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탐관오리의 학정과 외국자본의 농촌 침탈에 맞서 분연히 일어난 동학혁명은 청나라와 일본에 의해 좌절됐다. 최신식 총과 대포로 무장한 일본군은 재래식 무기와 농기구로 저항하는 농민군을 무자비하게 살육했지만 혁명정신을 완전히 파괴하지는 못했다. 동학정신이 항일독립투쟁과 3·1운동의 근간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2일 경상북도 경주시는 동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동학기념관을 개관했다. 동학 창시자인 최제우의 생가가 경주에 있기 때문에 추진한 사업이다. 하지만 동학기념관은 전라북도 정읍군·전주시, 충청남도 태안군과 전라남도 장흥군 등에도 있어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2016년 발생한 경주 지진으로 어려워진 지역 관광산업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급격하게 침체됐다. 경주시의 자치행정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보수 정당 텃밭으로 공천이 곧 당선 보장
민선1~8기 시장은 이원식·백상승·최양식·주낙영이며 1~8기 모두 보수 정당에서 차지했다. 1·2기 이원식은 공무원 출신으로 경북에서 관선 청도군·안동군수를 거쳐 점촌시·안동시·경주시장을 지냈다. 경북도 부지사로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3·4기 백상승은 서울특별시에서 공무원으로 경력을 쌓았으며 관선 강남구·성북구청장과 상수도사업본부장을 거쳤다. 1·2·5기 경주시장과 15대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5·6기 최양식은 총무처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행정자치부 제1차관으로 퇴임했다.
7·8기 주낙영은 경북도청 경제통상실장을 거쳐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냈다. 6·1 지방선거에서 재선으로 당선된 국민의힘 주낙영은 더불어민주당 한영태와 경쟁해 승리했다. 한영태는 8대 경주시의원으로 18대 보수 정당의 아성인 경북에서 야당 정치인으로 활동했지만 큰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경주시를 지역구로 하는 21대 국회의원은 김석기이며 20대에 이어 재선됐다. 김석기는 경찰관 출신으로 보수 정부에서 다양한 공직을 두루 거치며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경북지방경찰청장·대구지방경찰청장·서울지방경찰청장과 한국공항공사 사장·일본 오사카 총영사를 지냈다.
▲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로 평가한 경상북도 경주시의 자치행정
관광업 쇠퇴하며 재정자립도 21% 불과
올해 예산은 1조6851억 원으로 지난해 1조5348억 원 대비 9.79%인 1503억 원 증가했다. 세부 예산 내역을 살펴보면 △사회복지 29.65% △농림해양수산 11.96% △국토·지역개발 9.95% △환경보호 6.82% △일반공공행정 6.18% △수송·교통 5.93% △보건 2.23%다.
산업·중소기업 예산은 2.74%로 △경상남도 창원시 4.25% △경북 포항시 4.13% △경북 구미시 3.80% △전북 전주시 3.65% △경기도 성남시 3.15%보다 낮지만 △경남 김해시 2.55% △경남 양산시 1.65% △전남 목포시 1.53% △대전광역시 유성구 1.02% △울산광역시 동구 0.8%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0.08%보다 높다.
과학기술 예산은 예산 항목 자체가 없을 정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양성평등정책추진사업 15개, 성별영향평가사업 79개, 자치단체 별도 추진사업 3 개 등 총 97개 사업이 포함된 성인지 예산은 921억 원이다.
올해 세입과목 개편 전 재정자립도는 21.79%로 지난해 23.87% 대비 줄어들었으나 동년 세입과목 개편 후 재정자립도는 19.83%로 지난해 19.29% 대비 늘어났다.
2019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은 10조3977억 원으로 2018년 10조1710억 원 대비 2.2%, 2015년 9조9607억 원 대비 4.4% 각각 증가했다. GRDP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경북의 지역내총생산 대비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9.7% △2016년 10.0% △2017년 9.5% △2018년 9.3% △2019년 9.7% 등으로 조사됐다.
2019년 기준 사업체는 2만6067개며 개인 사업체는 2만1273개로 81.6%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회사법인 3080개로 11.8% △회사이외법인 935개로 3.6% △비법인단체 779개로 3.0% 등이다. 직원이 20명 이하인 영세 사업체는 전체의 96.0%이며 1000명 이상 고용하고 있는 사업체는 3곳에 불과하다.
