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기로 밝히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회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금투세 폐지로 ‘큰손’들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수 부족분이 커지고 과세 형평성을 훼손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금투세 폐지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풀어야 할 숙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금투세 폐지를 공식화하고 증권거래세·양도소득세 개편을 검토·점검하고 있다. 작년 11월 공매도 금지·12월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완화에 이은 세 번째 증시 활성화 대책이다. 불확실성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는 의도다.
앞서 윤 대통령은 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금투세 폐지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투자자·증시의 장기적 상생을 위해 내년에 도입 예정인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며 “경제와 시장 전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증시 침체·투자자 이탈 등 부작용을 초래할 제도는 반드시 고치겠다”고 말했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에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연 5000만 원 이상·해외주식 및 채권 연 250만 원 이상)이 넘는 양도차익을 거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당 소득의 20~25%를 부과하는 제도다. 당초 2023년 1월부터 시행하려 했지만 여야는 2022년 12월 금투세 시행 시기를 2025년 1월로 2년 유예하면서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을 10억 원 이상으로 유지하고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는데 합의했다.
개인투자자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투자 심리를 위축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부동산·해외주식 등 다른 자산에 묶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들어올 수 있는 점도 호재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적극 환영한다. 금투세의 가장 큰 문제는 개인만 독박을 쓰는 불공정 과세인데 외국인과 기관은 금투세와 상관없어 개인의 반발이 심했다”며 “금투세가 폐지되면 시중 대기자금·부동산 자금 등이 주식시장으로 올 수 있기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박스피’를 벗어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투세 폐지 시 정부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22년 11월 발표한 ‘2022년 세법개정안 분석’에 따르면 금투세를 2025년부터 시행할 경우 2027년까지 총 4조328억 원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1조3443억 원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예고대로 금투세를 폐지하면 4조 원 정도 세수가 줄어든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역행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020년 12월에 발간한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현황 및 쟁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일본·영국·독일 등 주요국은 주식·채권·파생상품 양도차익에 과세하고 있다.
미국은 단기소득과 장기소득으로 나눠 1년 미만에 10~37%·1년 이상에는 0~20%를 적용한다. 영국은 소득 규모에 따라 10%·20%로 세금을 부과하고 일본은 20.315% 단일세율로 세금을 걷는다. 4개국 모두 증권거래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 형평성을 훼손하는 것도 문제다. 기획재정부는 2020년 세법개정안 제출 당시 금투세 과세 대상을 약 15만 명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2019년 기준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약 600만 명)의 2.5%에 불과하다. ‘부자감세’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금투세 폐지로 주식시장에 자금이 유입돼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해소된다면 부동산자산과 금융자산 간 밸런스를 유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이게 계속해서 발생할지는 알 수 없다”며 “자금 유입은 주식시장이 얼마나 좋은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달려 금투세 폐지와 항구적 수익 제고를 등치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투세가 폐지되면 투자수익률이 올라가고 주식시장이 활성화될 개연성은 있다”면서도 “지정학적 불안 요인·지배구조 문제 등 다양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들이 있는데 금투세를 없앤다고 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결되는지는 한 번 판단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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