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소상공인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루는 근간이다. 이들은 최전선 골목상권을 지키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발자취를 함께해 왔다. 그러나 대기업의 획일화된 박리다매식 사업 진출을 비롯해 상권 탈취·규제·세상의 편견 등 각종 위협으로 쉼 없는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들의 목소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경청할 수 있는 특별기획 시리즈 ‘내가 대한민국 소상공인이다’를 마련했다.
요즘 한 가정에 승용차 한 대씩은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마이카’ 시대에 접어든지 오래됐다. 여기에 렌터카 시장도 커지며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도로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차량을 이용하다가 고장나면 어디로 가야 할까. 당연히 자동차 정비소로 가야 한다. 자동차 정비소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크게 보아 △자동차종합정비업 △소형자동차정비업 △자동차전문정비업 등으로 나뉜다.
그런데 자동차 정비업이 일자리 감소와 폐업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상황을 자세하게 듣고자 소상공인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전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카컴)를 찾아 배덕환 회장에게 이야기를 들어 봤다.
자동차 정비업계를 대변하는 전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
전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는 2005년 1월 전국자동차부분정비사업조합협의회 창립 총회를 시작으로 발족해 2009년 8월 곽진순 초대회장이 추대됐다. 2010년 7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전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 설립인가를 받았으며 2013년 5월에는 자동차 전문정비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되게 하는 등의 성과를 이뤄 냈다.
현재 전국 14개 시·도 조합 및 6500여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및 소상공인연합회 정회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아울러 자동차 정비에 관한 설비의 개량과 기술의 향상 및 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 전문정비업계 상황 심각해… 쉽지 않은 현실
배덕환 회장은 자동차 전문정비업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특히 전기차 보급으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정비업은 내연기관차의 엔진오일 및 필터·브레이크 패드 교환 등 단순 소모성 정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연기관차는 부품이 2000가지가 넘죠. 그런데 요즘 전기차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저희 업종이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부품이 500가지 정도일 뿐 아니라 전기차 정비 자체가 제조사 직영 정비소에서 가능합니다. 애초에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저희는 사실상 수리가 불가능하죠.”
“그래서 저희 연합회에서 자체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고 봅니다. 고전압 안전교육 및 정비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도록 법으로 강제하고 교육 완료 시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의 입장이죠. 그런데 문제는 몇 십 년간 내연기관차만 고치던 분들이 전기차를 고치는 게 쉽겠습니까. 특히 종사하는 분들의 90%가 50대 이상의 연령대입니다. 아예 새로 배워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하던 일을 접고 다른 업계로 가려는 분도 많습니다.”
배 회장은 이것 외에도 업계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인재들이 더 이상 정비를 배우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요즘 대학에서 자동차 학과를 졸업하면 정비업 쪽엔 취업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힘들기도 하고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다른 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나중에는 내연기관차를 이용하는 분들이 고장이 나면 대도시나 멀리 교외로 가서 수리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엄청나게 번거로워지죠.”
“때문에 저희 협회에서는 외국인들을 체계적으로 교육시켜서 업계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국토부나 환경부에 건의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젊은 인력들이 더 이상 정비를 배우지 않으려고 하니 큰일인 상황입니다.”
업계 위기 타파 위해 여러 사항 정부에 건의
배 회장과 연합회는 이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여러 사항을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했다.
“먼저 엔진오일 교환이 정비업에 포함되도록 시행규칙 개정을 건의할 예정입니다. 현재 엔진오일 교환은 정비업 제외 사항으로 누구나 사업자만 내면 엔진오일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엔진오일 교환 출장정비 영업이 비일비재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일교환 시 나오는 폐기물은 폐기물관리법상 지정폐기물로 환경부의 정식 허가를 받은 폐기물처리업자만 수집·운반할 수 있는데 시설을 갖추지 않고 작업할 경우 오일 누출 등으로 환경오염이 발생하죠.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환경오염 방지에도 도움이 되고 전문정비업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친환경 자동차 확대 정책에 따라 친환경차 구매 및 충전소 설치 보조금 지급 등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 정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는 자사 프랜차이즈 정비업체에만 정비 관련 고전압 안전교육 및 기술지도 교육을 실시하고 일반 정비업자에게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 등으로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어 자동차 정비 시장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위주로 잠식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자동차 확대 정책으로 전문정비업소는 정비 수요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 심각한 위기가 예상되죠.”
“따라서 △전문정비업소에 전기차 충전소 무상 설치 △전기차 배터리 교체시스템 도입 시 전문정비업체에서 교체 가능하도록 시설·장비 등 무상 지원 △정부의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에 따른 정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정부 주도로 정비업체에 고전압 안전교육 실시 및 정비 장비 보급 △클린 사업장 조성 사업비 등 시설개선 지원금 지급 등을 건의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친환경 자동차 정비 및 충전 인프라 구축으로 국민편의 증대 △친환경 하이브리드차 보급을 통한 전문정비업자의 자생력 확보 △고급 정비인력 확보를 통한 정확한 정비로 자동차 안전운행 확보 및 국민의 재산과 생명 보호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배 회장은 연합회와 조합원들을 위해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아무래도 앞서 얘기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겠죠. 무엇보다 현재 폐업률이 상당합니다. 제가 있는 부산만 하더라도 지난해 대비 자동차 정비업체가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10년만 지나도 내연기관차를 정비하는 업체 수는 지금의 10%도 안될 겁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합니다. 따라서 앞서 말씀드렸듯이 고전압 안전교육 실시 및 정비 장비 보급 건의와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지원금 확대 등을 우선순위로 놓고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내년부터는 정말 업계를 위해 결사항쟁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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