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돈을 주고 관람하던 미디어아트를 무료로 접할 수 있다면? 경기도 화성시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이달 2일부터 5월19일까지 미디어아트 ‘거장의 팔레트 빛을 만나다’를 운영한다.
이번 전시는 레플리카 전시(아트스페이스)와 동시에 진행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전시를 제작하고 기획한 정동자 제이케이아트컴퍼니 대표를 동탄복합문화센터 아트스퀘어에서 만났다.
그림·텍스트·음악 한데 어우러져
“인상주의·후기인상주의·야수파의 세 거장인 모네·고흐·마티스를 소개하는 자리다. 서양미술사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로 사랑받는 거장들의 작품을 바탕으로 그들이 생전에 남긴 명언과 귀에 익숙한 클래식 명곡이 한데 어우러지도록 했다.”
이번 전시에는 모네의 △수련 △인상, 일출 △양산을 쓴 여인 △생 라자르 역 △루앙성당 태양의 포탈 △루앙 대성당 정문과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감자 먹는 사람들 △까마귀가 나는 밀밭 △아를의 랑글루아 다리 △낮잠 △고흐의 방 △붉은 포도밭 △꽃피는 아몬드나무, 마티스의 △모자를 쓴 여인 △붉은 방 △대화 △춤 △로사리오성당 등 대표 작품을 선보인다.
여기에 곁들여 생전에 화가들이 남긴 글귀가 전시장과 화면을 장식한다.
“베껴야 한다면 가장 위대한 것을 베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자연이다.”
-클로드 모네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예술적인 일은 없는 것 같다.”
-빈센트 반 고흐
“모든 색은 함께 노래한다. 음악에서 화음처럼 모든 색은 합창에 필요한 힘을 가지고 있다.”
-앙리 마티스
정 대표는 미디어아트의 가장 큰 장점으로 매체를 초월하는 점을 꼽는다. 캔버스를 벗어난 그림은 건물 내벽이나 외벽을 타고 거대한 규모로 다시 살아나 관객을 압도한다. 여기에 추가되는 음악은 시각예술에 머물렀던 미술 영역의 한계를 청각으로 확대시킨다. 인간의 다양한 감각에 호소함으로 인간의 본성을 일깨우는 것이다.
그림이 문학과 관계 깊다면 음악은 다분히 수학적이다. 클래식 음악의 구조와 화음은 자유분방하게 펼쳐지는 미술적 상상력에 리듬을 부여하고 질서를 만들어 낸다.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예술
클래식이 고대 로마시대 가장 높은 계급을 뜻하는 말에서 유래했듯 다수의 공감을 얻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미디어아트는 소수 정예의 클래식을 대중 속으로 확장시키는 강력한 수단이 되어준다.
“국내외적으로 미술시장은 엄청난 규모로 커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미술시장의 성장속도는 순수예술의 성장속도보다 급속도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디어아트는 전시장의 문턱을 낮춰 누구나 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번 기획은 고급의 문화예술을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는 데 큰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접근이 쉽다는 점에서 미디어아트는 금전적·시간적으로 매우 유용한 예술 향유 도구이다. 정 대표는 이번 기획에 특별히 텍스트를 포함시켰다. 보고 듣는 것을 넘어 생각할 여지를 남긴 것이다.
“화가들이 남긴 말은 그들의 삶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해준다. 반 고흐는 평생을 고독과 질병에 시달렸다. 모네는 굉장히 부유한 삶을 산 작가로 알려졌지만 극심한 가난은 늘 그와 가족을 힘들게 했다. 결국 그들을 살게 한 것은 지속적이고 꾸준한 작업이었고 현대에 이르러 그들이 동시대적 감동으로 삶의 역경을 이기고 희망을 갖게하는 이유가 되었다.”
그는 이번 전시장에 특별히 방석과 안락의자를 도입했다. 청소년을 위한 배려다.
“비주얼적으로 현란한 세상에서 딱딱한 전시로 아이들의 시선을 붙들어 둔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미디어아트는 영화 보듯 미술을 즐기면 된다. 누워 있고 싶으면 눕고 그림을 보다가 뭔가 생각나면 묻고 말해도 된다.”
미디어아트 전시장에는 큐레이터가 없다. 모네·고흐·마티스가 직접 등장해 자신의 작품 안내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눈에 보이는 대로 보고, 느껴지는 대로 느끼면 된다. 그게 미디어아트다.
공연을 기획하는 입장에서 어려운 점이 있을 듯하다.
“지자체 전시·공연의 경우 예산이 정해져 있기에 규모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 전시는 4개의 벽면을 모두 활용했다. 유료 전시를 보고 오신 분 입장에서는 소규모로 느껴질 수 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음악과 인문학을 결합시킨 본 전시는 또 다른 감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전시에 빔 프로젝트가 동원됐다는 말에 사뭇 놀랐다. 올레드 화면을 보듯 영상이 너무나 생생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투자의 시기였다면 이제부터는 결실의 시기다. 최근 대기업에서 러브콜이 왔다. 직원들을 위한 공연·전시에 미디어아트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쉽고 재밌고 접근이 쉽다는 점에서 미디어아트의 미래는 밝다.”
제이케이아트컴퍼니는 작가 17인의 예술 IP(Intellectual Property)를 보유하고 있다. 언제든 미디어아트 전시로 확장될 수 있는 화가들이다. 화가들의 작품은 유럽을 대표하는 뮤지엄에서 상당 수 기증 받은 것도 있고 국내의 국립 미술관으로부터 허락받아 사용하는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앞으로 국내 화가 쪽으로 영역을 확장할 생각이다. K-컬처가 대세인 요즘 한국의 화가를 알리는 데도 미디어아트가 큰 기여를 할 거라는 게 정 대표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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