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복권 사업의 관련 법 규정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1인당 한 회차 10만원 구매 제한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한 구매자에 대한 제재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판매자에 대한 처벌도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어 허울뿐인 구매 제한 규정이 사행성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10만원 초과 구매 적발 지난해 단 2건 불과…“현실 상 적발 어렵다”
최근 3년 간 로또 복권 판매액은 꾸준히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2016년 3조5995억원이었던 판매액은 2017년 3조7973억원, 지난해 3조9606억원 등으로 매년 5% 가량 늘고 있다. 지난 2010년 판매액이 약 2조5000억원임을 감안하면 9년 새 약 63% 증가한 수치다.
로또 판매가 성행하고 있지만 정작 관련 법 규정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 복권법 5조 2항에 따르면 1인당 1회 10만원 초과 구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만한 뾰족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복권판매점에서 만난 김정훈(35·남)씨는 “주로 점심시간에 식사하고 난 후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에 로또 복권을 구매한다”며 “1인당 구매 제한 금액에 대해 알고 있지만 부탁을 받고 동료들 몫까지 한꺼번에 구매하다 보면 10만원을 넘게 구매하는 적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복권판매점에서는 10만원 초과 구매 시 동료들을 데려오지 않으면 판매하지 않겠다는 곳도 더러 있지만 귀찮기 때문에 그런 곳은 피하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1인당 1회 10만원 구매 제한 단속은 대부분 현장 적발을 원칙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현장에서 단속 직원이 실제 1회 10만원 이상 복권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단속하는 건 손에 꼽을 정도다. 이는 지난해 복권법 위반 건수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지난해 전국 복권법 위반 건수는 총 138건이다. 유형별로는 △제3자 판매허용기준 위반(74건) △판매점 구매서류 미비(57건) △당첨금 지급 거부(5건) △1인 1회 10만원 초과 판매(2건) 등이다. 이 가운데 ‘1인 1회 10만원 제한‘을 3번 위반하다 적발돼 판매 계약이 해지된 곳은 단 2곳(0.014%)에 불과해 단속에 대한 실효성이 제기된다. 심지어 올해 상반기에는 단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
현재 복권법 위반행위에 대한 점검·단속 의무는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복권법 위반 적발 건수가 소폭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지자체와 동행복권 인력만으로는 전국 7000여 곳에 달하는 로또 복권 판매자를 일일이 단속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게 대다수 지자체의 설명이다.
유명무실한 복권 10만원 초과구매 제한…규정 보완 필요성 대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복권 1인당 1회 10만원 제한’ 규정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판매한도 초과 판매 위반의 경우 △1차 위반 시 과태료 100만원 △2차 위반 시 과태료 300만원 △3차 이상 위반 시 과태료 500만원 등 판매업자만 처벌하도록 돼있다.
이에 복권판매업자들은 판매업자만 처벌을 하는 건 부당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10여년간 복권판매점을 운영한 박모씨는 “가게가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하루에도 수많은 복권 구매자들이 방문하는데 10만원 넘게 구매하는 사람들을 매번 기억할 수 없는 노릇이다”며 “관련 법의 취지는 알지만 판매업소만 처벌할 게 아니라 원천적으로 구매자들을 규제해야 하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복권판매점을 운영 중인 정모씨는 “판매하는 입장에서 아무리 신경을 쓰고 영업을 한다지만 고객이 조금만 다른 마음을 먹으면 언제든지 판매자를 곤경에 처하게 할 수 있는 게 현재 복권법 규정이다”며 “1년에 한번 로또 복권 판매 재계약 시 관련 교육을 받지만 위반 사례 위주의 교육에 그쳐 실질적으로 초과 구매 행위를 근절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양벌할 수 있는 제도보다는 비슷한 사행산업인 경마와 경륜, 카지노 등에서 적용되고 있는 전자카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자카드 제도를 도입하면 모바일 앱이나 전용단말기를 통해 구매·환급·입출금 등 거래내역 조회 기능 및 구매 상한액이 자동으로 제한돼 원천적으로 초과 구매 행위 자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카드 제도 도입마저도 쉽지 않다. 현재 복권법 상 구매 수단을 현금으로만 제한하고 있어 이를 도입하려면 관련 법 개정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윤석구 복권위원회 발행관리과 사무관은 “‘현재 1인 1회 10만원 제한‘ 제도와 관련해 지자체와 연 2회 이상 점검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현재 판매점을 대상으로 교육자료 게시를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을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초과 금액 구매자까지 처벌하려면 실명제 도입을 통해 전자카드 구매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 복권법 자체가 현금 구매만 가능하기 때문에 상위 법 개정이 이뤄지고 난 후에 논의가 될 문제다”고 설명했다.
[장수홍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