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9 13:28
뉴스 > 연재기획
[최재기의 시사&이슈] 스위스 국민 77%가 ‘기본소득’ 반대한 이유
공짜 베푸는 정치세력 청산 못 하면 국민 삶 불안정
화폐 대용물, 화폐가치 불안정·신용 체제 혼란 불러
최재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8-06 06:31:40
▲ 최재기 한반도연구소 연구위원
2016년 스위스에서 기본소득 지급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자 스위스 국민은 약 77%의 반대로 부결시켰다. 공짜 돈 나눠 주면 통화 증발로 물가 불안을 초래하고 결국 시장경제의 가치 배분 기능이 교란될 것이라고 판단한 국민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후 적어도 선진국에선 좌파의 무책임한 기본소득 주장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일부 지역에서 ‘이재명표’ 기본소득 지급 실험에 나선다. 당 대표 연임 도전에 나선 이재명 후보의 차기 대선 핵심 의제로 꼽히는 ‘기본사회 공약’을 구체화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재명 2기’ 체제 출범을 앞두고 기본사회 이념을 당 강령에 반영하기 위한 논의에도 착수하는 등 기본사회 연구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동아일보 2024.7.30.)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를 열고 민생회복 지원금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동아일보 2024.7.31.)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헌법 제1조). 즉 대한민국은 자유주의 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를 기본으로 하는 국가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기본사회’는 대한민국 헌법에 규정된 자유주의 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와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가.
 
기본사회란 무엇인가. 이에 대해 민주당과 이재명은 특정 사례에 빗대어 말했지 한 번도 제대로 정의한 적이 없다. ‘이재명표’ 기본소득을 지급하기만 하면 기본사회가 되는가.
 
민주당 인사가 자치단체장인 전북 순창군은 지역 농민 4500여 명을 대상으로 올해 12월경 지역화폐로 ‘농민기본소득’ 연 100만 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전남 신안군의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인 ‘햇빛 연금’을 주민에게 나눠 주는 방안도 있다. 정확한 정의는 내놓지 않고 늘 이런 식의 빗댄 설명뿐이다.
 
광고
시장경제의 기본 상식으로 좀 더 따져 보자. ‘민생 회복’ 핑계를 대든 무슨 봉투 핑계를 대든 궁극적으로 그 돈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지역화폐’나 ‘○○연금’은 대한민국의 ‘원’화와 무관한 것인가. 만약 원화로 청산하지 않고 특정 지역 내 주민들끼리 교환의 매개로 사용하는 것이라면 그 지역 주민들의 취미생활일 뿐이므로 다른 지역 국민은 간섭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화폐나 ○○연금 등이 ‘원’화로 청산할 수 있고, 요구하면 즉각 화폐로 지불되는 청구권이라면 그 이름이 어떠하든 모두 화폐 대용물(money-substitutes)이다. 금(은) 본위제가 아닌 신용 본위제(credit standard) 국가에서 화폐나 화폐 대용물의 발행은 모두 통화량을 증가시킨다. 게다가 화폐 대용물은 발행자의 이익을 자의적으로 선(先)공제하기 때문에 화폐의 가치를 불안정하게 하고 신용 체제를 어지럽힌다.
 
레닌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파괴하는 최선의 방법은 화폐를 망가뜨리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통해 화폐 발행자인 정부는 시민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그들의 부(富) 상당 부분을 몰수할 수 있다.
 
“기존 사회의 기초를 전복시키는 수단 가운데 화폐를 타락시키는 것보다 교묘하고 확실한 것은 없다. 그 과정은 경제 법칙의 숨겨진 힘을 파괴하는 쪽으로 작용하게 하고 그것도 백만 명 중 단 한 사람도 진단할 수 없는 방법으로 한다.” (존 M. 케인스 ‘평화의 경제적 결과’ 제5장)
 
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주요국들이 금 본위제를 폐기하고 1971년 닉슨 대통령이 달러의 금 태환 중지를 결정한 이후 세계는 순수 신용 본위제 화폐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래서 기축통화국 미국은 정권의 임기보다 훨씬 긴 임기를 보장받는 이사들로 연방준비제도라는 독립 기관을 구성해 달러의 가치 안정과 그 지표인 이자율과 인플레이션을 통제한다.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다’(M. 프리드먼). 한 달에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으로 정의되는 초(超)인플레이션은 과거 금(은) 본위제 시대에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직 20세기 후반 화폐 발행 권력자가 국민의 부를 몰수할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는 후진국에서 발생했다. 선진국 스위스의 국민은 공짜 돈 나눠 주겠다는 것을 반대해 부결시켰다. 그 공짜 돈은 언젠가 ○○화폐나 ○○채권으로 되돌아와 ‘화폐를 타락시킬 것’이라는 상식을 가진 국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케인스가 1920년에 ‘백만 명 중 한 명도 알기 어렵다’고 장담했던 경제 법칙을 오늘날 스위스 국민 100명 중 77명은 상식으로 알고 있었다. 시장경제의 원리에 대한 국민적 상식을 꾸준히 교육했기 때문일 것이다. 화폐가치의 타락은 특정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다. 화폐나 화폐 대용물을 남발하여 공짜 돈 퍼 주겠다는 정치세력을 청산하지 못하면 그 국민의 삶은 불안정해진다. 공짜 돈 좋아하는 국민이 많은 나라는 후진국이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1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97,054 ▶
어제 150,340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