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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101] 참사와 사고
최태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1-21 06:30:00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지난해 핼러윈(이것도 ‘핼로윈’이라고 쓰는 사람이 많다. 밤에 죽은 사람의 혼이 집에 들어온다고 해서 미국에서는 호박 등으로 장식하고 가면을 쓴 어린이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집집에서 주는 과자를 받아 온다)데이 때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많은 사람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것을 ‘이태원 참사’라고 했더니 어떤 사람이 시비를 걸었다. “그것이 사고지 왜 참사냐?”고.
 
시비를 거는 사람들은 물불 가리지 않는다. 40년 한국어를 가르친 필자에게 맞춤법이 틀렸다고 주장했다가 한국어학과 교수인 것을 알았는지 참사라는 단어를 가지고 계속 시시비비를 따지길래 답하다 지쳐서 탈방하고 말았다. 참사(慘事)는 글자 그대로 “비참하고 끔찍한 일”을 말한다. 사람이 그렇게 많이 죽었으면 비참하고 끔찍한 일이 아니고 무엇인가?
 
사고(事故)라고 쓸 수도 있지만 단어를 선택하는 것은 글쓴이의 자유다. 사고는 ‘1.뜻밖에 일어난 좋지 않은 일 2.문제나 말썽을 일으키는 일 3.어떠한 일의 원인이나 이유’를 이르는 말이다. 이태원의 사건은 젊은이들이 많이 죽었으므로 당연히 ‘비참하고 끔찍한 일’이다. 글의 전체를 보지 않고 글자 하나를 꼬투리 잡으며 막말하는 사람을 보면 참으로 답답하다.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있는 것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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