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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人)스토리]- 밀리의서재 콘텐츠소싱 이성호 팀장

“독서가 즐거운 색다른 세계로 초대합니다”

독서 장벽을 낮추는 ‘전자책 구독 플랫폼’ 전도사

기사입력 2022-05-14 00:05:03

▲ 이성호 팀장은 밀리 설립 초창기부터 멤버로 참여해 전자책을 아이템으로 하는 구독 플랫폼을 만들어 왔다. 밀리는 월 9900원을 내면 11만권에 달하는 다양한 종류의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주 사용층은 20·30대로 올해 3월 기준 누적 회원 수는 450만명에 달한다.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전자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수만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시도를 해 본다면 그 수만 가지 안 하는 이유가 모두 다 의미 없음을 알게 되실 거예요. 밀리의 대문은 활짝 열려 있어요. 앱을 깔고 들어오시기만 하면 돼요.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디지털 시대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전자책보다 종이책이 더 가까운 독자들이 많다. 그런 가운데 국내 전자책 구독 플랫폼 1위 밀리의서재(이하 밀리)201710월 모바일 앱을 통한 월정액 도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이래 누적회원 450만명, 협력 출판사 1400, 전자도서 콘텐츠 11만권을 보유하는 등 계속 규모를 확장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꿀이 흐르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지닌 밀리(蜜里)는 불황으로 허우적대고 있는 국내 출판 시장에 전자책 구독 서비스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20167월 출범했다. 당시엔 직원 열 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했다.
 
밀리 설립 초창기부터 멤버로 참여해 한국 전자책 출판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밀리 콘텐츠 소싱팀 이성호 팀장을 만나 그가 한땀 한땀 일구며 키워 온 1400여 곳의 출판사와 11만권의 전자책 콘텐츠에 대한 열정 스토리와 전자책의 매력에 대해 들어 봤다.
 
콘텐츠 라이센싱 업무에서 구독 서비스 구축으로
 
▲ 이성호 팀장은 초창기 밀리의 사업 모델을 이해하는 분들이 적어 출판사와 콘텐츠 제휴 계약을 맺는게 어려웠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이 팀장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날 만큼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호주에서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운 서바이벌 잉글리쉬를 무기 삼아 그는 2009년 백과사전 브랜드로 유명한 외국계 기업인 브리태니커 한국 지사에서 일하게 된다. 그곳에서 영어든 한국어든 브리태니커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모든 곳에 라이센싱을 주고 수익을 창출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제 전공이 문헌정보학이에요. 전공 수업시간에 브리태니커를 아예 한 과목으로 배우기도 했구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콘텐츠 자체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이 콘텐츠로 어떻게 사람들한테 영향을 끼치고 이걸 가지고 수익 모델을 만들지 이런 일에 애초에 관심이 많았던 편이죠.”
 
사람들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라고 하면 물성이 있는 200만원짜리 백과사전을 떠올리며 판매한다고 생각하시는데 2000년대부터 브리태니커가 콘텐츠 라이센싱으로 완전히 사업을 변경했어요. 그러니까 물성이 있는 책 자체를 판매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들어 있는 콘텐츠를 라이센싱해 판매하는 업무를 제가 했었죠.”
 
브리태니커 한국 지사에서 디지털 콘텐츠 라이센싱 업무를 하면서 출판업계 인맥을 쌓았던 그는 20167월에 웅진 씽크빅 서영택 전 대표가 창업한 전자책 구독 서비스 스타트업 밀리의 서재에서 일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30대 중반의 나이, 콘텐츠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열정을 확인한 그는 창업자인 서영택 대표가 웅진 씽크빅에서 성공시킨 북클럽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매력을 느껴 밀리의 서재에 합류했다. 밀리의 전자책 구독플랫폼의 모태가 된 회원제 도서 서비스인 북클럽은 당시 콘텐츠 업계에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히트상품이었다.
 
그때 제 나이가 30대 중반 정도 됐을 때였는데 콘텐츠 사업 분야에서 더 도전적인 일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브리태니커에서 콘텐츠에 대한 기본 속성과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업무를 통해 익혔고, 전방위적으로 뭔가 새로운 일에 참여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죠. 당시 밀리는 전자책과 관련된 비즈니스를 해 보겠다는 아이디어만 있었지 지금처럼 사업 아이템이 구체화된 건 없었어요. 기존에 없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면서 같이 발전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어요.”
 
201710월 밀리는 첫 유료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전자책을 월정액 방식의 구독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개념을 처음 들고 나왔다. 당시에는 전자책을 단권으로 1만원 혹은 9000원 금액을 내고 다운로드 받아 소장용으로 구매하는 방식이 보편적이었다. 밀리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출판사들도 당시엔 밀리의 전자책 구독이라는 사업 모델을 탐탁지 않게 보았다. 가뜩이나 어려운 출판 시장 상황에서 구독 서비스로 인해 기존 종이책과 전자책 매출이 줄어들지는 않을까 걱정부터 했다
 
이성호 팀장은 서비스를 구축하는 초창기 시절 밀리에 대한 뚜렷한 인지도가 없는 상황에서 콘텐츠를 공급해 주는 출판사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게 무척 힘들었다고 했다. 밀리의 사업 모델이 불황에 빠진 출판업계의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는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도 있었지만 수익 창출의 결과물이 없었던 새로운 방식이기에 누구도 선뜻 마음의 문을 열고 모험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출판 분야는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는 말을 10년째 달고 사는 업계예요. 매해 출판사들의 매출이 줄고 있는 게 현실이기도 하구요. 이런 시장 상황에서 밀리가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 봐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출판계를 다시 꿀이 흘러넘치는 곳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의미가 '밀리'라는 회사 이름에 담겨 있어요. 출판계의 허니 타운이 되겠다는 뜻으로 꿀 '밀'에 마을 '리'를 붙여 만든 이름이에요.”
 
