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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노거경 거경필름&컬쳐플랜 대표

“51년간 꿈 포기하지 않았기에 감독의 꿈 이룰 수 있었죠”

자비 1억 2000만원 투자해 독립 장편 영화제작, 꿈을 쫒는 집념의 영화인

이지영기자(jy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7-30 13: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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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거경(사진) 거경필름&컬쳐플랜 대표는 장편독립영화를 제작하며 영화예술 현장의 일선에 있다. 사진은 자신의 책상에서 앉아있는 노거경 대표 [사진=안현준 기자] ⓒ스카이데일리
 
“전 아직도 대중문화 예술을 진짜 예술로 착각하곤 해요. 돈 못 버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어요. 경제적이고 금전적인 스트레스가 없기 때문에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창작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요”
 
노거경(51세 남) 씨는 영화감독 겸 영화사 대표로 내년 봄에 독립 장편영화인 ‘마지막 휴가’를 개봉할 계획이다. 비상업적인 영화인 ‘마지막 휴가’는 지금처럼 풍요로운 생활을 이루기 전,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세대에 대한 이야기다. 전액 자비를 들어 독립 장편영화를 만든 집념의 영화감독 노거경 대표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중학교 3학년 때 끌로드 를르슈 감독의 ‘남과 여’라는 유럽 영화를 보고 영화의 형식에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영화감독을 꿈꾸게 됐죠. 이후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고등학교 영화연합서클을 만들어 16mm와 8mm 필름카메라로 영화를 찍고, 영화시사회도 진행하곤 했어요. 그때 찍었던 영사기들이 아직도 제 방에 있어요”
 
노 대표는 어릴 때부터 영화감독을 꿈꾸며 자랐다. 그가 영화와 친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국제영화사 회장이셨던 할아버지와 영화인협회 이사와 광고제작사협회 부회장이었던 아버지 영향이 컸다. 때문에 노 대표는 늘 영화와 가까이 할 수 있었다.
 
“두 분 다 오래된 영화인 선배라고 할 수 있죠. 그 당시 비디오테이프가 나오기 시작하며 동네에 비디오 가게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아버지가 영화를 빌려다 보라며 동네 비디오 가게에 장부를 만들어주셨죠. 제가 외상으로 비디오를 빌리고 사인하면 아버지가 결제하곤 하셨어요. 또한 아버지가 일본 출장을 가셨을 때, 비디오카메라를 사다주신 덕분에 드라마 타이즈 형식의 단편을 찍을 수 있었어요”
 
노 감독은 영화감독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기 위해 중앙대학교 영화학과에 1기로 진학했다. 하지만 그는 대학교를 졸업한 후 8년간 영화계를 떠나 있었다.
 
경제적으로 힘든 현실, 영화간독 꿈 가슴에 묻고 8년간 영화계 떠나
 
당시 영화계는 도제 시스템이 자리 잡아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선 장시간 연출부로 일해야 하고 일정한 월급을 받기 힘든 시스템이었다. 결국 노 감독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제작 PD, 영화제작 프로듀서, 홈쇼핑 PD 등을 거치며 영화계와 멀어져 갔다. 하지만 그는 30대 중반에 영화 ‘식객’의 조감독으로 첫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이후 그는 영화 투자유치에 실패하고 캐스팅에도 실패하는 등 영화감독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야 했다
   
▲ 노거경(사진) 거경필름&컬쳐플랜 대표는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현실 때문에 영화계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중앙대학교 동기이며 영화 ‘식객’을 제작한 전윤수 감독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어요. 저는 ‘식객’의 프리프로덕션까지 담당하는 조감독을 맡았어요. 그 후 모 영화사에 제작이사를 맡아 일하다가 영화가 몇 편 엎어지며 못하게 됐죠. 이후 다시 영화감독의 꿈을 접고, 방송과 광고 쪽에서 하던 일을 계속 했어요”
 
