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발(發) 금융위기 우려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장중 2500선 밑으로 추락했다. 한 주 내내 하락장이었다. 기관과 외국인이 매물을 내던졌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 국채금리가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어 코스피가 당분간 박스권 장세를 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61% 하락한 2504.50에 거래를 마쳤다. 일주일 전(2591.25)과 비교하면 3.35% 하락한 수준이다. 10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1~18일을 놓고 보면 이틀(1일·9일) 빼고 모두 마이너스(-) 장세였다. 특히 17일 장중 2482.06까지 내려가면서 5월17일(2475.02) 이후 석 달 만에 2500선을 밑돌았다.
기관과 외국인이 하락장을 주도했다. 지난주(14~18일)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은 1조605억 원·외국인은 1527억 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1조523억 원을 사들이면서 혼자서 하락장을 떠받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한 주 동안 4719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닥지수를 900대에서 800대로 끌어내렸다. 반면 기관은 2159억 원·개인은 2929억 원을 순매수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 우려가 코스피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경제 위기 공포에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이 ‘대리(프록시) 통화’인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는 점에서다.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18일 기준 7.28달러로 지난달 말(7.14달러) 대비 0.14달러 상승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디폴트 위기가 중국의 내수 침체를 불러와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할 수 있는 점도 증시에는 악재였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컨트리가든이 유예 기간 30일 내에 이자를 갚지 못하면 공식적으로 디폴트가 선언되고 다른 부동산 개발사인 시노오션도 2024년 만기 예정인 2094만 달러 채권의 이자를 상환하지 못했다”며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투자자들의 리스크 오프(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주가는 약세 흐름을 시현했는데 단기적으로 중국 부동산 노이즈가 발생할 시 주가의 하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악재로 다가왔다. 16일(현지시간)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이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 달러화 강세 흐름이 지속돼 원화 약세를 불러올 수 있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 자금 이탈·수입 물가 상승 등 부정적 효과를 통해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외적인 악재가 이어지면서 증권가는 이번주 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8일 기준 4.25%로 이달 들어 0.28%p 올랐다. 17일에는 4.3%를 넘기면서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국채금리 상승은 시장금리를 끌어올려 주식 투자에 악재로 다가온다.
나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중국발 악재 노이즈로 주가의 하방 압력은 존재하나 주가의 하락 추세 전환은 아니다”라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대에서 하방 경직성을 보이면서 성장주의 상승여력이 제한되는 상황이라 당분간 주가는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24일(현지시간) 예정된 ‘잭슨 홀 미팅’ 등 이벤트에 따라 주가가 변곡점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 홀 미팅에서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에 따라 금리의 향방과 이에 따른 시장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우리나라 수출 회복·중국의 부양정책 발표·달러 강세 및 위안화와 원화 약세 압력이 진정되는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변곡점·저항선에 위치해 있고 미국 투자심리가 과열권에서 벗어나 중립 수준으로 돌아섰고 중화권 증시가 연중 저점권에 근접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코스피 2480선 지지력 확보 가능성은 높다”며 “21일 발표되는 이달 1~20일 한국 수출 모멘텀 회복세·중국 부양정책 가시화·채권금리 상승세 제어·위안화와 원화 약세 진정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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