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카카오·네이버의 개인투자자 수가 6개월 새 20만 명 이상 급감했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주가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매물을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에코프로 등 2차전지 관련주에는 올해 상반기 수십 만 명의 소액주주들이 몰려들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소액주주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566만8319명으로 지난해 말 581만3977명 대비 14만5658명 줄어들었다. 600만 명에 근접했던 작년 상반기(592만2693명)와 비교해서는 30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카카오·네이버에 투자했던 ‘개미들’도 이탈하고 있다. 상반기 카카오의 소액주주는 199만9126명으로 1년 만에 200만 명을 밑돌았다. 작년 말(206만6544명) 대비로는 7만여 명 줄어든 수준이다.
네이버도 작년 하반기 105만1608명에 달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103만3170명으로 줄어들며 100만 명대를 간신히 턱걸이했다. 작년 말 소액주주 100만 명을 넘어서며 ‘국민주’ 반열에 올라선 SK하이닉스도 소액주주 수가 현재 77만7692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소액주주 이탈은 주가가 급등한 뒤 오랜 기간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례로 2020년 4만~5만 원대에서 머물던 삼성전자 주가가 그해 연말 6만~7만 원대를 넘어서고 이듬해 초 9만6800원까지 급등하자 소액주주 수는 145만4373명(2020년 상반기)·215만3969명(2020년 하반기)·454만6497명(2021년 상반기)으로 세 배 이상 불어났다.
급증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8만 원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십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2021년 하반기에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저가 매수 수요가 몰렸던 지난해 상반기에도 ‘개미들’들이 15조1606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소액주주 수는 592만2693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달라졌다. 주가가 5만~6만 원대에서 머물자 조금씩 이탈하기 시작했다. 개인은 삼성전자에 대해 1월 -2조986억 원·2월 -921억 원·3월 -1조4824억 원·4월 -2조3819억 원·5월 -2조4226억 원·6월 -1조5550억 원 등 상반기 내내 ‘팔자 행진’이었다.
카카오도 비슷했다. 2021년 6월부터 16만~17만 원 수준으로 치솟자 2020년 하반기 56만1027명이던 소액주주 수가 1년 후 191만8337명으로 네 배 가까이 불어났고 작년 말에도 저가 매수에 힘입어 200만 명 수준으로 소폭 늘어났다.
그러나 인기는 영원하지 않았다. 5만 원대를 유지하던 주가가 올 들어 4만 원대로 주저앉으면서 많은 개인들이 카카오를 이탈했다.
네이버도 지난해 3분기까지 주가가 20만 원대 중후반 수준을 보이면서 많은 소액투자자들을 끌어들였지만 그해 말부터 10만 원대 후반으로 추락했고 올해 들어서도 이전 주가를 쉽게 회복하지 못하면서 올 상반기에 많은 소액투자자들이 네이버를 털고 떠나갔다.
포스코홀딩스 등 2차전지 업종, 주가 상승에 소액주주 급증
삼성전자·카카오·네이버에서 이탈한 개인들은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한 2차전지 테마주로 향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소액주주는 올 상반기 52만8895명으로 작년 말(31만3370명) 대비 20만 명 이상 불어났다. 이 기간 개인의 순매수 규모도 4조7601억 원으로 상당했다.
주가가 600% 이상 증가한 에코프로의 소액주주는 10만9619명에서 25만4687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자회사 에코프로비엠도 소액주주가 22만5303명에서 41만9892명으로 급증했다.
개인의 상반기 순매수 규모는 에코프로 1조9145억 원·에코프로비엠 1조1967억 원으로 컸다. 세 종목의 소액주주를 합치면 총 120만3474명으로 100만 명을 훌쩍 넘는다.
다만 이 같은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차전지에 대한 개인의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개인은 포스코홀딩스를 5687억 원·에코프로비엠을 722억 원 사는데 그쳤다. 에코프로에 대해서는 1061억 원을 팔아치웠다.
주가도 하락세다. 18일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54만9000원으로 이달 들어 14.5% 하락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도 이달 들어 각각 10.9%, 25.5% 떨어진 상태다.
7월 주가가 급격히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세 종목은 7월26일 나란히 연중 최고점을 세운 바 있다. 18일 종가와 비교해 포스코홀딩스는 28.1%·에코프로는 30.1%·에코프로비엠은 46.6% 주저 않은 상태다.
투자자 중 개인의 트레이딩(단기간에 사고팔아 수익을 내는 일) 비중이 높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다가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의 순매수/거래대금 수치는 절대적 혹은 상대적(기관·외국인 대비)으로 낮다”며 “개인들의 거래대금이 절대적인 에코프로·포스코홀딩스 등이 상승 시기에는 장중 트레이딩이 원활히 작동하겠지만 하락 시기에는 장중 트레이딩 중 손절 매도의 영향력이 부각돼 하락폭이 매우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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