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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제1회 열린포럼 ‘호남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호남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③ ‘87체제 좌파연합’ 기업에 빗장… 호남부흥 동력 잃어
‘87체제 실소유주’ 호남… 보조금과 ‘5·18산업’만으로 지탱되는 경제
이름뿐인 ‘민주화 성지’, 좌·우 경쟁구도 필요… 양쪽 주장 비교·판단해야
“‘호남인만 호남 비판 가능’도 ‘변종 호남 혐오’… 진실·애정 기반한 비판 절실”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09 12:24:22
▲ 스카이데일리 제1회 열린포럼 '호남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는 한국 사회의 금기를 깨는 또 하나의 도전이다. 주동식(왼쪽 세 번째) 지역평등연대 대표·사회자 조성환(왼쪽 네 번째) 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를 중심으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연단 좌우에 앉아 있다.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 제1회 열린포럼 호남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첫 발제자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의 호남과 대한민국’을 3회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주 대표는 호남의 자성을 촉구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총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역사·정치·경제·문화적 맥락을 아우르는 그의 호남론은 호남이 (근대화 방향으로) 변해야 나라가 산다’로 요약된다.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가 '호남과 대한민국'을 발표하고 있다. 역사·정치·사회·문화적 맥락을 망라한 최초의 호남론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제언이다. 스카이데일리 
박근혜 탄핵, 문재인 집권… 87체제의 완성 및 종언
 
호남 문제는 87체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우 진영의 사이좋은 권력 배분을 컨셉으로 설계된 87체제지만 실제는 정치적 명분을 차지한 좌파연합으로 꾸준히 기울어진 운동장을 형성해 갔다. 좌파 및 호남 포위를 위해 3당 합당을 설계한 우파와 영남패권이 역으로 좌파연합에 포위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 최종적 완성이 박근혜 탄핵과 문재인 집권이다. 87체제의 완성이자 종언을 의미한다문재인 정권에서 좌파는 대한민국 권력의 99%를 장악했다. 더 이상 권력 분점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권력 분점을 전제로 한 87체제(6공화국)가 유지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종결됐음을 뜻한다.
  
복합 쇼핑몰 하나 없는 호남… 보조금과 ‘5·18산업’에 기댄 경제 
 
호남이 87체제에서 정치적 승자의 위치에 올랐지만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을 받진 못했다결정적인 이유는 경제활동에 필요한 노하우를 쌓을 기회를 갖지 못한 데 있다고 봐야 한다. 경제적 낙후성을 극복하고자 우선 의존한 게 보조금이었다. 농업 보조금이 그렇고, 동학농민운동 가담자를 독립유공자로 예우해 후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것도 호남 보조금 성격이 강하다.
 
호남 부흥을 위해선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고 그럴 만한 기업들도 있었지만 좌파연합이 가로막았다. 호남은 좌파연합의 일원으로서 엄청난 정치적 위상을 가졌다. 이를 포기한다는 것은 87체제 지배 그룹으로부터 탈락을 의미했고 정치적 위상이 가져다 준 어마어마한 특권도 포기해야 한다는 걸 뜻했다호남으로선 불가능한 선택이었다.
  
좌파연합은 그 이념적 속성상 반기업, 반시장, 반미·반일의 명분에 집착한다. 그러다 보니 뒤로 경제적 이득을 챙겨도 표면상으론 기업과 시장에 적대적인 스탠스를 취하게 됐다‘기업과 시장(민간영역)은 악·공공은 선’이라는 명제에 집착하게 된 것이다. 기업 투자가 없으니 호남의 경제적 조건이 열악해지고 그럴수록 청년 실업은 해소될 길이 없다.
 
이에 호남은 정치적 영향력과 경제적 혜택의 맞교환 방식을 동원했다. 특히 5·18의 핏값이라는 상징 자산을 활용해 국가 프로젝트와 예산 따오기에 적극 나섰다이게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면서 5·18은 호남의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일부 기업들도 멱살 잡혀 끌려오게 됐다.
 
‘호남=87체제 오너이자 승리자’라는 위상 때문에 기업들도 호남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웠다. 아시아문화전당·광주비엔날레·김대중컨벤션센터·광주형일자리(GGM)·영암F1·태양광·풍력·한전 공대·새만금세계보이스카우트잼버리 등은 모두 이런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 사업들은 사실상 다 실패했다. 시장성·경제성을 무시한 채 정치 논리를 앞세워 유치한 프로젝트들의 필연적 귀결이었다.
 
호남이 산업화 시대 경제개발에 필요한 내적 역량을 쌓지 못한 것도 이들 프로젝트의 실패에 영향을 끼쳤다. 결국 호남은 부실화한 프로젝트에 추가예산을 요구하게 되고 이것마저 한계에 부닥치면 새로운 정치성 프로젝트를 만들어 예산 투입을 요구한다. 이게 다시 호남의 경제 구조를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져 결국 악순환이 반복된다.
 