초창기 밀리에 콘텐츠를 공급해 주는 출판사와 작가분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모험이었죠. 자식과 같은 내 소중한 콘텐츠가 외부에 나와 서비스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 거예요. 어떻게 보면 밀리의 열정 하나 보고 공급해 주신 거라고 봐요. 당시 높은 매출을 만들어 낸다거나 미래 비전이 밝다거나 하는 등의 말을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때였거든요. 콘텐츠를 제공해 준 출판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201810월 밀리는 대대적인 CF 광고를 하면서 전자책 구독 플랫폼으로서 인지도를 높였다. 독서 인구 감소시대에 역발상으로 규모 확장을 추구한 것이다. 월 정액을 내면 다양한 종류의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다는 구독 서비스로 출판계에서 침체된 도서 시장의 활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TV에서 회사 광고가 나오는 걸 보면서 굉장히 감격스러웠어요. 1년 가까이 준비 기간을 거치면서 드디어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된 계기가 됐거든요.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밀리의 사업 모델을 이해해 주는 출판사들과 사람들이 늘어났죠. 더 험난하고 힘들 수 있는 일이기도 했지만 그 순간 만큼은 짜릿했습니다.”
 
인지도가 생기면서 밀리 회원 수가 많이 늘었어요. 밀리 이용자 대다수는 기존에 책을 안 읽는 분들이었거든요. 출판사 입장에선 새로운 고객이 유입된 것과 마찬가지였죠. 수익 정산을 하면서 출판사에 플러스 알파의 매출이 증명됐고 출판 시장에서 밀리가 새로운 전자책 플랫폼으로 인정받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었어요.”
 
독서의 문턱을 낮춘 전자책 구독플랫폼
  
▲ 이성호 팀장은 독서 문턱을 낮추기 위해 색다른 2차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이성호 팀장은 밀리에서 직급 대신 엘리엇이라는 영어 이름으로 불린다고 했다. 스타트업에서는 빠른 의사결정과 수평적 소통을 위해 영어 이름을 짓는 문화가 있는데 밀리 역시 그랬다. 황무지라는 시로 유명한 영국 시인 T. S. 엘리엇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했다. 황무지 같았던 국내 전자책 구독 시장에서 꿀이 흐르는 밀리 타운을 만들고 있는 그와 잘 어울리는 이름 같았다.
 
처음에 밀리에 와서 영어 이름으로 불리는 게 어색했지만 지금은 굉장히 익숙해졌어요. 스타트업의 장점은 속도잖아요. 사람들과 격식은 배제하고 수평적으로 존중하면서 빨리 소통하는 법을 배웠어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 드리자면 출판사에서 제 이름으로 온 등기우편물이 있다면 사람들이 이성호가 누구야라고 찾을 정도로 영어 이름으로 소통하고 있어요. 한글 이름을 서로 잘 몰라요.”
 
밀리는 독서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2차 콘텐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책 소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완독지수’(도서 이용자의 완독 정보를 제공), ‘챗북’(책 핵심 내용을 채팅 형태로 요약해 전달), ‘책이 보이는 오디오북’(화자가 책 주요 내용을 낭독·설명해 소개), ‘짧은 포맷의 영상등 이색 콘텐츠를 제작하며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을 돕고 있다. 또한 책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출판사들에게 독자와의 멋진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밀리의 서재에 완독지수라는 데이터가 있어요. 사람들이 실제로 이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 완독에 대한 데이터가 나오는데 그런 지수들을 보고 책을 고를 수 있어요. 책을 읽기 전에 스토리에 대한 공감과 몰입감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죠. 또한 저희 콘텐츠 중에 30분 요약으로 감상할 수 있는 오디오북이 있거든요. 30분 안에 책을 접해 볼 수 있는 콘텐츠죠. 30분 안에 읽어 주는 책이 있다면 한 번쯤 부담없이 들어봐야겠다 하고 독서를 시작하시는 거죠. 그런 식으로 독서의 장벽을 낮추는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책을 읽는 습관이 없는 분들을 돕고 있어요.”
 
하루에도 몇 백권의 책들이 출판 시장에 쏟아져 나오잖아요. 그 책들 중에서 어떻게 독자한테 발견을 당할 것이냐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발견하게 할 것이냐는 오래전부터 출판사들의 최대 화두였어요. 근데 굉장히 제한돼 있죠. 엄청난 돈을 들여 광고를 할 수 없는 게 현실이거든요. 밀리의 회원 규모가 커지면서 출판사와 독자 사이에서 책의 발견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저는 보고 있어요. 2차 콘텐츠 제작을 통해 홍보도 할 수 있고 그런 점에 출판사 분들이 밀리에 매력을 느끼고 있죠.”
 
전자책의 세계에 아직 발을 들여 놓지 않은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물었다.
 
아직까지 전자책을 접하지 못한 분이 계신다면 밀리의 서재를 꼭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독서와 친해질 수 있는 경험과 책을 발견하는 색다른 재미가 있거든요. 전자책은 읽기 불편할 거야, 눈이 아플거야, 과연 이 작은 화면으로 책을 볼 수 있을까, 나는 눈이 침침해서... 등의 선입견으로 망설였던 분들은 일단 마음의 문을 열고 용기를 내 한번 사용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기능들로 가득한 전자책의 세계에 익숙해지신다면 분명 재미있는 경험에 푹 빠지게 되실 거예요.”
 

 [임한상 기자 / hsr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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