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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234>]-반려동물 중성화수술 논란
질병예방 vs 비인도적…반려동물 중성화수술 갑론을박
농식품부, “의무화 추진, 아직 확정안돼”…“개인판단 문제, 강제 말아야” 비판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2-21 00:05:34
▲ 정부는 지난 7월 유기동물에 대해 중성화수술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중성화수술 사업에 적극적이다. 반면 중성화수술은 반려동물의 번식욕구를 강제하는 비윤리적 행위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의 한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중인 반려견들. ⓒ스카이데일리
 
반려동물 양육과정에서 겪게 되는 고민 중 하나는 ‘중성화 수술’ 여부다. 반려동물의 생식 기능을 제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질병예방과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중성화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현재로선 대다수다. 반면 반려동물의 번식욕구를 강제하는 비윤리적 행위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 1월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2020~2024년)’ 최종안을 발표한다. 앞서 지난 7월 발표한 추진계획안에서 농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동물보호센터의 유기동물을 대상으로 입양 시 ‘중성화’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기·피학대 동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부·지자체, “건강우선·개체수 조절 필요”…중성화사업 적극 나서
 
각 지자체들도 직접 운영 중인 동물보호센터에서 유기동물에 대해 중성화 수술을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7년 문을 연 동물복지지원센터 내 동물입양센터를 통해 유기동물의 중성화 수술을 실시한 후 입양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6월부터 취약 지역의 반려동물 1000마리를 목표로 중성화수술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반려동물 중성화수술은 원치 않는 번식을 막아줄 뿐 아니라 각종 생식기 질환을 예방하는 등 반려동물 건강을 지키는 필수 사항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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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는 유기견보호시설의 유기견 중 사회성이 좋은 반려동물을 선발해 중성화 수술 후 분양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들 역시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뿐 보호센터 내 반려동물들의 중성화 수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려동물의 중성화 수술에 대해 동물권 단체들도 찬성하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서울시와 손잡고 기초생활수급자와 저소득층 가구의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중성화 수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라가 지난달 12일까지 반려동물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돌봄 취약가구 1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이유로 ‘수술비가 너무 비싸다’가 67명(46.2%)으로 가장 많았고, ‘중성화 수술에 대해 잘 몰랐다’ 21명(14.5%), ‘수술해서 잘못될까봐 겁이 난다’ 20명(13.8%)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꼭 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12명(8.3%),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싶지 않다’가 5명(3.4%), ‘1마리만 길러 번식의 우려가 없다’ 2명(1.4%), ‘중성화 수술은 동물학대다’ 1명(0.7%)에 불과했다.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 중성화사업 성과보고 심포지엄’에서 김현지 카라 정책팀장은 “우리처럼 동물 유기와 방치 문제가 끊이지 않는 환경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중성화가 필요하다”며 “유기동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번식 제한이 시급하고, 중성화 수술을 확대하려면 저소득층 중성화 수술 지원과 같은 실질적인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중성화 정책 추진 의지와 달리 반려동물을 직접 양육하는 반려인들의 중성화 수술 참여율은 높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중성화수술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중성화수술 안내문이 붙어있는 서울의 한 동물병원(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스카이데일리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반려동물의 중성화수술 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윤민 서울시 동물보호과 주무관은 “서울시는 미국, 영국 등의 동물등록 및 중성화수술 지원정책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동의했다.
 
일산의 한 동물병원 수의사는 “반려동물의 중성화수술이 필요한 이유는 질병을 예방하기 때문이다”며 “암컷의 경우 유방암·자궁축농증·난소종양·발정 출혈 등을, 수컷의 경우 전립선비대증·고환종양·항문주위선종·전립선암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성화수술을 한 수컷의 경우 공격성이 낮아지고 온순해 진다”며 “영역본능도 적어지는 등 행동학적 변화도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중성화 정책 추진의지와 달리 반려동물을 직접 양육하는 반려인들의 중성화 수술 참여율은 높지 않은 가운데, 중성화 수술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상당수 나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농촌진흥원이 발표한 ‘2018년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및 양육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견의 경우 중성화 수술을 받은 비중은 45.8%로, 받지 않은 비중(51.5%) 보다 낮았다. 특히 반려인의 월 가구 소득별 중성화수술 참여율을 보면 △300만 원 미만, 42.4% △300만 원대, 36.6% △400만 원대, 42.9% △500만 원대, 46.9% △600만 원 이상, 53.2% 등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려동물 중성화수술률 절반 못 미쳐…“인간편리 위해 동물 희생” 비판도
 
직업별로는 가정주부(53.5%)와 학생(54.3%)의 중성화수술 참여율이 높았고 나머지 직종은 평균과 비슷하거나 낮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41.4%)의 참여율이 30대(39.1%)보다 더 높기도 했다.
 
김성일 한국펫산업연구회 회장은 “반려동물의 중성화 수술은 반려인의 개개인의 성향과 가치관에 따른 선택사항이지, 어느 계층에서 더 높거나 낮게 나타난다고 보기 어렵다”며 “반려인의 편리함을 위해 반려동물의 생식기능을 없앤다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다”고 지적했다. 
 
중성화 수술에 대한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반려동물의 자연스런 본능을 억압하는 행위는 비인도적일 뿐 아니라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동물을 희생시키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 동물권단체들은 “유기동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번식 제한이 시급하고, 중성화 수술을 확대하려면 저소득층 중성화 수술 지원과 같은 실질적인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부산 구포 개시장과 통영 개농장에서 구조된 동물들의 중성화 수술 모습. [사진=동물자유연대]
  
한 반려동물 관련협회 관계자는 “유기동물 발생 등의 원인은 우리나라의 열악한 반려동물 양육 환경에서 비롯됐는데도 이를 동물 탓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며 “사회 분위기가 중성화 수술이 마치 필수적인 것처럼 몰아가는데, 중성화 수술은 보호자가 신중히 생각해 판단할 문제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물보호가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행위라면, 동물권은 동물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동물의 권리다”며 “동물의 생명을 임의로 할 수 없듯이 동물의 본능 역시 인간이 편하자고 멋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성화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네티즌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설문조사 플랫폼 ‘두잇서베이’가 지난 2월 전국 남녀 41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반려동물 등록제 강화(찬성 80.5%) △반려동물 유기 시 형사처벌(79.4%) △동물병원비 정비(찬성 71,6%) 등에는 높은 지지를 보인 반면, 반려동물 중성화 수술 의무화에 대해서는 37.1%만 찬성했다. ‘반대’는 26.4%,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6.6%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인터넷 커뮤니티 ‘포메라인’이 진행 중인 반려동물 중성화수술 설문조사에서도 20일 현재 중성화 수술을 했거나(18%) 할 예정(27%)이라는 답변보다 ‘하지 않을 예정’(54%)이란 답변이 더 많았다.
 
한편 유기동물 중성화수술 의무화 추진과 관련,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 김철기 사무관은 “중성화 수술을 의무화 하는 사안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당장 의무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자체를 대상으로 2018년부터 유기동물 입양비 지원 사업을 하고 있으며, 동물등록과 함께 입양인이 원하는 경우에만 중성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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