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자리한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 이하·국민권익위)는 27일 정부세종청사 권익위 전원위원회 심의실에서 제3차 생활적폐대책협의회(이하 협의회)를 열고 ‘생활 속 반칙과 특권’ 해소를 위한 9개 생활적폐 개선과제의 상반기 추진실적을 점검했다.
이건리 권익위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협의회는 과제별 소관부처 담당 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의 과제별 추진실적과 관계기관 간 협업 추진방안, 국회 심사 중인 법률 제·개정 현황 등을 논의했다.
개선과제는 ▲유아·청소년기(출발선의 불평등) ▲청년기(우월적 지위 남용) ▲성년기(권력유착, 사익편취) 등 생애주기에 따라 분류됐다. 각 생애주기 별 개선과제 내용으로는 교육부 소관의 학사비리 근절 및 유치원 공공성 강화, 권익위와 국무조정실 소관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공공분야 갑질근절 종합대책 등이 있다.
기획재정부 소관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 법무부 소관 지역 토착비리 개선, 국세청 소관 탈세행위 근절, 보건복지부 소관 불법개설 의료기관 등 보험수급비리 근절, 국토교통부 소관 재건축·재개발 비리근절, 행정안전부 소관 안전분야 부패 근절 등도 포함돼 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단, 채용실태 전체 조사 통해 189건 비리 적발
개선과제별 추진실적을 살펴보면 우선 교육부는 ‘학사비리 근절 및 유치원 공공성 강화’ 일환으로 대학입시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대입 응시생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입학사정관은 해당 학생의 선발과정에서 배제되도록 ‘고등교육법’을 개정했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 사업 기본계획’을 변경해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을 높이고 블라인드 면접을 확산하기 위한 평가지표를 신설했다.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학생평가에서 비위사실이 드러난 사립학교 교원에 대해 교육공무원 징계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다.
유치원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도 지속 추진 중이다. 올해 초 사립유치원 휴·폐업, 신규모집 중단·지연상황 발생 시 국·공립 유치원 등록권 부여, 원아 재배치, 긴급돌봄서비스 등 위기상황 지원체계를 구축해 학부모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일정규모 이상 사립유치원에 국가관리회계시스템(EduFine)을 적용해 회계의 투명성을 높였고 오는 2021년까지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4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3월 국·공립 유치원 702개 학급을 신·증설했다.
국무조정실의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발생하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공공기관 갑질 관행에 대한 개선대책도 정상 추진 중이다. 공공기관의 관행화된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지난해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추진단’이 출범했고 올해 초 공공기관 채용실태 전체조사를 통해 채용비리 189건과 업무부주의 2452건을 적발했다.
전체조사 이후에는 공공기관 채용제도 개선대책을 마련해 각 기관에 권고했다. 특히 민간 기업에 채용 관련 부정한 청탁·압력·강요 등의 행위를 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도 개정했다. 공공기관 뿐 아니라 민간기업의 채용도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공공분야 갑질 관행 근절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도 개선되고 있다. ‘공무원행동강령’에 갑질 행위 금지규정을 신설하고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공공분야 갑질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관련 법령 개정으로 ‘직장 내에서의 괴롭힘’이 금지됨에 따라 지위‧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한 불합리한 관행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사무장병원 뿌리 뽑기 나선 복지부, 적발 시 재산몰수 근거 마련
‘권력유착이나 사익편취’로 발생하는 보조금 부정수급이나 의료기관 보험수급비리 등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기재부는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을 위해 ‘국고보조금통합관리지침’에 ‘보조금 불시·교차점검 근거’를 마련하고 ‘부패방지권익위법’을 개정해 권익위 외의 공공기관에 보조금 부정수급 등 부패신고를 할 경우에도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지급요건을 완화했다.
지난 4월에는 부정이익 전액 환수 및 부정수익자에 대한 제재부가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공공재정환수법을 제정한 바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공공재정환수법’은 향후 국가 재정의 건전성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복지부는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 의료기관의 보험수급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사무장병원 개설자의 재산을 몰수·추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관련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사무장병원’이란 의사나 한의사 등 의료행위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병원 행정직원 등이 병원 대표나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수술지시, 약처방 등을 하고 환자들을 상대로 병원비를 받는 병원을 말한다.
국세청은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탈세 근절을 위해 골프연습장 운영업, 자전거 및 기타 운송장비 소매업, 예술품 및 골동품 소매업, 손·발톱관리미용업, 악기소매업 등 5개 업종을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업종에 추가하고 해외금융계좌 미신고액 자금출처 소명의무를 법인까지 확대했다.
국토부는 재건축·재개발 비리 근절을 위해 일정액 이상 공사비가 증액되거나 5분의 1 이상의 조합원이 요청할 경우 공사비 검증을 의무화함으로써 시공자의 무분별한 공사비 증액을 차단하는 등 비리발생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제도개선도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협의회는 지난달 20일 열린 제4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논의된 호화생활자의 탈세·체납행위, 노인장기요양기관의 불법행위, 학교법인 회계 및 감사제도 등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했다.
이건리 권익위 부위원장은 “앞으로도 정부혁신 차원에서 국민생각 함 등 국민소통 창구를 활용해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각 과제별 대책을 보완함으로써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생활 속 반칙과 특권’ 해소대책을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승섭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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