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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하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 그것도 마두로를 깡패(thug)라고 부르면서 물러나지 않으면 알아서 하라는 협박 투였다. 뉴욕포스트(12월 1일자) 1면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현재 미국은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상에 세계 최대 항모인 제럴드 포드함을 배치해놨다. 작전명은 ‘서던 스피어(Southern Spear: 남방을 향한 창[槍])’. 트럼프는 마약·테러 퇴치를 명분으로 내세움과 동시 마두로를 마약 카르텔의 수괴로 지목했다.
미국은 또한 베네수엘라가 차베스로부터 시작, 현 마두로 정권에 이르기까지 30년간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의 라틴 아메리카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해온 데 대해 이를 차단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다.
더 깊숙한 이면에는 2020년 미 대선 부정선거 의혹의 배후에 베네수엘라 선거 시스템 전문 기업인 스마트매틱과 마두로 정권이 도사리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믿음이 미 군사 행동에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항모 배치가 되는 시점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트루스 소셜에 “우리는 부정선거에 모든 에너지와 힘을 쏟아야만 한다”는 글을 올린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부정선거 문제 해결에 심혈을 기울이는 트럼프는 어떻게 해서든 마두로 정권의 끝을 보려 할 것이다.
마두로는 트럼프의 최후 통첩을 비웃고 결사 항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베네수엘라 군은 12만여 명 정도이나 박봉에 시달려왔고 실전 경험도 없는 데다 훈련 상태도 형편없다. 무기 체계도 25년전 러시아에서 도입한 수호이 전투기(20대), 헬기, 탱크 등도 상당히 노후화되어 항전 자체가 불가능하다. 베네수엘라 군은 미군 공격시 정면으로 맞서는 대신 게릴라 방식 저항을 벌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장악하는 바람에 미국이 선박 통행료를 과도하게 많이 물고 있다면서 운하를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홍콩의 CK허치슨홀딩스에서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멕시코가 마약과 이민에 대해 강경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관세를 더 물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브라질 대법원에 트럼프의 절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소송을 기각해줄 것을 요구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르헨티나 밀레이 대통령에게는 200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제공했다. 트럼프는 최근 치러진 온두라스 대선에서 우파 후보인 아스푸라를 대놓고 지지했다.
트럼프는 동시에 라틴 아메리카 전체적으로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19세기 미국의 먼로 대통령은 유럽 열강이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 간섭하는 것을 차단하려 했다. 이제 미국은 중국의 영향력을 막고자 현대판 먼로 독트린을 재가동 중이다. 이를 두고 뉴욕포스트(1월 28일자)는 도날드 트럼프의 이름을 섞어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트럼프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 요구한 그대로를 동맹국인 우리에게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일본과 중국간 관계가 험악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입장이 중요하니 더욱 더 그러할 수 있다. 현명한 대미 외교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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