긴 공백기 거쳐, 단신으로 영화판 뛰어들어 새롭게 시작해
 
38살 때부터 시작된 공백기는 8년이란 긴 시간이 필요했다. 이때도 그는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면 영화를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자심의 명의로 거경필림이란 영화사를 차렸다. 하지만 8년의 긴 공백 기간 동안 영화계의 인맥이 끊어지며 어렵게 첫 발을 떼야 했다.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던 46살에 제 명의의 영화 제작사를 오픈했어요. 하지만 영화사를 차리기 전, 8년 정도의 공백 기간이 있다 보니 영화계 인맥이 다 없어지고, 저 혼자 새로 시작해야 하니 정말 어려웠어요. 저도 나이를 먹다 보니 같이 영화를 꿈꿨던 친구들도 이젠 이 일을 안 하는 경우가 많았죠”
 
“새로 시작하는 동안 영화투자자나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면서 무시도 당하고, 만남을 거절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그렇게 거절을 당하며 새로운 인맥을 만드는 데 1년이란 시간이 걸렸어요”
 
노거경 대표는 느닷없이 영화판에 등장해 상업영화를 제작, 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1억 2000만원의 영화 제작비를 투자받지 않지 않고, 전액 자비를 들여 ‘마지막 휴가’를 제작했다. 그는 ‘마지막 휴가’가 투자를 받지 않았기에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마음껏 담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의 영화 ‘마지막 휴가’는 요즘처럼 풍요로운 생활을 이루기 전,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세대의 이야기를 영화에 담은 것이다.
 
“그 당시에는 새마을 운동이나 보릿고개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풍요롭지 못한 시대였어요. 전 그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경제 발전의 밑거름인 그 세대의 이야기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 대해 다루었죠”
 
하지만 영화 ‘마지막 휴가’는 독립영화다 보니 배급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상업 영화가 아니다 보니 배급이 쉽지 않은 것이다.
 
“배급도 많이 거절됐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큰 부분은 현재론 영화 ‘마지막 휴가’에요. 개봉 확정일인 내년 봄까지 배급사를 찾지 못하면 제가 직접 개봉할 거예요. 지금도 계속 배급사와 미팅 중이고, 4번 정도 거절됐죠. 앞으로 10번 정도 더 거절돼도 돼요. 그 정도의 어려움을 선택하고 시작했고 찍었으니까요”
 
영화감독의 꿈 이뤄, 이젠 대중문화가 아닌 진짜 예술의 길 걷고 싶어
 
▲ 노거경(사진) 대표는 51년간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마침내 영화감독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운영 중인 영화사의 이름을 거경필름&컬쳐플랜으로 바꿨다. 영화와 공연예술을 다 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독립 장편영화 ‘마지막 휴가’의 개봉 외에도 연극 ‘1985 도봉구 시네마 파라다이스’를 상영할 예정이다. 또한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자선공연인 퓨전 발레공연의 총책임자를 맡았다.
 
“퓨전 발레 자선 공연의 제작자 겸 총연출(책임)을 맡았어요.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브로 삼은 이 공연은 영화·연출·발레 등 세 가지 장르가 집약된 우리나라 최초의 퓨전 발레공연이 될 거예요. 저는 연극과 영화부분을 맡고, 발레 부문은 청담동 한스 발그로니 원장인 한영 씨가, 연극 부문에는 연출가 겸 배우로 활동하는 최영규 씨가 맡았죠. 현재 대본 작업 중이고 내년 가을에 대극장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에요. 공연의 수익금은 소아암 환자들에게 기부할 예정이죠”
 
노 감독은 대중문화 예술을 진짜 예술로 착각하고 있다고 했다. 꿈과 돈을 결부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노 대표는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꿈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영화 일은 끝이 안 보여서 그 자체가 힘들어요. 어디가 정답인지 모르는 결과물을 보고, 결과물 전까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기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죠. 저도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며 시나리오를 써야 한다는 중압감, 압박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꿈을 이루기 위해 51년째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죠.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그 기회는 올 거니까요”
 
[이지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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