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버티던 국제유가… 헤즈볼라 지도자 사망도 버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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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헤즈볼라 지원 의사… 중동 전쟁 확전 가능성 제기
사우디 증산·리비아 석유 생산 재개 등 유가 상승 억제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9 13:08:23

▲ 최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사무총장. 연합뉴스

중동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유가 하락 요인도 많은 만큼 그동안 안정세에 접어들었던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A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8일(현지시간) 헤즈볼라 지휘부 회의가 열린 레바논 다히예를 공습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다. 이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헤즈볼라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면 세브데트 일마즈 튀르키예 부통령이 확전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중동 정세 불안이 커지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은 대표적인 국제유가 상승 요인이며 국제유가가 상승이 국내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세수 부족으로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계속 고려하고 있는 만큼 국제유가 안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중동 정세가 더 악화되더라도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9월4주 주유소 휘발유 L당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14.7원 하락한 1600.4원이다. 휘발유 판매 가격은 7월5주부터 9주 연속 하락 중이다.

두바이유 배럴당 가격은 7월4주 81.4달러에서 7월5주 79.7달러로 내려온 이후 크고작은 변동이 있기는 하지만 80달러를 넘어서지 않고 70달러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9월4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4.1달러로 전주 대비 0.4달러 상승했다. 미국 허리케인에 따른 원유 생산 차질과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에 더해 중동 정세 악화 등 유가 상승 요인이 많았으나 소폭 상승에 그친 것이다.

유가 안정화의 원인으로는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발표한 것이 꼽힌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은 감산 해제 조치를 두 달 미루기로 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는 12월부터 본격적인 증산에 나서기로 했다.

OPEC+는 2022년 10월 이후 유가 방어를 위해 여섯 차례 감산을 실시했으나 이 과정에서 석유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사우디가 점유율을 우선시하고 낮은 원유 가격을 견딜 대체 자금 조달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다른 산유국들도 12월부터 증산에 나설 계획이다.

여기에 리비아 중앙은행 총재 교체 문제로 동부 정부와 서부 정부간 마찰이 생기며 석유 생산을 중단했던 리비아가 새 중앙은행 총재를 임명하기로 잠정 합의하며 석유 생산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미국 원유 재고가 2022년 4월 이후 최저치인 4억1304만 배럴까지 떨어진 것은 유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