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예술에 관심이 많다. 도시 전체가 갤러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외벽이며 골목이 다 캔버스고 예술품이다. 또 공공미술관·복합문화센터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상업갤러리가 발에 채일 만큼 많다.
세계적인 미술축제 아트바젤이 미국 플로리다 다음으로 홍콩을 택한 이유다. 1970년 스위스 바젤에서 시작된 아트바젤은 첫 해 10개국 90개 갤러리로 출발해 현재 전 세계가 참여하는 대형 축제로 성장했다.
아시아 최고의 아트페어 ‘아트바젤홍콩’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아시아 최고의 아트페어 ‘아트바젤홍콩2025(Art Basel Hong Kong 2025)’가 홍콩섬 완차이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본행사에 앞서 26일과 27일에는 VIP 프리뷰 행사로 운영한다.
2013년 처음 열린 아트바젤홍콩은 해를 거듭하며 규모도 커지고 볼거리도 늘어나는 중이다. 올해는 42개국 242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아시아·태평양 소속 국가가 축제를 주도하는 가운데 이번 축제에는 인도·호주·코소보·과테말라·나이지리아 등 23곳이 새로 추가됐다.
아트바젤홍콩은 그간 서양 갤러리와 예술가를 아시아 시장에 소개하는 데 큰 기여를 했지만 어느덧 서양 미술계에 아시아의 예술을 알리는 데 큰 몫을 해내고 있다.
또 올해는 그동안 주류 미술시장에서 회화·조각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조명받았던 미디어아트·설치 등 작품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가령 M+(엠플러스) 미술관의 ‘M+ 파사드’에서는 싱가포르의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호츄니엔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상징적인 홍콩 영화 장면들을 재구성한 ‘Night Charades’(2025)가 상영된다.
한국의 유명 갤러리 20곳 참여
아트바젤홍콩은 홍콩 전 지역을 무대로 하기에 제한된 시간과 체력으로 이 아트쇼를 소화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행사는 세 개의 핵심 섹터로 구성된다. △세계적 역량의 갤러리를 위한 무대 ‘갤러리즈’ △신진 아티스트를 조명하는 ‘디스커버리즈’ △아시아·태평양 지역 아티스트에 초점을 맞추는 ‘인사이츠’가 그것이다.
갤러리즈의 경우 한국에서는 국제갤러리·아라리오 갤러리·리안갤러리·갤러리 바톤·학고재·PKM 갤러리·우손갤러리 등 약 20개의 갤러리가 참가한다.
신진 예술가에 초점을 맞춘 디스커버리즈 섹터에는 △베이징의 모쿠베 △런던의 에말린 △베이징과 베를린의 스위트워터 △프리스티나의 람다람다람다 등 새롭게 부상하는 예술가의 관점을 선보인다.
이 섹터에 참가하는 한국 갤러리 중에서는 이태원의 P21이 신민 작가, 휘슬 갤러리가 이해민선 작가의 작품을 출품한다.
감상의 즐거움을 더하는 비영리 예술공간
코로나19 대유행 때 서구룡문화지구에 오픈한 M+는 홍콩을 대표하는 비영리 전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15일부터 7월13일까지 파블로 피카소(1881~1973) 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프랑스 파리의 피카소미술관(Musée national Picasso-Paris·MnPP)에서 피카소의 걸작 60여 점을 대여해 왔다. 전시되는 주요 작품으로는 △곡예사(1930) △해변의 인물들(1931) △대형 정물과 받침대 테이블(1931) △도라 마르의 초상(1937) △한국에서의 학살(1951) 등이 있다.
그밖에 M+ 컬렉션의 작품과 △이사무 노구치 △루이스 찬 △구 더신 △날리니 말라니 △타나미 케이이치 △양혜규 등의 작품과 만날 수 있다.
M+ 입장권은 일반 HKD240(4만5000원)이며 2인권(성인 1명 + 어린이 1명)은 HKD300(5만6000원)이다.
축제 기간 홍콩섬 센트럴의 타이퀀(大館·Tai Kwun)에서는 폴란드 작가 알리샤 콰데의 프리토피아(Pretopia) 전을 개최한다. 1월에 시작돼 4월6일까지 운영하는 이 전시는 홍콩에서 열리는 이 작가의 첫 개인 전이다.
타이퀀 F홀의 역사와 건축에 맞춰 새롭게 설치된 그의 작품은 자연적·인공적 재료를 통해 다중 우주 속으로 관람객을 인도한다. 또 그의 첫 번째 현장 특정 설치물인 웨이팅 파빌리온은 감옥 시설을 형상화한 것으로 금속과 바위의 조합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
한편 타이퀀은 1850년대 홍콩에 주둔했던 영국군이 건립한 중앙경찰서와 빅토리아감옥 등을 복원해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민 곳으로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JC 컨템포러리’와 당시 교도소의 모습을 재현한 ‘D홀’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타이퀀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그 밖에 경찰 기숙사를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리모델링한 PMQ(포호)와 골목 전체를 벽화로 꾸민 아트레인(사이잉푼)이 홍콩섬에서 아트의 향기가 가득한 장소로 꼽힌다.
소문난 갤러리 빌딩과 갤러리 골목
아트바젤홍콩 하면 홍콩 3대 갤러리 빌딩으로 불리는 페더빌딩·H퀸즈빌딩·중국농협은행빌딩과 얼음창고길을 빼놓을 수 없다.
홍콩섬 센트럴 페더 스트리트 12번지에 위치한 페더빌딩은 1923년 보자르 양식으로 지어진 아름다운 건축물로 홍콩의 1등급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국제적인 명성의 가고시안 갤러리가 자리해 있으며 고서점과 테일러 등 둘러볼 만한 스팟이 많다.
센트럴 퀸즈로드의 H퀸즈 빌딩은 탕 갤러리가 세 들어 있는 아트 특화 빌딩이다. H퀸즈 빌딩은 1층 룰루레몬 브랜드를 찾아가면 된다.
센트럴 코노트로드 50번지 중국농업은행빌딩의 아름다운 건물에는 화이트 큐브 갤러리가 자리한다. 영국 외에 처음으로 문을 연 곳으로 높이 4.5m가 넘는 탁 트인 공간에서 26일부터 5월17일까지 린 드렉슬러(Lynne Drexle)의 ‘70년대’ 전이 열린다. 그는 2세대 추상 표현주의 작가로 인상주의·야수파, 점묘주의에서 영감을 받은 광범위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홍콩 센트럴 얼음창고길(Icehouse Street)은 갤러리 집합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쇼인도만 보고 걸어도 웬만한 전시장 저리 가라 할 만한 양의 작품 감상을 할 수 있다.
얼음창고란 란콰이퐁 삼거리 언덕에 있는 프린지클럽(Fringe Club)을 가리킨다. 1892년 지어져 현재는 공연과 전시를 운영하는 아트센터로 사용되고 있다. 얼음창고길을 따라 그림을 구경하면서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다양한 바와 클럽·맛집이 있는 란콰이퐁과 만나게 된다.
한편 한국에서도 아트바젤홍콩을 즐길 수 있다. 삼성 TV를 통한 예술 작품 구독 서비스인 ‘삼성 아트 스토어’에서 아트바젤홍콩에 출품된 △프레드 토마셀리의 ‘어윈의 정원’ △칸디다 알바레스의 ‘대체로 맑음’을 비롯한 1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삼성 아트 스토어는 전 세계의 유명 박물관과 예술가의 작품 약 2500점을 4K 화질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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