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8 06:17
뉴스 > 증권
홍콩 ELS ‘손실폭탄’ 카운트다운… 1분기 3.9조 원 만기
홍콩H지수 ELS 판매잔액 19조3000억 원… 투자자 셋 중 하나는 ‘노인’
금감원 조사 결과 일부 판매사 ELS 판매한도 관리 미흡 등 문제점 발견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07 13:06:14
▲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올해 상반기 만기 규모는 전체 판매잔액(19조3000억 원)의 52.7%인 10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홍콩H지수 ELS 피해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파생결합증권(ELS)의 손실이 바짝 다가왔다. 1분기에 4조 원·상반기에 10조 원이 만기를 앞두고 있다. 홍콩H지수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않은 이상 손실을 피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관건은 불완전판매 여부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일부 판매사에서 판매한도 관리 미흡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금감원은 현장검사를 추가 실시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투자자 면담 등으로 불완전판매 여부를 밝혀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7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권 홍콩H지수 기초 ELS의 판매잔액은 총 19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15조9000억 원·증권사 3조4000억 원 수준이다. 투자자별로 보면 개인 17조7000억 원(비중 79.5%)·법인 1조6000억 원(8.6%)으로 개인투자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노년층의 비중이 컸다. 65세 이상 투자자의 규모는 5조4000억 원(계좌 8만6000개)으로 전체 30.5%에 달했다. ELS 투자경험이 없는 최초 투자자는 전체 8.6%(계좌 수 기준)로 높았다. 은행은 오프라인(비중 90.5%)에서 대부분의 판매가 이뤄졌고 증권사는 온라인(87.0%)에서 주로 판매했다.
 
문제는 ELS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1년 판매 상품의 조기상환 실패 등의 영향으로 전체 잔액의 79.6%인 15조4000억 원의 만기가 연내 도래한다. 분기별로 1분기 3조9000억 원·2분기 6조3000억 원·3분기 3조1000억 원·4분기 2조1000억 원이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때까지 계약 시점보다 일정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을 주는 대신 미리 정한 수준 이하로 가격이 내려가면 원금을 잃는 상품이다. 크게 녹인(Knock-in)형과 노녹인형(No Knock-in)형으로 나뉜다. 녹인형은 계약 기간 중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가입 당시 가격의 50%)로 한 번이라도 떨어지는 순간 만기 때까지 가입 당시보다 60~70% 이상 회복하지 못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노녹인형은 기초자산 가격이 얼마나 내려가는지 상관없이 만기 때 하락 폭이 50~60%보다 크면 원금을 잃는다.
 
광고
ELS 만기가 통상 3년임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 만기 도래 상품의 계약 시점은 2021년 상반기다. 당시 홍콩H지수는 1만339.99~1만2228.63에서 움직였다. 5일 홍콩H지수는 5606.98로 마감했다. 45.8~54.1% 낮다. H지수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원금 손실은 피할 수 없다.
▲ 홍콩H지수 기초 ELS 분기별 만기도래금액 분포.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금감원 관리체계상 문제점 발견… 8일부터 현장검사 실시
 
이제 시선은 불완전판매 여부로 쏠린다. 금감원은 작년 11~12월 주요 12개 판매사의 H지수 ELS 판매실태 등을 점검하기 위해 현장·서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일부 판매사에서 △ELS 판매한도 관리 미흡 △KPI(핵심성과지표)상 고위험·고난도 ELS 상품 판매 드라이브 정책 △계약서류 미보관 등 관리체계상 적지 않는 문제점이 발견됐다.
 
구체적으로 2021년 1월 미국의 중국군 연계 중국기업 투자금지로 홍콩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음에도 수수료수익 증대를 위해 고위험 ELS 판매를 억제하지 않고 판매한도를 증액해 판매했다. 수익률이 높은 고위험 ELS 상품을 KPI 배점에 포함해 ELS 판매 확대를 유도하기도 했다. 신탁계약서나 투자자정보 확인서 등 계약 관련 서류를 보관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금감원은 법규위반 소지 등을 보다 정밀하게 점검·확정하기 위해 은행·증권 권역을 아우르는 현장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우선 8일 최대 판매사인 KB국민은행·한국투자증권 검사를 시작으로 이달 나머지 10개 판매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실시한다. 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는 분쟁민원 사실관계 파악 등을 위한 민원조사도 현장검사와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현장검사를 통해 H지수 ELS 판매와 관련한 금융사 위법사항을 확인하면 엄중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며 “특히 은행권은 고객이익 보호 중심의 영업을 전제로 고난도 금융상품의 신탁 판매 허용을 요청했던 점을 감안해 고객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영업 행태 등으로 촉발된 위법사항 등이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완전판매 피해 투자자들 면담하며 밝혀내야”
 
일각에서는 불완전판매 여부를 판별할 때 서류 서명·녹취 등을 확인하는 것보다 피해 투자자를 일일이 면담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상품 수익구조를 자세히 듣지 못한 채 안전하다는 얘기만 듣고 서류에 서명하고 가입한 고령 투자자가 많다는 점에서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제보 받은 내용을 보면 설명을 완전히 불완전하게 한 것은 드물고 안정적인 상품이라며 판매했는데 소비자들은 정확한 내용을 몰랐다”며 “(홍콩 ELS 금리가) 당시 은행 예·적금보다 2~3배 높은 점을 들며 가입을 유도한 것 같다. ‘예’라고 쓰라고 해서 썼지만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기된 은행 예·적금을 (홍콩 ELS 상품에) 다 투자하거나 예·적금을 해지한 경우도 있어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다 점검해봐야 한다”며 “수익구조를 자세히 설명하고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려줬다면 금융자산 전체를 집어넣지 않았을 것이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피해 투자자를 일일 면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은행에서 아예 애초부터 원금 손실 상품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몇 년 전 은행이 펀드상품 판매 허가를 받았는데 이건 정말 잘못된 일”이라며 “라임·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같은 일이 은행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원칙적으로 원금 손실 상품을 팔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상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도 은행 직원들이 1억 원짜리 상품을 판매하고 수수료로 100만~200만 원을 받게 하는 것도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34,631 ▶
어제 140,566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