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이 2분기에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손실이 악재로 다가왔지만 ‘2차전지 열풍’을 타고 불어난 거래대금이 실적을 방어했다.
거래대금이 늘어나 브로커리지(주식·채권 등 중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도 호재다. 다만 해외부동산 펀드 손실 등 부동산 리스크가 여전히 유효해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반기보고서를 공시한 자기자본 기준 증권사 상위 10곳(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하나·KB·메리츠·신한투자·키움·대신)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총 1조506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1조4659억 원)와 비교해 2.8%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조1347억 원에서 1조1538억 원으로 1.7% 불어났다.
회사별로 보면 NH투자증권이 영업이익 2204억 원, 순이익 1826억 원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이익을 올렸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해 각각 42.9%·52.7% 급증한 규모다.
삼성증권도 2분기에 영업이익 2004억 원·순이익 1515억 원을 올리면서 올 상반기를 준수하게 마무리했다. 1년 전보다 2.4% 소폭 오르긴 했지만 메리츠증권의 영업이익도 2035억 원으로 컸다.
증가율로 보면 KB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이 854억 원에서 1941억 원으로 127.3% 급증하며 가장 높았다. 키움증권도 1년 전보다 42.1% 늘어난 1809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742억 원에서 1690억 원으로 127.8% 늘어나 1위에 올랐다.
물론 영업이익·순이익이 급감한 곳도 있었다.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이익은 1567억 원·순이익은 14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2%·47.0% 감소했다. CJ CGV 전환사채 평가손실과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손실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2분기에 영업이익 -329억 원·순이익 -489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CFD 미수금과 사모펀드 보상비용 등을 위해 약 1000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게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증권사들의 이익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증권업종 전체로 보면 예상 밖의 선전이라는 평가다. 앞서 시장에서는 10대 증권사들이 올 2분기 CFD 미수채권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부실 위험에 대비해 5000억 원의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충당금 적립에도 준수한 실적을 거둘 수 있던 것은 2분기 증시에서 거래대금이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2분기 코스피·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17조2000억 원) 대비 23.5% 급증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 10곳의 2분기 수탁수수료 금액도 9848억 원에서 1조1078억 원으로 12.5% 늘어났다.
특히 2분기 호실적을 거둔 삼성증권(21.5%)·KB증권(20.9%)·신한투자증권(19.1%) 등의 수탁수수료 증가율이 높았다.
브로커리지 실적 개선 기대되나 부동산은 여전히 리스크
거래대금 호재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일 기준 26조4000억 원으로 2분기 대비 24.5%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13조8000억 원)와 비교해서는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국내 주식 투자자 수가 1400만 명을 넘어선 점도 하방 경직성을 키운다. 증권가는 이 같은 조건을 통해 기계적 조정을 감안해도 연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21조 원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주식·비상장주식·국내 부동산 순으로 기초자산 시가가 저점 대비 반등 추세”라며 “일부 자산에서 내년까지 추가적인 손실 인식은 불가피하지만 투자심리까지 반영한 속보성 지표들이 반등한 점을 고려하면 프리 IPO(기업공개)나 PF 같은 비상장주식 및 국내 부동산 관련 사업부 실적은 당초 우려와 달리 연착륙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부동산 금융 리스크는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증권사의 PF 대출 연체율은 1분기 기준 15.9%로 작년 말(10.4%)보다 3개월 새 5.5%p 급등했다. 이는 금융업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가 집계한 증권사 28곳의 미국·유럽·아시아 등 해외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13조6000억 원으로 상당한 편이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익스포저가 높았던 증권사의 경우 신규 PF 딜 부재로 수수료수익 감소와 해외부동산 가치 하락에 따른 펀드 평가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상대적으로 주기가 긴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단기간 내에 이전과 같은 수익성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관련 손익 방어력이 하반기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 연구원도 “해외 상업용부동산(CRE) 기초자산은 국내 부동산과 달리 오피스 중심인데 올해 들어서야 공실률 확대와 가격 하락이 본격적으로 부각됐다”며 “대체투자 펀드 비히클(투자수단) 특성상 2~3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손실 발생이 불가피하므로 해외 CRE 익스포저가 적은 증권사의 실적 회복 탄력성이 더 뛰어날 것”이랄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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