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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반디봉사단

“작은 불빛들 모여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등불 되어주죠”

남북청년들이 마음을 모아 도움 필요한 이웃 찾아가는 봉사단체

기사입력 2021-10-01 03:05:37

(왼쪽부터) 반디봉사단 12기 유태준 에셀(운영진), 김윤호 단장, 김지영 봉사단원(활동가) 등 세 남북한 청년들이 스카이데일리를 찾았다. @스카이데일리
 
“반디봉사단에서 홀몸 어르신 말벗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토요일마다 달력에 꼬박꼬박 적어놓고 기다려요. 얼마 전에는 제가 담당하고 있는 할머니가 바로 옆집에 살고 계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힘든 시간을 보내셨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고향에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생각나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어요. 이 시간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저에게 심적 동기부여를 주고 있지요.”
 
어느덧 9월이 지나고 10월을 마주하고 있는 어느 날, 세 명의 20대 청년들이 스카이데일리를 찾았다. 이 청년들은 반디봉사단 12기로 활동하고 있는 김윤호 단장(29), 유태준 에셀(운영진·27), 김지영 봉사단원(활동가·26)이다. 스카이데일리 취재단은 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한반도 청년들이 하나 되어 누군가의 빛과 희망이 되어주지요”
 
반디봉사단은 남북청년이 함께 모여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가는 봉사단체이다. 장애아동들을 위한 교육봉사는 물론, 무료급식봉사며, 추운 겨울날 연탄봉사도 하고 있다. 반디봉사단의 ‘반디’ 두 글자는 반딧불을 뜻한다. 작고 연약한 빛이지만 한 곳에 모이면 아름답고 누군가의 밤길에 등불이 되어주는 반딧불처럼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자 하는 바람이 두 글자에 고스란히 담겼다.
 
반디봉사단 활동가 모집은 대체로 3월에서 5월 중에 있으며, 주로 대학생 위주로 포스터 홍보 또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진행한다. 또는 반디봉사단 웨이홈이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공고한다. 이날 12기 김윤호 단장을 포함해 세 명의 청년들은 봉사단 활동 및 설립 계기 등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 반디봉사단 12기 김윤호 단장이 봉사활동 및 단체운영과 관련해 설명했다. 사진은 스카이데일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윤호 단장. @스카이데일리
 
“반디봉사단은 한국리더십학교(KLS), 영성리더십아카데미(SLA) 등과 함께 리더십코리아의 산하단체인데요. 리더십코리아학교의 12기 최재우 단장님이 반디봉사단을 설립하셨고, 한반도 청년들이 하나 되어 어려운 이웃을 섬긴다는 슬로건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리더십코리아학교의 학생들로만 채워져 있다가 점점 커지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왔어요.”
 
현재 반디봉사단의 12기 활동가는 총 28명이다. 기존에는 한 기수에 더 많은 남북한 청년들이 함께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활동이 줄면서 지원자도 축소되었다고 한다. 주로 20대 중후반이 많으며, 북한 출신 청년 비율도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봉사단 운영진은 총 9명이고 운영진 구성원은 단장 1명, 부단장 1명 그리고 나머지는 ‘에셀’이라 불리는 운영진 7명으로 구성된다. 봉사단원(활동가)은 총 5팀으로 홀몸 어르신 말벗 봉사 4팀, 지적 장애 아동팀 1팀으로 구성되어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12기 김윤호 단장은 반디봉사단만의 특수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한국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을 도와주는 봉사단체는 많이 있는데, 저희는 오히려 그분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어요. 초기에는 남한친구들로만 이루어져 활동하다가, 남북한 친구들이 같이 공동체를 이루어 활동하면 좋겠다는 한 분의 아이디어로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지금 제 옆에 있는 이 친구도 북한에서 온 활동가예요.”
 
스카이데일리 취재단은 북한에서 온 김지영 활동가와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그는 현재 반디봉사단 12기 활동가로 자원봉사하고 있다. 그의 고향은 북한에서 백두산과 가장 가까운 양강도라고 한다. 북한에 고향을 둔 그에게 반디봉사단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 반디봉사단 12기 단원 김지영 활동가는 북한에 고향을 두고 있다. 그는 이번 홀몸어르신 활동에서는 고향에 계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뵙고 싶은 마음이 큰 심적 동기부여가 됐다고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저는 이곳 활동에 앞서 온누리교회에서 참여해왔던 봉사활동이 있었어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활동이 일시 중단되면서 못하게 됐죠. 그래서 교회에 나가 다른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물었더니, 마침 이곳(반디봉사단)에서 11기로 활동했었던 학생이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었어요. 그 친구가 반디봉사단 활동을 소개해주었어요. 그래서 김윤호 단장님을 만나 이야기 나누면서 홀몸어르신과 장애아동을 위한 봉사활동에 대해 알게 됐지요”
 
그러면서 김지영 활동가는 예전에는 탈북인의 입장에서 후원이나 재능기부를 해주는 분들을 통해 많은 것을 얻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자신도 무언가 나눔을 실천하게 된 것이 너무도 뿌듯하다고 밝혔다.
 
“반디봉사단활동을 통해 지적장애아동 친구들과 홀몸어르신에게 많은 관심이 생겼어요. 고향(북한)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고 싶은 마음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그렇게 돼서 첫 봉사를 하게 됐는데, 사실 토요일마다 늦잠자다가 일찍 일어나 봉사에 가는 게 쉽진 않았어요. 몸도 힘든데 괜히 신청했다는 생각도 가끔 했지만, 저희가 갔는데 할머니가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마음이 뭉클했어요. 할머니를 찾아뵙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할머니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얻는 게 참 많은 시간이기도 해요.”
 
