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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세상 버리지 마세요… 과학수사요원의 사건 기록
있었던 존재들/ 원도 지음, 세미콜론, 1만5000원
임요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22 10:50:36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자살로 처리된 변사자의 수는 1만2727명이다. 하루에 34.8명꼴로 자살하는 셈이다.
 
‘있었던 존재들’은 원도 작가가 지난 2년간 ‘한겨레’에 연재한 칼럼을 다듬고, 새로 쓴 글을 더해 엮은 첫 칼럼집이다. 4년 동안 과학수사과에서 현장감식 업무를 담당하며 수백 명의 변사자를 본 원도.
 
저자는 투신자살·목맴사·고독사 등 각기 다른 모습으로 생을 마감한 이들을 보며 그들이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과학수사요원으로서 느낀 감정을 가감 없이 기록했다.
 
그가 이 책을 쓴 것은 하루 34.8명이 자살로 죽는 나라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지막을 나의 마지막처럼 숭고하게 여기고, 그들의 마지막 표정을 기억하는 경찰관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비상’ ‘단속’ ‘부패’ ‘묻다’ 등 현장에서 포착한 29개 단어를 통해 사건 당시의 상황과 감정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이른바 경찰관 원도가 적어 내린 하나의 ‘생애 사전’이라 볼 수 있다.
 
‘고개’엔 달동네 쪽방촌에서 고독사한 사람의 이야기가, ‘심연’엔 주머니마다 돌을 가득 넣고 한강에서 투신한 사람의 사연이, ‘부패’엔 로맨스 스캠 사기 사건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이 담겨 있다.
 
편편의 사연을 통해 세상에서 사라진 존재들과 변두리에서 희미하게 존재하는 소외된 자들이 있음을 상기시키며 사회가 외면해 온 얼굴들을 불러낸다. 이 책의 목적은 분명하다.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소외된 죽음들이 줄어들길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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