기업이 안 들어오니 일자리가 안 생기고 청년들 갈 곳이 없다. 일부는 수도권 등으로 가 보지만 여의치 않다. 결과적으로 호남 특유의 취업 생태계가 형성됐다. 정당(민주당시민단체·노조·언론·공무원·법조계 등 정치적 성격을 띤 부문 위주의 일자리다
 
5·18의 왜곡… 대한민국 헌정 질서 수호가 친북·종중, 반미·반일로 
 
광주엔 자조적인 말이 떠돈다. ‘광주에 대학(교수)은 많아도 학생은 없고, 언론(기자)이 많아도 독자는 없고, 시민단체가 많은데 시민은 없다등이다이런 반기업·반시장 생태계는 자연스럽게 반미반일·친북종중 정서로 이어진다애초에 대한민국 헌정 질서 수호 투쟁이던 5·18이 반미 투쟁의 성격으로 왜곡된 배경에는 이런 현실이 있다
 
정율성 문제·송갑석(“김일성을 존경한다는 정치인)이 호남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떠오른 점·김승환 전북교육감(관할 지역 고3 학생들의 삼성 취업을 금지한 공문 발송)3연임 현상 등이 대표적이다. 좌파연합의 정치적 위상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이들의 도그마에 전염되고 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호남화.
 
호남이 변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 진실·애정에 기반한 비판 절실
 
현재로선 호남이 승리하면 대한민국이 망하고, 대한민국이 성공하려면 호남이 패배해야 하는 구조다. 호남의 비극이자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호남이 나라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영남패권의 경우엔 그래도 대한민국과 윈윈 구조였다. 대한민국과 영남의 발전이 같은 궤도에 존재한 것에 반해 호남패권은 정반대 성격을 띠고 있다.
 
호남이 영남패권의 진정한 대안이 되려면 개발 시대의 문제점인 중앙집권·국가 개입·규제 심화, 큰 정부 작은 시장 등을 극복한 새로운 시스템의 주역이 돼야 했다. 하지만 호남은 박정희 시스템에 올라타 기득권을 대체하는 방식을 추진했다. 과거 농민반란이 근대 공화정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기껏해야 일부 지배층만 교체하는 일종의 역성(易姓혁명에 그친 것과 비슷하다.
 
호남은 영남패권을 전향적으로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영남패권이 상징하는 자본주의, 시장과 기업, 과학·개인·자유·합리주의·법치·친미친일·반공·반북·반중 등의 가치에 거부감을 갖게 됐다. 이는 반기업·반시장·반미반일·친북종중·반대한민국적 가치로 연결돼 결국 근대문명의 가치를 거부하는 형국에 이르게 되었다. 
 
한때 민주화의 가치로 여겨지던 유연화·개방화·다양화·합리화도 결국 정치적 올바름(PC)주의 등 반문명적 가치로 전락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호남 문제야말로 한반도 근·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화두인 근대화 미성숙현상을 집중적으로 대변한다
호남이 변화해 대한민국 편이 되면 대한민국의 퀀텀 점프가 가능해진다
 
호남은 풍요로운 자연환경을 가졌다. 그런 만큼 수탈도 심했다. 조선시대 지방 수령들 사이에선 파견 희망지 1순위가 호남이었다고 한다. 벼슬자리 얻느라 쓴 본전을 빨리 뽑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호남인의 기질에 내재한 저항 의식은 이런 역사를 통해 형성됐을 것이다.
 
수탈과 억압·소외감이 결합해 저항 의식이 형성되면 부정적인 자의식으로 연결되기 쉽다. 주류로 산 경험이 적다는 점과 함께 호남에서 반복 자행된 엘리트 뿌리뽑기가 이 지역의 지적(知的) 인프라를 매우 취약하게 만들었다. 민주화 성지라지만 민주주의를 가장 모르는 도시, 좌파의 아성이라지만 이념 자체를 이해 못 하는 도시가 돼 버린 듯하다.
 
호남 문제 해결을 위해선 혐오 대신 애정어린 비판이 필요하다. 대부분 뒤에 숨어 혐오만 하고 정정당당한 비판을 안 한다. 혐오는 루저의 워딩이다. 호남이 변하길 원하는 게 아니라 변하지 않기를 원하는 표현이다
 
일베의 호남 혐오는 사실상 호남의 무임승차에 대한 분노가 그 본질이다문제의식 자체는 정당성을 지니지만 정치적 루저의 워딩인 혐오로 표현됐다는 게 문제다. 문제의식이 정당해도 그 표현 자체가 혐오의 형태를 띠는 순간 발언의 정당성도 사라진다.
 
호남에도 좌·우 경쟁 구도 만들어야
 
호남 문제는 호남의 근대화 촉진 방향으로 해결돼야 한다. 호남의 복합 쇼핑몰 제로이슈는 보통 사람들 피부에 가장 와 닿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기업과 시장의 가치를 환기시킨다. 새만금잼버리도 비슷한 성격의 문제였다. 정율성 기념사업 논란은 호남의 친북·종중 분위기와 주사파와의 패권 연합 문제에 스포트라이트를 향하게 한다. 
 
이런 이슈들을 내세워 호남 내부에 좌·우 대립 전선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호남 대중이 좌파와 우파가 각각 무엇을 주장하는지, 양쪽 주장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대한민국과 국민 전체를 위해 어느 쪽의 주장이 더 정당한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누구든 당당하게 호남을 향한 비판에 참여해야 한다. 진실을 말하는 데 출신 지역의 제약이 있을 수 없다. ‘호남인만 호남을 비판할 수 있고 다른 지역 사람이 나서면 혐오가 된다는 고정관념이야말로 변형된 호남 혐오라는 사실을 기억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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