10기 활동가이자 12기 운영진으로 활동해오고 있는 유태준 에셀은 지적장애아동과 홀몸어르신 봉사활동 외에도 기존에 해왔던 여러 활동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줬다. 반디 10기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던 당시 유태준 에셀은 지적장애아동 친구들을 찾아가 다양한 경험을 나누는 교육봉사를 했었다고 전한다. 지금은 12기 운영진 활동과 동시 매주 토요일마다 홀몸어르신을 찾아가는 봉사를 하고 있다.
 
▲ 반디봉사단 10기부터 시작해 12기 현재까지 봉사 및 운영진 활동을 해오고 있는 12기 유태준 에셀. @스카이데일리
 
“제가 10기로 활동하던 당시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 오전 10시에는 같이 모여 강의를 듣는 시간을 갖는데요. 이른바 반디봉사단체 3가지 키워드인 하나님사랑, 이웃사랑, 남북통일 등 3주제와 관련 강연자를 섭외해 강연을 듣는 거죠. 그 다음 다 같이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에 봉사를 나갔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기존에 해왔던 모임을 전혀 못하고 있어요. 사실 코로나 규제가 본격 시작되기 전에는 공적인 모임을 가지다가 코로나가 심해지면서는 오전 모임은 모두 중단하고 소그룹으로 봉사만 나가거든요. 그래서 친목도모도 그렇고, 서로의 생각이나 봉사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갖지 못한다는 게 정말 아쉬운 것 같아요.”
 
“저희가 지금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활동은 지적장애인 친구들 봉사와 홀몸어르신 봉사가 있는데, 제가 10기 단원 때는 지적장애인 친구들을 찾아가서 봉사를 했었어요. 현재 에셀로 섬기면서는 홀몸어르신을 찾아뵙고 있거든요. 지적장애인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사실 장애정도가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에요. 특히 이 친구들 연령대가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있는데요. 또래보다 조금 활발한 친구들이라고 생각하고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아동친구들과 계속 만나다보니까 유대감이 생기고, 활동가들의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따라줘서 감사한 부분이죠.”
 
“그리고 제가 담당하고 있는 홀몸어르신은 현재 쪽방촌에 살고 계시는데, 한 20년을 그곳에서 지내고 계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에게 젊은 친구들이 매주 찾아와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하셔요. 사실 그 안에는 많은 것은 없지만, 저희한테 뭐 하나라고 주고 싶어서 냉장고에서 자신이 받으신 음료수나 무언가를 손에 꼭 쥐어주시고 나누어 주시려고 하세요. 그럴 때마다 본인이 가지신 것이 적지만 그것마저도 나누려는 모습에 오히려 저희가 감동을 받고 더 힘이 나는 것 같아요.”
 
반디봉사단은 봉사활동 외에도 연말 크리스마스 때마다 진행하는 성탄나눔축제를 진행하고 했다고 한다. 이 축제는 반디봉사단과 함께 해준 모든 분들과 함께 한데 모여 앉아 1년간 해온 활동을 되돌아보며 맛있는 음식도 같이 나눠먹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규제로 친목을 위한 거의 모든 활동이 어려워진 상태다.
 
▲ 나눔으로 하나 되는 통일한국이라는 슬로건으로 지적장애아동 및 홀몸어르신 말벗 봉사를 하고 있는 반디봉사단 청년들. 사진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나오기 전 봉사를 진행했던 모습과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 이후, 소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코로나 방역규제가 풀리고 나면 다양한 지역으로 봉사 활동 나가고 싶어요”
 
이날 반디봉사단 세 청년들은 하나같이 코로나 상황이 나아져서 방역규제가 좀 풀리고 나면 반디봉사단에서 마음껏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른바 코로나 상황이 좋아져서 규제도 풀려 활동이 자유로워지면 다양한 지역에서 더 많은 어르신과 아이들을 만나 도움을 주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아울러 봉사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느끼고 배운 점 등 자신의 삶에 끼친 긍정적인 변화를 서로 나누었다.
 
유태준 에셀은 자신이 누군가를 위해서 봉사를 한다는 느낌보다는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는 시간은 북한이라는 전체를 오직 정치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그저 한 사람으로 한 인생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나눔 활동을 통해 실제적인 그분들의 삶을 보고 느끼는 과정 등 소외된 분들에게 손을 내미는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삶의 변화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남을 위해 나섰던 시간이 곧 나 자신이 성장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윤호 단장도 봉사활동 관련 개인 소감을 전했다. 그는 봉사단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과정에 어려운 일들도 많았다며, 특히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단장으로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 역시 봉사를 통한 나눔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우리에게는 사실 쉽게 구할 수 있는 물품을 어르신들에게 가져다 드리고 몇 시간 함께 해주는 것뿐인데, 이분들에게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될 수 있죠. 이를 통해 저희가 매일 반복하는 일상은 물론 한사람의 인생 또한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됐어요.”
 
마지막으로 김지영 활동가는 자신을 포함한 요즘 젊은 친구들은 핸드폰 하는 시간이 많다면서 그렇게 보내는 시간도 좋지만, 일주일에 한번 정도 잠깐 봉사하는 시간을 통해 더 값진 경험을 체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게 정말 값진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이 시간이 봉사를 받는 분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기 때문에 그 경험을 함께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값진 시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임소율 기자 / skye_soyulim , syl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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