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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부산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사업 갈등

오거돈 불도저식 행정에 지역민 수천억 재산피해 위기

층수제한 용적률축소 시도에 조합원 반발…부산시 “책임없다” 발뺌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01 16: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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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시민자문위원회는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구역의 층수를 낮추고 용적률을 축소하는 내용의 자문안을 발표했다. 이에 재정비촉진구역 조합원들은 “재정비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재정비촉진지구 3구역에서 바라본 부산시민공원과 일대 모습 ⓒ스카이데일리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사업(이하 재정비촉진사업)이 중대 위기를 맞았다. 부산시 시민자문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재정비촉진구역의 층수와 용적률을 제한하는 내용의 자문안을 발표했다. 재정비촉진구역 조합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부산시가 행정의 연속성과 신뢰성을 저버렸다”며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시민자문위 “공공성 필요…층수제한·용적률 축소해야”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사업은 부산시가 지난 2007년 부산진구 범전동 일대 총 89만5970㎡ 부지 중 54만3360㎡는 부산시민공원을, 주변 35만2610㎡ 부지에는 최대 용적률 800%, 제한층수 65층(상가, 주택의 경우 60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사업 초기만 해도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지역주민들은 시민공원을 둘러싸고 고층의 아파트가 들어 설 경우 부산시민들의 조망권 훼손 등이 우려된다며 부산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고층 아파트 건축은 불가피하다”며 부산시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지역주민들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 부산시 결정 고시에 의거해 조합 결성과 시공사 선정 등을 진행해 왔다. 순탄하게 진행돼 온 사업은 오거돈 시장 취임 이후 급반전을 맞이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거돈 시장이 “시민들의 조망권이 훼손된다”며 촉진지역 내 아파트 최고 높이를 문제 삼으면서 경관심의 등 인허가 절차가 전면 중단됐다.
 
오 시장은 시민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경관심의위원회 등에서 최종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시민자문위가 내놓은 자문안에 지난 11년 간 진행된 사업안을 전면 뒤집는 내용이 담기면서 재정비촉진구역 내 3000여 조합들의 반발이 불거져 나왔다.
 
▲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사업이 시민자문위원회 자문안으로 진행될 경우 재정비촉진구역 내 3000여 조합들의 금전피해는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위쪽부터 촉진3구역 현 건축계획(안) 입면도, 조감도, 시민자문위원회가 제시한 변경 건축계획안 [사진=촉진3구역 조합]
  
시민자문위가 내놓은 자문안에 따르면 재정비촉진구역 4개 구역 중 1구역에 대해서는 서면 방향인 남측면의 시야 확보 조건으로 현재 계획인 ‘65층 이하’를 유지하고 용적률은 현 810% 이하에서 10% 비율로 축소하도록 권고했다.
 
2-1구역은 현재 계획된 초등학교, 중학교, 소공원 부지에 대해서는 환지(換地)를 통해 재계획을 수립하는 조건으로 현 층수와 용적률을 유지하고 대안으로 서면방향으로 시야 확보와 용적률 10%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3구역은 현재 계획된 ‘60층 이하’ 층수를 ‘평균 35층 이하’·‘최고 45층 이하’로 변경하고 용적률 역시 300%에서 10%의 비율로 축소할 것을 권고했다. 4구역은 현 ‘49층 이하’에서 ‘평균 35층 이하’·‘최고 45층 이하’로 낮출 것을 요청했다. 재정비 촉진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경관·공공보행로·시민공원 내 일영 정도 등 공공성을 검토했다는 게 자문위의 설명이다.
 
시민자문위는 “부산시가 시민공원 주변 지역의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수익성이 우선된 민간의 정비계획을 승인해 줬다”며 “이에 따라 시민의 소중한 자산인 시민공원의 환경악화, 경관문제, 조망권 확보 문제 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산시의 공식적인 사과를 주문하는 한편, 행정의 연속성을 위한 정책실명제 도입을 제시했다.
 
조합원들 “하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말 바꾸는 부산시…차라리 사업 포기한다”
 
재정비촉진구역 조합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법정공방까지 벌이며 고층아파트를 짓겠다고 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 데 대해 성토의 목소리를 냈다. 일부 조합원들은 차라리 재정비촉진사업을 포기하겠다며 격양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합원들은 성명을 통해 시민자문위원회의 시민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하며 “부산시가 시민자문위에 용적률 20% 하향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주는 등 편파적으로 운영했고 자문위는 공공성 확보와는 무관하게 촉진계획을 변경하거나 아예 사업 추진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용적률 10% 하향 조정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존의 촉진계획 변경이나 용적률 하향 조정 등은 재정비 촉진사업 자체를 아예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우리는 재정비촉진 사업을 포기할 테니 부산시는 더 이상 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사업의 공공성 확보라는 허울을 쓰고 지역주민과 부산시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시민공원에 편입된 돌출마을 등 촉진구역 부지를 촉진계획 고시 이전의 상황으로 모든 것을 되돌려 놓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피력했다.
 
▲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구역 조합원들은 부산시를 상대로 행정·민사소송 등 법적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한 부산시가 결정 고시한 촉진계획을 부산시 스스로 부정하는 일관성 없는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재정비촉진구역 조합원들이 지난달 29일 부산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초 계획대로 촉진사업 진행을 요구하는 모습(위)과 부산시청 로비에 모인 조합원들 [사진=촉진3구역 조합]
  
아울러 조합원들은 “부산시가 결정 고시한 촉진계획을 부산시 스스로 부정하는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인해 촉진지구 전체 사업장이 심각한 재산 손실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조합원들은 부산시민공원 조성을 위해 토지수용에 적극 협조 했을 뿐 아니라 촉진계획에 따른 기반시설비용으로 촉진구역별 약 1200억원을 부담하고 추가로 양성초등학교 본관 신설비용 300억원까지 추가 부담한 점을 재산 피해의 근거로 들었다.
 
3구역의 한 조합원은 “조합원들은 부산시가 고시한 촉진계획을 신뢰해 사업을 진행해 왔다”며 “부산시는 ‘시민자문위를 운영한다’면서 사업을 장기간 중단시켰을 뿐 아니라 사업계획 마저 바꾸려 하는 것은 부산시 스스로 행정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부정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조합원들이 추가로 입게 될 재산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층수제한과 용적률 감소로 인해 조합원 3000여명이 추가로 분담해야 할 금액은 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황기원 3구역 조합장은 “시민자문위원회 발표내용은 당초 예상했던 내용이다”며 “앞으로 행정소송과 민사소송을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시민자문위의 자문안을 토대로 경관심의위원회와 건축심의위원회 회의를 거쳐 재정비촉진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부산시가 시민자문위를 편파적으로 운영했다는 지적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민자문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것은 경관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다”며 “따라서 시민자문위의 자문안을 경관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층수를 제한하는 대신 용적률은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타협안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조합측이 내년 사업착공을 목표로 시공사를 비롯한 관련 사업체들과 계약을 맺은 상태여서 문제 해결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재정비촉진구역과 사업계약을 맺은 한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원들 입장에선 안 그래도 부동산 경기도 안 좋은데 악재가 계속되니 사업을 포기하자는 분도 있고 조금 더 기다려 보자는 분도 있다”며 “회사입장에선 최대한 냉정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시행주체는 어차피 조합인 만큼 회사 손실에 대한 책임은 조합에 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사업의 경우 지자체의 일관성 없는 행정이 큰 원인인 만큼 조합측과 서로 곤란한 일이 없도록 잘 조율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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