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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을 간첩죄로 처벌 못 하는 현행법’ 與野 뜯어고쳐야
정보사 군무원 ‘블랙요원 리스트 유출’→ ‘간첩법 개정’ 시급 목소리↑
형법 98조 ‘적국·북한 위해 간첩 활동 해야만 처벌 가능’ 독소 조항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간첩법 개정안 7건 ‘적국 → 외국’ 외연 넓혀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08 14: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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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군무원 A씨가 '블랙 요원’의 정보를 중국 조선족에게 넘긴 혐의로 구속되면서 ‘간첩죄’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AI 그림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군무원 A씨가 ‘블랙 요원’ 정보를 중국 조선족에게 넘긴 혐의로 구속되면서 ‘간첩죄’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기존 간첩죄는 북한과의 연계성을 명확하게 입증해야 적용될 수 있다. A씨 경우와 같이 북한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드러나지 않은 경우에도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A씨가 국가 기밀을 누설해 우리 군 대북 첩보 능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음에도 ‘간첩죄’가 아닌 ‘군사기밀 누설’로 처벌받게 될 것으로 보여 ‘간첩죄’ 조항의 맹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현행 간첩법은 70년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현행 간첩법은 형법 98조(간첩)·군형법 13조(간첩)·국가보안법 4조(자진수행)·5조(자진지원)에 관련 조항을 두고 있다. 형법 98조 등에 명시된 간첩죄는 적국을 위해 간첩 활동을 해야 적용할 수 있다.
 
형법 제98조는 ‘적국’을 위해 간첩행위를 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를 사형·무기징역 혹은 7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적국’이라는 용어가 북한에만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 기밀을 유출하면 간첩죄를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보 수집 방식이 다변화되고 사이버 공간을 통한 정보 유출이 빈번해지는 현실을 반영하여 간첩죄 규정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정보당국 관계자를 중심으로 확산한 이유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30일 정보사 국외 요원들의 정보를 중국 조선족에게 넘긴 혐의를 받는 군무원을 간첩죄로 처벌할 수 없는 것은 더불어민주당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21대 국회 들어 (간첩죄 적용 대상을) 적국(북한)에서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 법 개정안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제동을 걸어 무산됐다”라며 “이번에 꼭 간첩 법을 개정해서 우리 국민과 국익을 지키는 최소한의 법적 안전망을 만들자”라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영국 등 정보 선진국들은 냉전 이후 간첩죄를 강화하는 추세다.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라도 자국 비밀을 캐거나 외부 유출 시에 적발 후 처단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간첩 법(Espionage Act)을 통해 우방국이라도 자국의 비밀을 캐거나 유출할 때 처벌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해 간첩행위에 대한 범위를 확대한 ‘국가안보법(National Security Act)’을 새로 개정해 ‘적국’ 개념을 없애고 간첩 법 적용 대상을 ‘외국’으로 넓혔다. 산업 기술 유출도 간첩 행위의 대상이다. 군사 기밀 등 보호 대상 정보는 유출 시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다.
 
중국도 지난해 7월부터 간첩 행위의 범위를 크게 넓히고 처벌을 강화한 ‘반(反)간첩법’ 개정안을 시행하고 간첩 행위 적용 대상을 ‘국가 기밀·정보를 빼돌리는 행위’에서 ‘국가 안보·이익과 관련된 자료 제공’ 등으로 확대했다.
 
이와 같이 주요국들이 정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간첩 법 적용 대상을 넓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 간첩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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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여야는 간첩 법 개정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7건의 간첩 법 개정안 중 4건은 더불어민주당, 3건은 국민의힘에서 발의됐다. 이들 법안은 ‘적국’을 ‘외국 또는 외국인 단체’로 용어를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기업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이 법안은 굉장히 필요하다”며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이번 국회 임기 내에 꼭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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