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수 수요층의 선호도가 높은 1군 건설사 분양 단지도 지방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과 지방 간 분양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대형 건설사가 서울에서 짓는 단지는 청약 호조를 보이는 반면 지방에서 시공하는 신규 분양 단지는 1군 건설사의 브랜드를 달아도 청약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있는 것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는 12일 실시한 1순위 청약에서 47가구 모집에 총 4374명이 접수해 평균 93.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498가구 규모의 둔촌현대1차아파트를 포스코이앤씨가 572가구 규모로 리모델링하는 아파트다. 더샵 둔촌포레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13억6800만~13억9300만 원 수준이다.
사업지 인근에서 올해 11월 입주를 앞둔 인근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최근 입주권 실거래가가 18억~19억 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아 청약 시장에서 흥행을 거뒀다.
경기 성남 분당구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도 11일 실시한 1순위 청약에서 74가구 모집에 3385명이 신청해 45.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는 금호건설이 시공해 분당구 야탑동에 지어지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7억7040만~7억78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인근 구축 단지인 SK뷰(2003년 11월 입주)의 동일 평형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반해 지방 아파트 분양 단지들은 1군 건설사가 시공함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이 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4일부터 6일까지 일반분양을 실시한 울산 남구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은 559가구 모집에 52명만이 접수해 507가구가 미분양됐다. 이 단지는 ‘울산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핵심 입지인 울산 남구 신정동에 들어서는 아파트다.
그러나 2022년 첫 청약 당시 흥행에 실패하고 미분양 판매도 저조하자 작년에 분양승인을 취소했다. 이후 올 3월 다시 재분양에 나섰지만 지방 부동산 경기 한파를 피하진 못했다.
대우건설이 2월14일 1순위 청약을 실시한 대구 서구 ‘반고개역 푸르지오’ 또한 239가구 모집에 19개의 청약통장만이 들어왔다.
이와 같이 수도권과 지방의 분양시장 양극화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 작년 4분기 초기 분양률은 100%를 기록한 반면 지방은 69.8%에 그쳤다. 이는 직전 분기(76.6%) 대비 6.8%p 떨어진 수치다.
초기 분양률은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 개시일로부터 3개월 초과~6개월 이하의 기간 동안 총 분양 가구 수에서 실제 계약이 체결된 가구 수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원이 62.7%에서 56.8%로 하락했고 충북도 96.1%에서 90.4%로 떨어졌다. 작년 3분기 분양 물량이 없었던 경남은 4분기 58.7%를 기록했고 제주는 초기 분양률이 0.9%에 그쳤다.
실제로 한동안 감소 추세를 보이던 지방 미분양 물량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1월 기준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6만3755가구로 작년 12월(6만2489가구)보다 약 2%(1266가구) 불어났다. 지역별 미분양 물량은 대전 1112가구·세종 971가구·충남 5436가구·충북 3275가구 등이었다.
한 1군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분양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며 “서울이냐 아니냐에 따라 1군 건설사 브랜드를 단 신규 분양 단지도 흥행에 실패하는 등 청약 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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