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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특수’ 없다… 여행업계, 코로나 재확산·경기 침체에 ‘울상’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다시 10만명대로… 방역 강화에 격리 재개 우려

여행업계 “코로나 영향은 제한적… 경기 침체가 더 큰 문제” 지적

소비자심리지수 2021년 1월 이후 최저… 고물가·고환율도 걸림돌

기사입력 2022-08-04 00:07:00

▲ 이번 여름 엔데믹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을 업종 중 하나로 지목됐던 여행 업계가 기대한 만큼의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코로나19가 올해 여름 팬데믹(대유행 전염병)에서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되면서 가장 큰 혜택을 입을 것으로 여겨지던 여행업계가 예상외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행업계는 요즘 기대한 만큼의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자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들린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경기 침체로 여행업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 실적 회복이 지지부진하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여행업계는 되레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신종 변이로 확진자·위중증 환자 급상승… 방역 강화에 타격 우려 커져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되면서 여행 업계는 그간 큰 타격을 입었다. 해외 출국이 어려워진데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국내 여행 수요도 급감하면서 여행 업계에 암흑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여름 들어서면서 코로나19가 잦아들고 일상 복귀가 가능해지는 코로나의 엔데믹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여행 산업이 급부상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억눌려 있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이번에는 ‘엔데믹 특수’에 대한 기대가 커지게 됐다.
 
데이터 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 연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여가 활동 관심도에서 2월까지 30%대를 유지하던 ‘관광·여행’은 3월 42%로 뛰어올랐고 4월에는 53%까지 상승했다. 5월에는 61%를 차지해 2위 ‘운동·스포츠(40%)’를 큰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여행사들의 모객 실적을 살펴보면 전년 동월 대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4월 해외여행 모객 수는 각각 595.8%, 814.8% 급증했다. 5월에는 하나투어는 1038.4%, 모두투어가 1499.1% 늘었고 6월에도 하나투어가 1397.0%, 모두투어가 915.0%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여행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항공 업계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오랜 기간 휴식을 취했던 여객기를 재정비하고 화물 전용 여객기도 여객 노선에 재투입하는 등 항공 수요 잡기에 나섰다. 7월과 8월 성수기를 맞아 9월까지 코로나19 이전 대비 50% 수준으로 여객 노선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계획보다 3개월이나 앞당긴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형태가 발견되면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6월 하루 1만명대까지 떨어졌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월8일 2만명, 12일 4만명, 20일에는 무려 7만명의 신규 확진자를 기록했다. 8월 2일 0시 기준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11만1221명, 해외유입 사례 568명을 더해 신규 확진자는 총 11만1789명을 기록하며 10만명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여행 수요 확대에 급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5월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130만6619명, 6월 관광객은 126만8002명이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를 맞아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야 할 지난달 관광객은 124만2570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2년 5개월 만에 여행사를 통한 단체여행 입국을 허용한 일본의 7월16일 신규 확진자 수는 11만675명으로 하루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일본의 신규 확진자 수는 매일 최고치를 넘어서며 NHK에 따르면 이달 1일 19만7792명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인기 여행지인 태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2000명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태국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입원 환자만 확진자로 집계하기 때문에 확산 규모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태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명대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왔다. 유럽에서도 BA.4와 BA.5의 영향으로 매주 20~40%씩 확진자가 늘어나며 확산세가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입국 후 3일까지였던 해외입국자 PCR 검사를 입국 1일차로 줄이고 해수욕장 파라솔 간격 최소 1m 이상 유지, 해수욕장 내 실내다중이용시설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 안내 등 방역 강화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입국 후 자가격리가 다시 재개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달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이태호(32·가명)씨는 “가서 걸리는 것도 걱정되지만 돌아왔을 때 공항에서 격리하라고 하지는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있다”며 “아직 예약 취소는 하지 않았지만 상황을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불안한 기색을 여실히 드러냈다.
 
‘3高 현상’에 소비 심리 위축… 여행 비용 상승도 부담
 
여행업계에서는 여행 수요가 예상만큼 회복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경기 침체를 실적 회복의 걸림돌으로 지목했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여행업계가 코로나19가 끝나고 다시 여행에 대한 기대가 시작되는 시기인데 생각만큼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며 “예약이 취소되거나 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어서 이렇다 말할 수는 없지만 예약이 다 취소되거나 하는 수준은 아니다”며 “코로나19 재확산보다는 경기 침체가 더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맞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른바 ‘3고 현상’이라고 불리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소비 심리가 크게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6.4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던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7월에는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되며 6월 대비 10.4p 감소한 86.0을 기록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임수진] ⓒ스카이데일리
 
여기에 여행 비용이 상승한 것도 여행 업계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국내 항공료는 전년 동월 대비 19.5%, 국내 단체여행비는 31.4% 상승했다. 승용차 임차료도 28.9%, 호텔 숙박료는 7.3% 올랐다. 해외여행의 경우에도 국제항공료가 21.4% 오르는 등 전 세계적인 물가 폭등과 함께 고환율까지 겹치며 여행 비용이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여행 산업의 특성상 불경기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는 진단을 내놨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며 여행 업계도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여행 산업이 잘 되는 시기는 주로 경기가 좋아서 소비자들에게 돈이 많을 때”라며 “경기가 나빠진다면 소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여행 등 여가 생활을 먼저 줄이게 되므로 특히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후의 소비 심리에 대한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7, 8월에도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여름 성수기 특수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양준규 기자 / jgy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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