했다”며 “건설업계에서 일했지만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고층아파트를 건립하면서 소음, 분진에 대해 제대된 피해방지가 없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토로했다.
 
인근 제니스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이영주(38·여)씨는 “빌라에 2년 동안 살고 있는데 이사를 왔을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분진과 소음에 시달렸다”며 “여름에는 공사장으로부터 날라오는 분진 때문에 빨래 널기도 힘들었고 소음 때문에 문을 항상 닫고 지냈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대문에 급기야 이사를 가는 주민도 있었다. 대호시티 빌라에 거주하는 박순영(49·여)씨는 “주변에 이웃들 중에는 도저히 못살겠다며 이사를 간 가구가 몇 있다”며 “공사장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 그 동안 코오롱글로벌로부터 어떠한 설명이나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정훈(69·남)씨는 공사 현장 인근 272세대가 살고 있는 영남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쉼 없이 진행되는 공사 때문에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주민들이 의견을 피력해 왔지만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손주가 있는데 천식이 있어 건강이 악화될까봐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루 종일 어둠 속에서 사는 취약계층 노인들, 코오롱 무관심에 집단행동 나서
 
현재 일조권 침해 피해가 가장 큰 금강아파트 주민들은 코오롱글로벌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로 인한 일조권 침해와 관련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금강아파트 주민 박진혁(가명·37·남) 씨는 “코오롱하늘채가 금강아파트에 너무 붙어서 집안으로 햇볕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거주민 대부분이 노인분들인데 건강에 문제라도 생기지 않을까 크게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 노인·취약계층이 살고 있어 생활이 넉넉하지 않은데 올 겨울 난방비도 걱정된다”며 “기존 인근 거주자들을 배려하지 않고 수익성을 위해 높은 건물을 지어 올린 코오롱글로벌은 반드시 해결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금강아파트 주민들의 대다수는 노인과 취약계층이다. 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에서 지내는 만큼 비산먼지, 소음, 일조권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금강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 금강아파트에서 바라본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금강아파트 한 호실 창문에서 바라본 모습, 집안으로 들어온 비산먼지 모습 ⓒ스카이데일리
 
보통 일조권 침해 분쟁은 민사소송으로 진행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일조권 침해기준은 일조시간을 근거로 한다. 수도권 지역에 공동주택의 경우 1년 중 일조시간이 가장 짧은 동짓날을 기준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연속 2시간 이상의 일조시간이 확보되거나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총 4시간 이상의 일조시간이 확보돼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이번에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주민들은 거주하는 단지의 경우 대법원이 정한 일조시간 확보 기준에 크게 못미친다고 주장한다. 금강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정일섭(가명·64·님)씨는 “코오롱하늘채 건립 전에는 창문으로 시야가 확보됐는데 이제 조망권은 고사하고 햇빛도 들어오지 않아 하루 종일 어두운 집에서 살고 있다”며 “조합과 건설사 측에 대책을 요구해봤지만 반응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아파트 건립 초기에 건설사는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투로 주민들을 안심시키며 60만원씩 건네고 합의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후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상대로 대기업이 나중에 벌어질 분쟁을 막기 위해 꼼수를 썼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일조권 침해 관련 소송에서 조합과 시공사들에게 공동책임을 물고 있는 판례가 적지 않다. 이번 일조권 피해 관련 소송 역시 비슷한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지난해 2월 서울 강남구 ‘개나리6차아파트’의 재건축사업장에서 제기된 일조권 침해 관련한 재판에서 재판부는 조합과 GS건설에게 6억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승태 도시와사람 대표 변호사는 “조합은 다른 건물에 일조권 침해가 예상되면 피해 구제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 역시 시공경험을 통해 사전에 일조권 침해를 예상했을텐데 조합에 적절한 조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물론 노인·아이들의 건강피해 우려까지 나오고 있지만 코오롱글로벌 측은 법적인 기준요건을 맞췄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아파트 건설 초기에 이미 주민들과 합의를 한 상황이라 문제될 것이 없지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며 “일조권의 경우 조합에 이의를 제기해야할 사항이다”고 말했다.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일조권 침해 논란관 관련, 지자체인 대구시 달서구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공사현장 주변 주민들로부터 민원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며 “건설사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로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해 법적 기준을 위반하는 경우가 생기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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