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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229>]-반려동물 잔혹범죄 증가

살인·폭력 흉악범죄 시작 동물학대, 처벌은 ‘솜방망이’

반려동물 잔혹살해 잇따라·학대수위 높아져…처벌강화·생명존중 교육 필요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11-16 00: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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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서울 서초구 인근에서 심각한 학대를 받은 고양이 한 마리가 목숨이 위태로운 채 발견됐다. 고양이는 안면부가 함몰되고 다리뼈는 부서져 있었다. 사진은 당시 구조될 때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반려동물을 살해하는 잔혹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동물학대 강도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일반 폭력범죄와 동물학대의 연관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실효성 있는 법적 장치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6월 화성시에서 50대 남성이 주민들이 돌보던 고양이를 벽과 바닥에 내리쳐 잔인하게 죽인 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부산의 한 아파트단지 주차장에서 고양이가 토막난 채 발견됐다. 지난 7월에는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 인근에서 30대 남성이 반려묘를 바닥에 내던지고 머리를 발로 짓밟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반려동물 생명경시 범죄 갈수록 증가…‘처벌규정’ 있으나마나
 
지난달에는 실종된 강아지가 인적이 드문 골목길 주차장에서 머리가 심하게 훼손된 채 발견됐고 전북 전주에서는 최근 한 달 동안 독극물로 추정되는 사유로 길고양이 8마리가 잇따라 죽은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동물학대는 더 심각하다. 지난달 서울 마포구 한 주택 4층에서 누군가 고양이를 밀어 떨어뜨리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울산에서는 폭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강아지를 동물구조단체가 구조한 결과 오른쪽 뒷다리 뼈가 으스러져 있었다.
 
지난 7월 군산에서는 길고양이가 머리에 화살촉이 박힌 채 발견됐고 같은 달 유튜버 A씨는 반려견의 주둥이를 잡고 흔들고 짓누르는 장면을 그대로 방송해 사회적 파문이 일기도 했다. 무인경비시스템을 울리게 했다는 이유로 고양이를 쇠파이프로 내리쳐 한쪽 눈이 손상되는 등 쇼크 상태에 빠뜨린 사건도 있었다.
 
동물 살해·학대 범죄가 매년 증가한다는 점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람은 592명으로 △2014년 262명 △2015년 264명 △2016년 331명 △2017년 459명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가 올해 3분기 동물학대 제보가 접수된 총 139건을 분석한 결과, 열악한 사육환경으로 인한 학대(42.4%)에 이어 물리적 학대가 30.9%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동물학대로 인한 처벌 건수는 매우 미약하다. 2014년~2018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인원 1908명 중 구속 기소는 3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1905명은 불구속 기소 처리됐다. 동물보호법은 동물학대범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대다수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처분에 그치고 있다.
 
▲ 지난해 11월 경북 포항시에서 집주인이 세입자의 집에 들어가 반려견을 폭행해 한 마리는 죽고 한 마리는 안구 적출수술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당시 폭행으로 피눈물로 털들이 떡진 반려견(왼쪽)과 맞아 죽은 채로 발견된 반려견. [사진=동물권단체 케어]
  
동물 학대에 대한 시민들의 공분이 일면서 지난 9월 표창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동물학대 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재판 중에 있는 동물 소유자에게 피학대 동물을 반환하지 않고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또한 개정안에서 동물학대 행위로 처벌 전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시·도지사 등이 소유 동물에 대한 소유권 제한 선고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여야 정쟁이 계속되면서 현재 개정안에 대한 법안심사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우리나라가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 졌지만 아직도 동물을 대상화 하고 물건처럼 취급하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민법이나 형법에서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물학대 사건에 대해 적극적인 처벌이나 대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반려동물에 대한 잔혹 범죄들이 일반 시민들도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동물을 죽이는 행위가 반사회적인 중대한 범죄로 다뤄지지 않고 최고형을 받는 사례도 극히 드물다 보니 유사범죄를 막을 수 있는 동물보호법의 처벌조항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흉악범죄자들, 동물학대 전력있어…실효성 있는 법·제도 마련 시급 
 
특히 이처럼 잔혹한 동물학대 범죄가 일반 폭력범죄와 연관성이 높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동물학대 범죄가 더 확산되기 전에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2018년 한국교정학회 학술지에 실린 ‘동물학대의 재범방지 및 처벌강화 인식에 대한 연구’(김혜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대학원생, 제1저자. 이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 교신저자) 논문에 따르면, 동물학대는 학교폭력·가정폭력 등 대인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동물학대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범죄중 하나는 가정폭력이다. 호주에서 가정폭력과 동물학대의 관계에 대한 연구결과 동물학대를 한 경우 가정 폭력을 저지른 집단에 속할 확률이 5배나 높았다.
 
특히 아동기의 동물학대는 이후 대인범죄를 예측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동물학대 경험이 있는 아동은 경험이 없는 아동보다 향후 10년 이내에 폭력 행동을 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반면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은 동물학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보호법을 주요 사회범죄로 규정하고 있는 해외에 비해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동물학대의 재범방지 뿐 아니라 대인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동물학대 처벌 강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잇따르고 있는 반려동물 잔혹범죄에 대해 전문가들은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반려동물 생명권에 대한 사회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정부는 전담인력을 충원해 적극적인 동물보호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은 경기 일산의 한 공원에서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산책을 즐기고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국내에서는 강호순, 유영철 등 연쇄살인범들의 사례에서 동물학대 전력이 드러나기도 했다. 강호순의 경우 개 사육장을 운영하며 개를 잔혹하게 도살 하는 등 동물학대 성향을 보였다. 유영철의 경우 개를 상대로 살인연습을 했다고 한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 역시 기르던 개 6마리를 망치로 때려 살해한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충남대학교가 2019년 발행한 평화안보대학원 석사논문 ‘동물학대 행위와 대인범죄의 연관성에 관한 해외 문헌 연구’(민이현, 지도교수 곽대훈)에서도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동물학대를 저지르거나 목격한 경험은 아이들의 발달과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동물학대 행위는 가정 안팎에서 다른 유형의 대인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보고에 따르면 미국 가정폭력 피해자의 71%가 그들의 가해자가 반려동물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고 응답했다.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ALSF(Animal Legal Defense Fund) 보고서에도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를 받는 가정의 88%에서 동물학대가 있었음이 보고됐다. 미국 보스턴 노스이스턴 대학 연구결과에서도 동물학대자의 70%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다른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동성추행범의 30%, 가정폭력범의 36%, 살인범의 45%는 동물학대 경험이 있었다.
 
한 동물권단체 활동가는 “동물학대가 사람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는 많지만 이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며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 규정 강화는 물론 반려동물도 사람과 같은 생명권이 있다는 사회적 교육 또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물학대 사건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며 “정부는 전담인력 충원을 통해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계도 등을 포함한 적극적인 동물보호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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