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달래도 말을 못 하고 표현도 잘 못 하는 애가 계속 울고 있다. 애가 우는 이유를 우리는 알 수가 없다. 대부분 내재적인 이유로 운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우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된 게 아니다. 보통 내부의 문제로, 외부로 설명 불가능한 도발을 하고 내부를 결속시키는 패턴을 보여왔다.”
러시아 유학 1세대로 1990년대 초부터 해체되는 공산주의 진영 소련을 직접 목격한 후 담담히 북한 체제를 설명해 온 이지수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잇따른 북한의 도발에 갖은 추측을 하는 것보다 사태를 ‘결과’만 보고 해석하는 게 좋다고 언급했다. ‘지속해서 이어지는 대북 위협’을 주제로 한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이 교수는 “접근이 제한된 북한은 의도를 추리하는 것보다 관측할 수 있는 것, 결과가 나온 것만 보고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운을 뗐다.
최근 들어 이어진 ‘오물 풍선 테러’에 이 교수는 1000여 개가 날아왔고, 북한이 풍선이 날아가는 거리를 데이터로 얻었고, 이에 따라 9.19 군사합의가 전면 폐지되며 남북 관계가 대치 국면에 이른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앞에서부터 지속해서 예측 불가한 도발 행위를 통해서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에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 왔고 그 의도를 철저하게 숨겨왔기 때문에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며 “생화학 무기와 같은 것도 결과로 나타나기 전까지 섣불리 예단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속해서 “김정은 체제 유지가 결속하는 이유가 외부로 긴장 관계를 유발하면서 내부로 전쟁 분위기를 고조하고 내부통제를 조이는 동력을 얻는다”며 “내부적으로 김정은 정권 유지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대북 방송’에 대해 이 지수는 “통제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외부 차단’을 통한 ‘결속력 고취’인데 K팝은 이의 변수를 와해시킬 수 있는 결정적 방식이 될 수 있다”며 “북한으로서는 가장 두려운 게 바깥세상이 알려지는 것인데 ‘통제 체제 유지’에 가장 위협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평양의 엘리트들도 대부분 김정은 3대 세습 체계에 염증을 느끼는 게 복수 탈북자 증언으로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며 “평양 안방까지 한류에 들어가며 내부 결속에 금이 가고 있는데, 여기에 공산주의 진영 쿠바·베트남도 한국과 수교를 시작한 것을 알며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은 지금 공포와 위기의식 조장 등을 통해 내부 결속을 하기 위해 ‘내일이라도 당정 전쟁이 날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에 공을 들이고 있을 것”이라며 “삐라나 방송 혹은 K팝 등 외부 정보를 지속해서 북한에 보낸 후 내부에서부터 체제를 와해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는 매우 두려운 대응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를 열고 북한의 1000개 안팎의 오물 및 쓰레기 풍선에 정면 대응하기 위해 9.19 군사합의를 폐기한 후 대북 심리전의 하나인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예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현충일 추념사에서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며 “북한이 정상적인 나라라면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는 비열한 방식의 도발을 감행했다”며 “북한의 이러한 위협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자유북한운동연합은 대북 전단 등을 담은 애드벌룬 10개를 살포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의 오물 풍선 공세가 다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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