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마체인이 싸이월드와 시그마체인, 라이젠이 언급된 코인방 논란에 입을 열었다. 시그마체인은 라이젠 코인 사업에 기술을 제공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오픈채팅방 운영은 부인했다. 양측은 공방을 이어가며 결국 시그마체인이 김호광 베타랩스 대표를 고소했다.
‘라이젠에 기술 제공’ 인정… 오픈채팅방 운영은 부인
오픈채팅방 관계자 추적… 통화 종료·연락 불발
23일 본지가 확보한 시그마체인 공식 입장문과 베타랩스 측 반박자료를 종합하면 시그마체인은 19일 “라이젠 코인 관련 오픈채팅방은 시그마체인이 개설하거나 운영한 채널이 아니며 공식 채널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관련 사업에 기술을 제공한 바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싸이월드용 자체 토큰이나 코인을 별도로 발행할 계획은 현재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본지는 ‘싸이월드(Rysen) 정보공유방’이라는 오픈채팅방에서 ‘싸이월드→시그마체인→PiKi→라이젠 코인’으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담은 홍보물이 유통된 정황을 보도했다. 해당 방에는 라이젠의 거래소 상장 예정과 ‘10만 원 목표’ ‘상장 전 마지막 구매기회’ 등의 문구도 등장했다.
이번 입장문을 통해 시그마체인과 라이젠 코인 사이에 기술 제공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그러나 어떤 기술을 제공했는지, 계약 당사자와 계약 시점은 언제인지, 기술 제공 대가를 받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라이젠 홍보 과정에서 싸이월드 브랜드를 사용하는 데 동의하거나 협의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김 대표는 같은 날 반박 입장문을 내고 시그마체인이 라이젠 측과 일정한 사업 관계를 맺었다는 점을 스스로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픈채팅방에 시그마체인 임직원 명함을 사용하는 인물이 싸이월드 인수 일정과 사업 내용을 게시했고, 시그마체인 사무실에서 진행한 것으로 소개된 미팅 사진도 올라왔다며 회사와 오픈채팅방 사이의 관계를 추가로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본지가 확보한 오픈채팅방 화면에는 ‘싸이월드(미니홈피) 영업총괄대표 OOO’라고 적힌 명함이 게시돼 있다. 명함에는 시그마체인과 라이젠 로고도 함께 들어가 있다. 본지는 명함에 기재된 번호로 전화해 명함과 오픈채팅방 게시물, 시그마체인 및 라이젠과의 관계를 확인하려 했다. 그는 전화를 받았지만 본지가 기자 신분을 밝히자 곧바로 통화를 종료했다. 이후 다시 전화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오픈채팅방에서 ‘마지막 찬스’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인물은 “블록체인 한국의 위상으로 싸이월드 부활로 라이젠 코인이 전 세계를 장악한다”는 글과 함께 연락처를 공개했다. 본지는 해당 번호로도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아 게시물 작성 경위와 시그마체인 또는 라이젠 측과의 관계에 관한 입장을 듣지 못했다.
현재까지 시그마체인이 오픈채팅방 운영에 직접 관여했거나 OOO씨와 ‘마지막 찬스’가 회사의 지시를 받아 코인을 홍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반대로 회사가 오픈채팅방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설명도 나오지 않았다. 즉 오픈채팅방에서 회사 명칭과 임직원 직함을 사용한 경위, 라이젠 관련 사업 자료를 확보한 경로 등이 핵심 확인 과제로 남았다.
형사 고소로 번진 공방… 사업권·데이터 복원도 충돌
양측의 공방은 형사 절차로도 이어졌다. 앞서 시그마체인은 18일 김 대표가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회사 업무를 방해했다며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김 대표는 수사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면서도 고소장을 열람한 뒤 법률 검토를 거쳐 명예훼손과 무고 등에 대한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맞섰다.
싸이월드 사업권 양수도 절차를 둘러싼 주장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시그마체인은 싸이월드커뮤니케이션즈와 체결한 자산양수도 계약이 관련 법령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으며 필요한 의사결정과 법률 검토를 거쳤다고 밝혔다. 계약서와 관련 의사결정 자료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그마체인이 제시한 공증자료에는 2024년 9월4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싸이월드커뮤니케이션즈와의 영업양수도계약 승인 안건을 참석 주주 전원의 찬성으로 의결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다만 이 자료는 주주총회가 계약을 승인했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 실제 양수도대금을 지급했는지, 어떤 자산을 넘겼는지까지 입증하지는 않는다.
김 대표는 cyworld.com 도메인 문제와 양수도대금 지급 여부, 상표권과 데이터가 실제로 어느 범위까지 이전됐는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계약서와 대금 납입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시그마체인의 주장과 주주총회 공증자료만으로 사업권 이전 절차가 모두 끝났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데이터 복원 문제에서도 양측의 주장은 엇갈린다. 시그마체인은 대기업 클라우드 업체의 이용 비용을 지난해 정산했고 IDC 관련 미납금만 일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싸이월드제트·싸이월드커뮤니케이션즈·시그마체인 3사가 데이터 복원을 위한 기술 실사를 마쳤으며 서버 가동을 위해 호스팅 업체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 대표는 어떤 데이터와 서버를 대상으로 실사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실사 참여 업체와 엔지니어, 실사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후속 공방에서 새롭게 확인된 사실은 시그마체인이 라이젠 코인 사업에 기술을 제공했다는 점과 김 대표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기술 제공의 범위와 계약·대가, 오픈채팅방 운영 주체와 회사의 관계, 싸이월드 브랜드 사용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자산양수도대금 지급 여부와 이전 자산의 범위, 데이터 복원 실사의 구체적인 내용도 여전히 양측 주장만 맞서고 있다. 향후 수사와 추가 자료 공개 과정에서 이들 사안의 사실관계를 가리는 일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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