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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영유아보육법 개정안
아이 교육·보육 뒷전, 탁상행정 강요하는 영유아보육법
현실과 동떨어진 법 개정에 관련 단체들 비대위 설립 후 단체행동 개시
박광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4-05 18:58:00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보육지원 체계를 개편하기 위해 ‘영유아의 심신을 보호하고 건전하게 교육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육성함과 아울러 보호자의 경제적·사회적 활동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영유아의 심신을 보호하고 건전하게 교육하여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육성함과 아울러 보호자의 경제적·사회적 활동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학부모와 보육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고 부모와 보육현장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으로 합당한 방향으로 보육지원 체계를 개편하고자 함이다. 보육체계 효율화를 위해 도입한 ‘0~2세 맞춤형 보육’이 등장한 지 3년 만이다.
 
하지만 이번에 통과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주목된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영유아보육을 담당하는 어린이집의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개정안을 내놓은 것은 현장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장과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지난 3월 27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영유아·보육인 권리수호를 위해 실현 가능한 교직원 휴게시간제도 마련 및 보육체계개편 조속한 이행과 누리과정비 평등 지원, 영유아보육법 개정 즉각 철회 등을 요구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어린이집 지원금…교사 허위 등록에 파트타임 교사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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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어린이집 원장은 하루 3시간 근무하는 시간제 보조교사를 정교사로 허위 등록하고 지원금을 받았다. 시간제 교사를 정교사로 실제 근무하지 않는 가족 등을 교사로 각각 허위 등록해 인건비를 가로챈 것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익명을 요구한 어린이집의 한 교사는 “처음 교사로 계약할 때부터 정교사 등록 후 페이백을 요구하는 원장들이 많다”며 “일선 교사들도 짧아지는 근무시간으로 편의를 보고 있는 만큼 크게 개의치 않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 사이에서는 이를 ‘파트타임교사’로 부른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보통 10시쯤 출근해 4시쯤 퇴근을 한다. 결국 종일반 수업에 남아있는 한 두 명의 아이들은 책임교사 하나 없이 방치되는 셈이다. 부모들은 이러한 불법 행위를 알고 있어도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봐 쉬쉬하는 실정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는 현실과 동떨어진 지원금 제도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일례로 성북구 내 1000세대 이상 아파트에 위치한 가정 어린이집의 원아수를 집계해보니 평균 10명 정도였다. 원아 연령별로 차이는 있으나 원아 한 명당 평균 지원금은 40만원 안팎이다. 0세는 45만4000원이며 2세는 월 33만1000원이다.
 
여기에 누리과정비는 영유아 1인당 월 22만원으로 7년째 동결중이다. 최대로 따져도 지원금 수준은 7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불과하다. 원아 10명으로는 어린이집 운영자금은 턱없이 모자란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운영난이 심각해진 어린이집 원장들은 불법임을 알면서도 ‘페이백 교사’ 등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성북구 A아파트의 00어린이집 원장 김미경(45)씨는 “아이들의 수는 계속 줄어만 가는데 보육료는 몇 년째 동결로 어린이집 운영이 어렵다보니 궁여지책으로 편법을 쓸 수밖에 없다”며 “현 수준의 보육료로는 영유아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기르고 가르치기에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출산률에 비해 어린이집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평가인증제 의무화 시행…행정업무하다 아이들 보육 뒷전 가능성
   
▲ 평가인증제도는 시설관리와 교구, 교육프로그램에 따른 아이들의 일지 점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평가지표들에 현실이 제대로 반영됐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보이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진은 한 어린이집 내부(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정부는 내년부터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의 평가인증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율 신청에 맡긴 평가인증제를 내년 6월부터 전체 어린이집에 대한 평가의무제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다. 평가인증제도는 시설관리와 교구, 교육프로그램에 따른 아이들의 일지점검 등을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평가인증제도 의무화를 두고 일선 어린이집 교사들 사이에서는 회의섞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평가지표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에서 이를 의무화하더라도 효과가 미비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한 번 평가인증을 잘 못 받게되면 어린이집으로선 심각한 타격을 입어 결국 폐업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일선 어린이집 교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평가인증을 통해 어린이집을 A·B·C·D등급으로 나누고 보육시설인 어린이집을 교육시설과 같이 등급제로 평가하면 C·D등급을 받는 어린이집은 기피대상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
 
또한 평가인증을 전국으로 확대하면 A등급에 포함되기 위한 노력 때문에 교사들과 아이들은 반사적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인증기준을 맞추기 위한 작업을 아이들 교육시간에 진행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교육·보육 서비스는 뒷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선 어린이집 교사들의 초과근무도 불가피해진다. 현재 ‘보육교사 8시간 근무제’가 시행 중이지만 평가인증을 준비하는 어린이집 교사들의 평균 근로시간은 12시간 정도로 나타났다. ‘보육교사 8시간 근무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지난해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한 근로시간 특례업종 축소를 통해 보육교사에게도 휴게시간이 보장됐지만 평가인증제도 의무화가 시행될 경우 8시간 근무제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련의 지적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장점검을 통해 연장보육시간에 안정적인 보육이 제공되도록 추가로 보육교사를 배치하도록 하겠다”며 “각 보육과정에 대해 별도의 비용지원방식을 적용해 충실히 운영될 수 있도록 어린이집 지원방식도 합리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광신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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