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인사나 인연, 보상 측면의 인사는 끝나야 할 시기다. 실사구시 측면에서 전문가‧실력가를 써야 순서가 맞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율곡 이이의 용인술에 관한 지혜를 소개하면서 한 말이다. 정권을 창업할 땐 생각이 같은 동지와 창업 공신을 우대하고, 다음 단계인 2, 3년 차는 전문가 즉 테크노크라트(전문 관료)를 써서 실적을 보여주고, 정권의 막바지 때는 전문가와 창업 공신을 섞어서 다시 느슨해진 것을 조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권면이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주요 덕목은 무엇일까. 백성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게 기본이다. 옳은 인사가 핵심이다. 노(魯)나라 왕 애공이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백성을 복종하게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능력 있고 올곧은 인재를 발굴해 바르지 못한 자 위에 올려놓으면 백성들은 복종합니다(擧直錯諸枉則民服)”라고 말한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인사권자는 인재를 널리 찾고 신중하게 발탁,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올바른 인사는 ‘공성신퇴(功成身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측근들이 공을 세운 이후 자리다툼을 하지 않고 겸허히 물러난다는 뜻이다. 공을 이뤘다고 보상을 바라는 참모들은 등용이 됐다 해도 비리에 젖어들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유방이 항우를 물리치고 한(漢)나라를 건국한 데엔 세 명의 주요 참모가 있었다. 지혜로 완벽한 전략을 세운 장량(張良), 전쟁에 나가 싸우기만 하면 승리로 이끄는 한신(韓信), 후방의 민심을 안정시키고 적시에 물자를 조달하는 소하(蕭荷)다. 하지만 이들의 말로는 달랐다. 장량과 소하는 천수를 누렸다. 그러나 한신은 공을 주장하고 넘치는 부귀 권세를 바라다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국민 평가가 곱지 않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심하게 도전받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 그 이전 이진숙(교육부), 강선우(여성가족부), 이혜훈(기획예산처) 후보자까지 더하면 1년여 만에 5명이 낙마했다.
국무위원 낙마자가 이재명 정부는 상대적으로 많다. 이전 정부는 5년 간 노무현 정부 6명, 이명박 정부 12명, 박근혜 정부 10명, 문재인 정부 4명, 윤석열 정부(2년 반)는 4명이다. 인사 시스템 개혁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런 현실에서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평화부지사였던 이화영 씨 측이 가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가당찮다.
율곡의 용인술은 출신보다 능력과 덕행을 중시한 실용적·개혁적 인재 등용을 핵심으로 한다. 그는 저서 ‘성학집요’‘동호문답’ 등을 통해 군주가 갖춰야 할 리더십과 인재 등용 원칙을 강조했다.
율곡이 임진왜란 10년 전 선조 15년(1582년)에 올린 상소문인 ‘임술의사봉사(壬戌擬事封事)’를 보자. “써야 할 사람을 안 쓰는 것은 한 사람의 기회 상실에 그치지만, 안 써야 할 사람을 쓰면 사태가 훨씬 악화된다(舍當用之人 則不過失一才, 用不當用之人 則兼受其禍)." 율곡은 간신이나 사심이 가득한 소인배 배척을 중요하게 여겼다. 어느 조직이건 사람을 잘 써야 함을 뜻한다. 정권은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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