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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세대를 아우르는 ‘팬덤’ 문화(上-50·60)

소녀감성 여전한 우리 부모님들 “사랑해요 나훈아·송가인”

팬덤문화 접한 후 삶의 활력 얻어…공연·음원 시장 큰 손 부상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12-30 00: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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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누구나 연예인에 대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다. 동경하는 연예인들의 활동을 보며 각박한 삶 속에 활력을 얻거나 대리만족을 느낀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공연장을 찾아 함께 호흡하고 그들은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등의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연예인을 매개체로 모르는 사람과 관계를 형성해 팬클럽 활동을 하며 유대관계를 쌓는 이들도 존재한다. 연예인들은 팬들의 열렬한 지원과 호응을 바탕으로 활동을 이어가며 관련 산업의 발전을 도모한다. 결국 팬과 연예인은 하나의 유기체적 관계라고 볼 수 있다. 과거 10·20세대 위주였던 이러한 현상이 최근 전 연령대로 확산되고 있다. 한창 일 할 나이인 30·40세대는 물론 부모님 세대인 50·60세대까지 연예인에 열광하며 유익한 결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세대를 아우르는 팬덤 문화’를 선정하고 관련 내용을 총 3편에 걸쳐 보도한다.

▲ 최근 중장년층 팬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중장년층 팬덤은 왕성한 활동력과 구매력을 바탕으로 본인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 상당한 힘이 될 뿐 아니라 시장의 활력까지 불어넣고 있다. 사진은 가수 나훈아 콘서트 현장.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조성우 팀장, 이지영·김병만 기자]  최근 어른으로서, 부모로서 인생을 살아가던 시니어들이 젊은이들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팬임을 스스로 밝히며 팬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니어들은 팬덤 활동을 통해 무료했던 인생의 활력을 얻을 뿐 아니라 아티스트와 해당 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넣고 있다.
 
 
新트로트 여왕에 열광하는 부모님 세대…“무료했던 삶에 활력 얻어”
 
아이돌가수 중심으로 나타나던 팬덤(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문화가 다양한 장르로 옮겨가고 있다. 젊은층과 중장년층의 경계를 허물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트로트 장르에서도 팬덤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 중심에는 50·60세대의 시니어들이 자리잡고 있다.
 
8년간 히트곡 없이 무명생활을 이어왔던 가수 송가인은 시니어들 사이에서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트로트 장르의 팬덤 문화를 주두하고 있다. 막강한 중장년층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송가인은 선배 장윤정의 아성까지 넘어선 모양새다. 송가인의 공식 팬클럽 어게인의 네이버 카페 회원수는 약 5만명으로 1만명 규모인 장윤정의 팬카페 레모네이드를 가볍게 넘어섰다.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구성된 송가인의 팬덤은 막강한 활동력과 구매력을 바탕으로 트로트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 상반기 트로트 공연 관객 수는 총 6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송가인이 인기를 모으기 이전인 지난해 상반기 대비 약 4만명 증가한 수치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기자] ⓒ스카이데일리
 
소위 ‘막강한 화력(팬덤의 구매력을 표현하는 신조어)’을 보여주고 있는 송가인의 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를 지지하며 삶의 원동력을 얻는다고 입을 모은다. 송가인의 공연을 보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서울 연세대를 찾은 이호경(62·여) 씨는 송가인의 팬으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인생의 재미를 찾았다고 말한다.
 
이 씨는 “평생 취미란 것 없이 열심히 일하고 가족들을 위해 살아왔다”며 “평소에 흥도 별로 없어서 재미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날 집에서 미스트롯을 보게 됐고 송가인을 알게 됐다”며 “독보적인 목소리에 한까지 느껴져 마음이 크게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요즘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송가인의 노래 순위 상승을 위해 스트리밍을 배우기도 하고 굿즈를 사기 위해 온라인 쇼핑도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생 일만하고 애들만 키우다보니 나이가 많아져 열정적인 삶을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공연장에서 비슷한 또래의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하는 지금의 생활이 너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송가인의 팬이라고 밝힌 정양옥(여·60) 씨는 팬덤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부부의 관계도 한층 돈독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평생을 전업주부로 살아왔기 때문에 별다른 취미가 없었다”며 “기껏해야 드라마를 보고 손자들을 봐주는 게 전부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미스트롯을 보고 남편과 함께 송가인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며 “젊었을 때도 연예인을 따라다닌 적이 없었는데 다 늙어서 남편과 함께 송가인을 따라다니고 있다”고 수줍게 웃었다.
 
70대 슈퍼스타를 향한 멈추지 않는 사랑…성숙한 팬덤문화 발전 도모   
 
▲ 미스트롯 출신 가수 송가인은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중장년층 팬덤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송가인의 팬들은 다양한 행사장에도 직접 방문하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송가인 공연장에서 판매하는 굿즈들. ⓒ스카이데일리
 
가수 나훈아는 지난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우리나라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톱스타다. 올해 72살인 나훈아의 행보는 여전히 대중들의 관심사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는 음악성과 세련된 무대매너가 여전히 그 당시 소녀들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나훈아가 오랜 기간 활동할 수 있는 배경에는 두터운 중장년 팬층이 꼽힌다. 나훈아의 팬덤은 중장년층임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고 있다. 덕분에 나훈아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가수 못지않은 콘서트 티켓 판매량을 자랑한다. 일례로 지난 3월부터 진행된 ‘2019 나훈아 콘서트-서울공연’은 전석매진됐다. 티켓 가격은 한 장 당 12만원~16만원에 육박했다.
 
특이한 점은 나훈아 공연 티켓 구매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나이대가 20대와 30대라는 사실이다. 자녀들이 인터넷 예매 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한 부모님 대신 예매를 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나훈아의 공식팬클럽은 우리나라 팬덤 문화의 시초라는 상징성도 지니고 있다. 허술하게 운영되는 팬클럽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나훈아의 공식팬클럽 나사모는 회칙과 조직도 등을 정하고 체계적으로 운영해 장수 팬덤의 모범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티스트가 전혀 관여하지 않고 팬들이 순수하게 운영되는 팬클럽이라는 점도 나사모의 특징이다.
 
▲ 영원한 스타 나훈아의 공식팬클럽인 나사모는 장수팬덤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체계적인 운영과 아티스트의 관여없는 자체적 운영을 통해 그들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은 나사모 모습. [사진=나사모]
 
나사모 한 임원은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 내내 나훈아를 ‘훈아님’으로 부르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임원은 “15년 동안 나사모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젊은 시절 훈아님을 좋아했던 이들이 이제 대부분이 50·60세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젊었을 때 훈아님도 멋지지만 지금의 훈아님도 젊었을 때 못지않은 멋을 뽐내고 있다”며 “팬덤 활동을 통해서 과거의 열정을 되찾고 있으며 중년의 무료함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자식들과 2시간씩 대기하는 팬도 있고 새 앨범을 가장 먼저 구매하기 위해 노력하는 팬도 있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친구를 만나 밖에서 놀 수 있다는 것이 팬덤 문화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며 “훈아님을 이야기하며 과거를 추억하고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다”고 밝혔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중장년 세대의 팬덤 문화는 사회·문화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일으킨다고 입을 모았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팬덤이 젊은 층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우상이 존재한다”며 “그간 표출되지 않았던 감정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장년층의 팬덤 문화는 젊은 층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며 “중장년층은 팬클럽 활동을 통해 본인들의 아티스트의 발전을 도모하는 등 조금 더 성숙한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특히 중장년층이 각종 비용을 지불하는 등의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면서 아이돌 중심, 10대·20대 중심의 우리나라 연예산업이 한층 발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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