11월 말 기준 총인구는 24만9845명으로 2016년 26만9168명 대비 7.1% 감소했다. 3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24.0%로 2010년 15.1% 대비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독거노인 비율은 12.6%로 2010년 10.6% 대비 2.0%P 증가했다.
2020년 경주시청 소속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극단 선택을 하면서 경주시의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7월 8기에 당선된 주 시장이 단행한 정기인사가 불공정·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7월 경주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으로 금품수수 논란을 초래했던 인사가 위촉됐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고(寶庫) 자랑
신라 천년 고도(古都) 경주는 박혁거세가 기원전 57년 신라를 건국한 이후 935년 멸망하기까지 1000년 동안 수도로서 기능을 수행했다. 당시에는 서라벌 또는 금성이라 불렸지만 935년 경주로 변경됐다. 경주는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불국사·첨성대뿐만 아니라 유서가 깊은 문화유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국가지정 문화재는 총 4796개로 국보 342개·보물 2191개의 유형문화재가 있다. 사적 513개·천연기념물 461개 등 기념물과 국가무형문화재 146개·국가민속문화재 300개·등록문화재 843개가 있다. 경상북도 지정 문화재는 총 1364개로 유형문화재 471개·무형문화재 11개·기념물 153개·민속문화재 155개·문화재자료 574개로 구성돼 있다.
올해 문화·관광 예산은 1190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8.59%이며 행사·축제 예산으로 146억 원을 편성했다. 정기축제·행사는 경주벚꽃축제·신라도자기축제·신라문화제·신라소리축제에밀레전·충담재·해룡일출축제 등이 있다. 경주지역 상설 공연·전시는 봉황대뮤직스퀘어·교촌문화공연·경주작가릴레이전·경주브랜드공연 플라잉 오픈런(OPEN RUN)·경주국제뮤직페스티벌 등으로 다양하다.
지역 소재 대학은 경주대·동국대 와이즈(WISE)캠퍼스·서라벌대·위덕대 등이다. 경주대는 문화관광·디자인&정보기술(IT)문화융합·의료복지생활문화·미래융합전공학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동국대는 불교문화·스마트시티융합·글로벌사회경영·인문콘텐츠 등의 학과가 유명하다. 서라벌대의 문화관광과 위덕대의 불교가 특화된 교육과정이다. 경주대의 미래융합전공·정보통신기술(ICT)융합학부와 위덕대의 IT융합학과가 4차 산업과 연관돼 있다.
주력산업 부흥에 필요한 인재 육성 부재
종합적으로 경주시의 자치행정을 평가하면 총 50점 만점에 24점으로 경북 포항시의 28점보다 낮지만 구미시와 동점이다. 정치·경제·사회·기술이 모두 4점으로 낙제점을 받았지만 문화만 8점으로 매우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정치는 1~8기 모두 보수세력이 독점했을 뿐만 아니라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으로 인생을 보낸 퇴직 공무원이 시장직을 장악해 지역정치는 정체돼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경제는 올해 재정자립도가 22%로 지난해 대비 2% 감소했으며 △구미시 32% △포항시 29% 대비 현저히 낮다. 주력인 관광산업 대신에 미래자동차 부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회는 인구 감소세가 유지되고 있으며 인구고령화 비율도 너무 높아 복지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새로 출범한 주 시장의 정기인사가 불공정하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 위촉도 구설에 올랐다.
문화는 600년 고도인 서울보다 우수한 8점을 받았다. 문화재를 풍부하게 보유했음에도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의지는 미약했다. 비싼 숙박·입장료, 차별화되지 않은 기념품, 먹거리 부족 등을 하루빨리 해결해야 관광산업을 도약시킬 수 있다.
기술은 경주대·동국대·서라벌대에서 문화·관광 관련 인재를 배출하고 있지만 관광산업에서 필요한 양질의 노동력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역 대학이 4차 산업 관련 학과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지만 미래자동차 부품을 개발하고 있는 수퍼클러스터 입주 업체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단계까지 발전하려면 산학연 협력관계를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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