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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제5공화국’이라는 드라마에서 전○○(이덕화 분)의 대사 중에 나오는 “아주 좋아!”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지금도 가끔 친구들을 만나면 듣는 말이다.
‘아주’는 ‘1. 어떤 상태나 성질·느낌 따위가 보통을 훨씬 넘어서는 정도로 2. 완전히 다 3. 주로 일부 동사의 과거형 앞에 쓰여, 그 동작이 완전히 끝났음을 강조하여 꾸미는 말’이다. 예문으로는 “그 저울은 아주 미세한 양까지 측정할 수 있어” 등을 들 수 있다.
‘많이’는 ‘많다’에서 파생된 단어다. 그 의미는 ‘1. 수효나 분량이 일정한 기준치보다 위에 있게 2. 일이나 상태의 정도가 일정 수준보다 더하게’라는 뜻이다. 예문으로는 “게으른 놈이 짐 많이 진다” “적게 먹으면 약주요 많이 먹으면 망주다”와 같은 것이 있다. 속담에 “새끼 많이 둔 소 길마 벗을 날 없다”도 있다.
‘많이’는 ‘많다’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원래는 ‘수효나 분량’과 관련된 것에만 사용해 왔으나 지금은 서울 사는 교양인들이 ‘상태나 정도’에도 많이 쓰는 까닭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혹은 “나 너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와 같이도 쓴다.
‘같다’라는 표현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많이 좋아한다’는 표현은 어감이 좋지는 않다. 그렇지만 맞춤법 검사기에 넣으면 교정할 것이 없다고 나온다. 허허.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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