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사들] 김병지 골키퍼 장갑 벗은 후 예능·경영 동분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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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구리시 -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8 18:00:03

초등학교 시절 육상 선수로 활동했던 김병지는 밀양중에 진학하면서 축구 선수로 꿈을 전향했다. 축구부 회비를 제때 내지 못할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웠음에도 꿈을 잃지 않고 마산공고에 진학해 선수 활동과 함께 선반기능사·전기용접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열심히 살았다.

이후 부산 알로이시오전자기계고로 전학 가 창원 기계공단에서 용접 일을 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1992년 울산 현대(현 울산 HD FC)에 골키퍼로 입단해 꽁지 머리와 노랗게 염색한 머리로 그라운드에 올랐다.

훗날 김병지는 염색한 이유에 대해 “실력은 자신이 있었는데 워낙 무명이다 보니 존재감이 없어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해 일종의 모험을 했다. 다행히 좋은 성적을 내면서 무난히 넘어갈 수 있었다”고 회상한 바 있다.

당시 울산 현대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명성을 얻은 차범근 감독이 이끌고 있었다. 차 감독은 실력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김병지의 노란 머리는 선수 활동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감독과 동료들은 그의 독특한 외모를 호쾌히 받아들였고 긍정적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었다.

이듬해 베테랑 골키퍼였던 최인영 선수를 밀어내고 주전을 꿰찬 뒤 1995년 국가대표로 데뷔해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골문을 지켰다. 2002 한·일 월드컵 멤버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2001년 1월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무리한 드리블로 실점 위기를 초래해 히딩크 감독의 눈 밖에 나면서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2001년 국내 선수 중 최고 이적료를 받고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해 2005년 5월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무실점 방어로 K리그와 K리그 컵대회를 합해 통산 118경기 무실점을 기록해 개인 통산 최다 무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2006년 FC서울을 거쳐 2008년 말 경남FC 플레잉 코치로, 2013시즌을 앞두고는 전남 드래곤즈로 이적했다.

24년간 그라운드를 누빈 그는 2015년 전남에서 은퇴할 때까지 K리그에서만 통산 최다 출전(706경기)·통산 최다 무실점(229경기)·최고령 출전(45년 5개월 15일)·올스타전 역대 최다 출전(16회)·골키퍼 통산 최다 득점(3골) 등 각종 기록을 갱신했다.

은퇴 후 축구 해설 위원·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을 거쳐 김병지스포츠문화진흥원 이사장으로 축구 인재 양성 및 축구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스포츠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또한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등을 통해 예능감을 드러냈으며 현재는 축구계 안팎의 이슈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꽁병지tv’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1월부터는 강원FC 대표이사를 맡아 국내 축구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김병지는 아내를 위해 경기 구리시 사노동에 베이커리 카페 하나를 차려줬다. 그는 2021년 10월 현재 영업 중인 카페 건물과 농산물저장창고를 비롯해 여러 토지 포함 총 46억7500만 원에 매입했다.

2022년 4월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내에게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선물”이라며 3층짜리 카페 조감도와 함께 공사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이곳은 알파카 체험 카페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알파카는 낙타과 비쿠냐속에 속하는 포유류로 남아메리카에서 주로 모직물 원료를 목적으로 사육되는 가축이다. 한 마리 분양가가 무려 10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싼 동물로 알려져 있다.

마당으로 나가면 알파카 여러 마리가 목장에 거닐고 있다. 자판기에서 먹이를 구매해 직접 먹이 주기 체험도 가능해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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